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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이 Mar 31. 2023

업무 요청을 했더니, 팀원이 한 숨을 쉬었다.

일 잘하는 스타트업 리더의 자질


나는 디자이너에게 기획안을 가지고 흥분된 목소리로 신나게 다가갔다.


“오늘 플래닝 하기로 한 기획 사항 있잖아요.

영업팀에 한 번 보여주고 피드백받아서 반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 팀이 이전에 요청했던 내용들, 고민해 보니 지금 단계에서 개발 비용이 너무 많이 들 것 같거든요.

그래서 우선 당장에 더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다른 기능들을 먼저 개발해서 제공하고, 이전에 요청한 내용들은 상황상 조금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제가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플래닝 한 내용이 아무래도 임팩트가 크니 영업팀 의견 적극 반영해서 개발하면 설득이 좀 더 쉬울 것 같아서요.

가능할까요?


디자이너는 작게 한 숨을 쉬더니

당황해하며 말했다.


아니... 너무 급하잖아요.


반응에 나도 덩달아 순간 당황했다.

‘아! 내가 일을 엄청 급하게 전달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아차 했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서 잠시 생각했다.


나도 분명 팀원이었을 땐 급하게 일 맡기는 리더가 가끔 원망스러웠는데 내가 그런 리더가 되었구나.


나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어떤 리더가 일 잘하는 리더일까?




어릴 땐 일정 관리를 잘하는 리더가 일을 잘하는 리더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여타 조직에서는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에서는 아니다.

일단 살아남아야 하고, 회사를 살려내야 한다. 그게 리더가 할 일이다. 팀이 즐겁게 일하고 잘 굴러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수단들을 통해 성과가 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성과를 통해 회사가 성장하거나 살아남는 데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때때로 나는 급하게 로드맵을 재정의하거나 의사결정을 바꾸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바뀐 의사결정에 따라 팀원들에게 일을 급하게 전달해야 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설명하고 일정을 조정하면 된다.


그렇게 다시 정의하고 나니 앞으로 앞선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가 명확해졌다.


비즈니스 성장에 중요한 이슈를 애써 무시하고 임팩트가 떨어지는 일을 할 수는 없다. 그러니 갑자기 우선순위가 높아진 일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팀원들이 스트레스받으며 일하도록 맥락 없이 급한일을 지속적으로 맡길 필요는 없다.


공감하게 하자.

일을 전달받는 사람이 지금의 상황과 나의 의사결정에 분명히 공감하게 하자. 이 행동이 지금 우리의 목표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임을 그리고 고객에게 가치를 주거나 비즈니스적으로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일임을.

그리고 일을 할 충분한 시간에 대해 논의하고 일정을 조정해서 일을 진행하자. 모든 것은 리더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또 그러함을 팀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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