ep.1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8)

by 소나

to. 엄마에게


엄마, 벌써 10번의 겨울이 흘렀네.

내 가을은 매년 유독 깊고, 어두웠었어. 감정에도 온도가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너무 춥고, 힘들었었어.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면, 더욱 그리워지고, 눈물 흘리며 잠들거나, 뜬눈으로 밤을 새운 적도 많았는데. 매년 겨울이 다가오면 그날의 기억들이 아직도 날 힘들게 해. 그 쌀쌀한 바람의 감촉과 분위기, 느낌이 아직도 너무 차갑고, 생생해서 평생 극복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기도 했던 거 같아.


올 겨울도 유난히 나에겐 긴 밤과 겨울이 지속되었던 거 같아. 그래도 지내다 보면, 또 매번 봄과 여름도 오더라고. 날이 따뜻해지면 내 감정의 빈도도 잦아들고, 가끔은 내 어두움도 눈 녹듯 녹을까 기대를 하곤 해.


오늘은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여자아이랑 엄마를 보았어. 초등학교 생활을 쫑알쫑알 떠들고, 거기에 반응해 주는 엄마를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더라. 이젠 나도 이런 모습들을 보며 편하게 웃을 수 있구나. 가끔은 나도 상처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걸 이럴 때 실감해.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던 거 같은데. 좋았던 기억들이 새록나고, 나 또한, 기분이 맑아지더라고.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어땠을까. 나의 20대를 같이 했다면, 엄마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가끔 생각을 해. 그러다 문뜩 나도 걷잡을 수 없이 감정에 매몰될 때면 더 힘들어질까 두려워 피하기도 했던 거 같아. 혼자 견뎌내지 못해 무너질까 봐 일부러 잊으려 노력했었어.


그래도 이제는 웃으면서 생각하고 기억할 수 있을 거 같아. 그 사실에 감사하고, 이렇게 글을 써서 풀어내면서 치유받고 있다는 생각을 해. 10대 시절까지, 나랑 함께해 줘서 고마웠고, 마지막까지 고생 많았어. 내가 다 잊지 않을게.. 언젠가 금방 다시 만나게 되면 얘기할 것들이 정말 많은데 다 가져가 들려줄게. 안녕, 엄마. 사랑해.


from. 소나가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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