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서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원래 부지런한 사람인지 알았다. 새벽에 일하는 환경미화원, 새벽시장상인들, 새벽기도를 가는 사람들, 새벽 신문을 돌리는 사람들, 첫차를 운전하는 버스기사, 택시 기사님들, 항공사 직원 등 이런 분 들은 원래 아침에 잘 일어나니까 이런 직업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에 이런 직업들은 갖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을 지새우고 새벽을 맞이 할 수는 있어도, 새벽에 5,6시에 일어나는 건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나에게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도 아침을 맞이하며 부지런하게 일을 하는 직원들이 있다. 직원들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기에 5시 반쯤 기상하여 6시에 아이들을 깨우고 어린이집과 학교에 갈 준비를 한다. 아침은 늘 바쁘다. 일반가정의 부모들도 아이들 1,2명을 케어하는 것도 힘들 텐데 직원들은 8~12명의 아이들을 준비시켜 보내려면 아침부터 전쟁통이다. 나는 할 수 없는 일인데, 그들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사는 집에도 일찍 일어나는 한분이 계신다. 그건 우리 아빠. 아침에 내 눈은 딱풀로 딱! 붙여진 것처럼 딱 붙어서 눈이 부시다는 핑계로 눈을 못 뜨고 있으면, 그런 나를 보고, “어떻게 그렇게 못 일어나냐”라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씀하신다. (아마도 아빠는 일찍 주무시고, 나는 늦게 자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아빠의 잔소리 레퍼토리가 있다. “일찍 들어와라, 불 끄고 자라, 빨리 자라” (이것저것 침대에서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불을 켜고 잘 때가 많았다. 반성)
하루는 정말 신기하다고 하며 아빠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알람 소리 듣자마자 바로 일어 일어나시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혹시 일찍 일어나는 비법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돌아오는 답은 정말 담백했다. “그냥 일어나는 거지 뭐”라고 무뚝뚝하게 이야기하셨다. 아빠에게 “아빠는 그게 그냥 일어나지는 건데 나는 왜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지? 나는 아빠를 안 닮고 엄마를 닮았나 봐”라고 말했다.
‘그냥? 어떻게 그냥 그게 가능하지?’
회사 직원에게도 물어본 적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원래 어릴 때부터 새벽에 일어나는 사람이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선생님 원래 새벽에 잘 일어나요? 일하거나 하다 보면 늦게 잘 때도 있다고 한 것 같은데 어떻게 아침에 준비하고 애들을 챙겨서 보내요?”
“아니요. 저 원래 잠 엄청 많아요. 일하고 애들을 챙겨야 되니까 일찍 일어나 져요. 퇴근하고 나면 집에 가서 잠을 정말 많이 자고 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의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일찍 잘 일어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부지런하기에 이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이들도 나처럼 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피곤하기에 수면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새벽에 일어나는 그들을 관찰해 봤다. 잠에도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아빠도 일찍 일어나시지만, 일찍 잠자리에 누우신다. 저녁 8~9시쯤 되면 거실에 이불을 펴고 누워서 TV를 시청하신다. 자다가 깨다가 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퇴근하여 귀가할 때쯤 10시쯤에 주무시고 계시는 경우가 많았다. 직원들은 밤을 새우거나 새벽 늦게 잠이 들면 아침에 피곤해서 하품을 하거나 귀가 후 푹~ 자고 온다는 것이다. 수면도 자신만의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이 다른 점이고, 같은 점이 있다면 이들도 아침에 일어날 때 잠을 이겨내고 일어나는 것과 충분한 수면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일찍 깨우지 않아서 나는 일찍 못 일어나. ’라는 생각이 있었다. 일어나는 것은 나의 의지인데, 엄마의 탓으로 돌렸던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중학교 다닐 때부터 엄마는 알람 소리에 맞춰 나를 깨우고 깨우고 또 깨웠었다. 못 일어난 것은 나였음을... 하나 알아차린 것은 나는 일찍 잠을 자지 않고, 새벽 2-3시에 잔다는 것이었다. 2-3시에 자는데 새벽 6시에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었음을...
현재 미라클 모닝, 새벽 기상을 하고 있다. 미라클 모닝 붐이 일어났을 때, ‘원래 부지런한 사람들 이야’라고 생각했고, 그들은 기적을 일으킬 만큼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새벽 기상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그들도 앞서 말한 것처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만, 그것을 참고 일어난다는 것이다.
문득 ‘내가 나라는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 창조성 문장을 보며 내가 나를 아기라고 생각하고 키운다면 어떻게 키울까?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 회사에 어린 아기가 있다 그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잘 배출하는 것’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나에게 ‘충분히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숙면을 취한 후 잘 일어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가로막는 생각이 있었으니,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다’였다. 생각해보니 행동을 가로막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이 내가 아침에 잘 일어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였다.
이 날부터 내가 나라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잠’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수면시간과 기상시간. 나의 수면시간과 기상시간이 오락가락 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이제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자는 것도 계획을 세워서 자려고 한다는 것.
‘나는 잘 일어나는 사람이다’
미라클 모닝러가 되기 위해 일찍 일어나 보기도 하고 나는 나와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일찍 일어나기도 한다.
새벽 기상을 시작하게 된 건 우연히 새벽 6시에 눈이 뜨여 읽게 된 책 한 권이었고, 그 후 새벽 4시 새벽 글쓰기를 시작으로 새벽 시간을 즐기게 되었다. 나에게 새벽 4시는 밤을 꼬박 세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고, 밤을 지세다 지쳐 잠이 드는 시간이 새벽 4시였다. 새벽 4시에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같이 하는 힘이었다.
이후로 저녁 11시 ~ 11시 반에는 수면에 들려고 하며, 5~6시간의 잠을 자야 하는 나의 패턴도 알게 되었다. ‘나는 일찍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잘 일어나는 사람이다.’ 자기 전마다 되뇌며 아침에 일어나 무엇을 할지 머릿속으로 그리며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