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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팔룡 Feb 24. 2022

공감능력이 있어야 현실이 파악된다

공감능력이 없는 좀비들, 그들은 누구인가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곧잘 실험군과 대조군을 설정하여 변화 과정 속에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측정하는 일이 많다. 이 때 양측의 조건은 실험을 위해 다르게 설정한 변수 외에 다른 것은 모두 동일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것을 망각하면 이 실험은 안하니만 못하다. 과학적인 실험이 아니더라도 어떤 비교를 할 때에는 순수하게 그 차이만 밝혀야지, 엉뚱한 것들을 섞어놓으면 바보 소리 듣기 십상이다.


정상적인 보건, 의료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높이지고 백신에만 의존하던 지난 수개월의 우리 사회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그래도 백신을 많이 맞으면 중환자가 될 가능성이 줄어든다면서 마지막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온갖 사회적 압력을 동원해서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데도 이에 따르지 못하는 사람들은 원체 기저질환이 있거나 몸이 약한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미접종 집단에도 단순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까지 포함되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왠만큼 버텨보고 싶어도 힘들어졌다. 백신이 아니더라도 몸에 어떤 약물을 주입하기 어려운 분들이 미접종 혹은 3차 접종을 못하는 대열에서 다수를 점한다.


그래서 백신 접종자와 백신 미접종자의 치명률, 중환자율 같은 수치를 비교하는 것은 멍청한 통계놀음에 불과하다. 애초에 비교할 수 없는, 질이 다른 두 집단을 비교해서 백신의 효과 유무를 매일 떠드는 사람들을 보면 학자로서의 양심 같은 것은 팔아먹은지 오래다. 가끔 어떤 사람이 실수로 이런 통계를 작성해보는 건 몰라도, 오늘도 내일도 이래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소위 의사라는 사람들을 보면 당장 자격증을 반납하고 다른 일을 찾아보시라고 하고 싶다.


학문을 하는 기본기가 결여되었는데 무슨 전문가인가? 나는 그들의 허술함은 단지 공부를 덜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의 결여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대단한 사례를 살펴볼 필요도 없다. 우리 주변에 접종을 안받는게 아니라 못받는 사람들은 어떤 분인지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답이 나온다. 나이가 너무 많거나, 지병이 있어서 오늘 내일 하시는 분들, 특히 심혈관계 문제가 심각한 분들이 분명 있다. 사회적 고립과 질타, 원망, 배제, 심지어 따돌리기까지 당하면서도 화이자나 모더나 접종을 하지 못한다. 매일 같이 방송에서, 혹은 보건에서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 와서 접종을 강요하지만 어쩌나, 맞을 여건이 안된다. 이 정도만 들여다봐도 그 집단이 어떤 집단이 쉽게 알 수 있다.


여기다 대고 무슨 치명률이 높다느니 빨리 접종을 해야 살 수 있다느니 계속 지껄여봐야 어떤 대책도 나오지 않는다. 이 분들은 사실 외출도 잘 못한다. 어쩌면 이미 병상에 누워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고통, 어려움을 나 몰라라하는 사람들. 이렇게 남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않고 자기네 논리만 정당화하면서 국가의 녹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들이 뱉은 말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비과학적인 공격을 감행해도 문제 없다. 곧 쓰러져가는 사람에게도 3차접종을 시켜서 코로나로부터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귀막고 입막고 그냥 일직선으로 나간다. 좀비 느낌이 물씬.


언젠가 강력 범죄자들 중에 사이코패스라는 그룹을 조명한 적이 있다. 그들의 문제는 단지 잔혹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남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잔혹함을 쉽게 표출하는 것이다. 아무리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있더라도 그게 피해자의 고통을 인식할 수 없어서 연쇄살인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가리기에 급급한 사람들. 자신의 학문적인 양심도 내팽개치고 과학적인 연구의 기본도 잃었다. 날마다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외마디 비명만 지르는 좀비들. 공감 능력이 망가진 분들이라 회복이 어렵다. 코로나는 이제 수 개월 내 종료되겠지만 그 좀비들은 여전히 방역을 책임지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가 아니라 좀비 퇴치가 더 장기적인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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