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 5일차

비우는 삶

by 쏭유

2024년엔 도미니크 로로 의 <심플하게 산다> 책을 읽으며 심플하게 살아보려고 해요.


로로는 '심플한 삶, 바로 이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데 어떤걸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물건편:)

쓸모 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쓸모도 없는 물건을 계속 보관하고 있는 것, 오히려 그게 낭비다.


아기가 어리니 아기 물건이 집의 3분의 2를 차지 하고 있어요. 남편의 짐은 옷장 한칸 밖에 없는데, 아기짐과 제 짐(책, 옷)이 어찌나 많은지. 버리고 또 버려도 불필요한 것들을 머리에 이고 사는 느낌이예요.


생각해보면, 지금은 필요없는데 추억 때문에 가지고 있는 물건들도 많더군요. 사진, 편지, 노트, 다이어리. 전아기를 키우다보니 옷 스타일이 바뀌었어요. 출근룩이 아닌 일상복과 집복이 대부분을 차지 하다보니 겨울이니 외출엔 트레이닝복 2벌과 패딩이면 충분하더군요. 털있는 니트들 옷걸이에 걸린 장식품이었어요. 그러니 정리할 때 마다 걸리적 거리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옷걸이에서 내려버렸어요. 매일 2-3개씩 헌옷 수거함에 넣고 있어요. (집 앞에 바로 헌옷 수거함이 있어 더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서랍장.jpg
쓰레기봉투.jpg

산모이기에 임신했을 때 샀던 수유 속옷들이 서랍장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둘째를 가지면 필요하겠지. 했지만, 아직 둘째 계획도 없고, 입지도 않는 큰 속옷들을 바라보니 불편했어요. 버리기 아깝다고 하니, 남편이 "이제 날씬해졌으니 보내줘."라고 하더군요. 그래. 날씬해졌으니 더 이상 입을 일이 없지 안녕~


집편:)

집은 간결하고 안락하고 실용적이어야 한다.

집은 휴식의 장소, 영감의 원천, 치유의 영역이 되어야 한다.

(왠지 서재겸 옷방에서 글이 잘 안써지는 이유는 가득차 있어서 일까. 핑계일 수 있지만, 옷들을 정리하고 나니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어졌어요. 공간의 여유가 생긴 건 처럼 사유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일까요?)


집은 '언젠가 쓰일' 물건들로 가득 채워진 요지부동의 창고가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안락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베란다에 계속 놓여있던 아기 장난감과 책을 정리했어요. 제가 정리한것 외에 남편이 정리하도록 3달 째 기다렸는데, 큰 마음 먹고 창고에 차곡차곡 테트리스 하며 정리를 해줬어요. 아기가 5살쯤 쓸 수 있는 멕포머스 장난감을 비닐에 싸서 보관해 두고, 작은 블럭 자동차도 창고로 넣었어요. 9개월 아기는 이제 그림책을 잘 본답니다. 하루에 3-4권씩 보여주는데 그림이 크고 동물이 나오면 무조건 좋아해요. 드디어 책 정리도 끝!


다른사람에게 필요 없어서 선물처럼 주는 짐들이 쌓이면 집은 과부하가 걸려요. 아기 용품이 덩치가 크다보니 무언가를 받고서도 마음이 무거웠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요. '어디다 보관하지?' 언젠가 쓰일 물건이 아니라 지금 쓰일 물건이 더 필요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애바애여서 아기가 싫어하면 아무리 좋은 장난감이라도 필요가 없거든요. 요즘은 참 당근이 좋아요. 당근마켓에서 중고로 사서, 6개월정도 쓰다가 산 가격에만 팔아도 손해볼게 없더군요.


현재 저희집엔 냉장고가 많이 비었어요. 물론 아기 이유식은 많이 구비되어 있지만, 제가 건강검진이다 식이조절 중이라 딱 먹을 반찬만 있다보니 남편도 강제 다이어트 중이랍니다. 불필요한 간식도 안먹게 되고, 건강검진에서 내시경을 한다고 속을 비웠더니 맵고 짠 음식도 안 땡기 더군요. 덕분에 장을 볼 때 불필요한 채소들을 사지 않게 되니 장보는 비용도 줄었어요. 괜히 많이 사서 상할 까봐 뭘 해먹어야 하는 일도 줄어 들었고, 그러니 주방에 서서 요리하는 시간도 줄었답니다. 그만큼 시간 여유도 생겼구요. 그동안 불필요한 것을 사서 먹는다고 지출을 하게 되고, 조리하는 시간, 먹는데 시간을 보냈던걸 생각하니 반성하게 되더군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집을 정리하고 또 정리하게 되던데. 정리엔 끝이 없더군요.


여백이 충분한 집에 산다는 것은 삶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다는 뜻과 같다.


집에 무언가 들이고, 내보내는 게 나의 삶의 주도권이었다니. 그걸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별거아닌데도 어깨의 힘이 들어가더군요. 요즘은 식재료 외엔 뭘 사서 오지 않아요. 더 이상 불필요한 걸 이 집에 들이지 않기로 했으니 말이에요. 그런데 적어도 수납이 넉넉한 장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냥 일반 아파트엔 수납이 부족해 늘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어 불편했었거든요. 남편과 고심끝에 맘마존 수납장과(하단 수납장)과 베란다에 3단 렉을 사고 난 후 수납이 간편해졌어요. 돈들인 보람이 있다는건 그런 뜻인가봐요. 눈에 보이지 않게 넣어두니 같은 공간인데도 다른 주방의 느낌을 낼 수 있었답니다.


옷장편:)

유행은 돈으로 사는 것이고, 스타일은 스스로 지니는 것이다.

유행은 눈길을 끄는 것이고, 스타일은 단순함과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지향하는 것이다.

버릴 옷은 버리고 좋아하는 옷만 남기자.

옷을 적게 소유하면 인생을 고달프게 하는 문제 하나가 사라진다.

옷은 항상 잘 정리하자, 제대로 걸어 놓고, 개어 놓고, 통풍이 잘 되게 해주어야 옷이 오래간다.

옷걸이는 나무 소재로 된 것을 장만하고, 세탁소 옷걸이나 옷을 살 때 주는 옷걸이는 모두 버리자.


전 결혼 2년차인게 간이 옷장을 사용하고 있어요. 2년 후에 이사 갈거다 생각하니 붙박이장이나 큰 옷장을 구입하기엔 비용이 아깝단 생각이 들더군요. 옷장을 정리하면서 세탁소 옷걸이들을 정리했어요. 세탁소 옷걸이가 잘 구부러 져서 옷을 넣기가 쉽지만 그만큼 옷을 잘 잡아주진 못하죠. 창고에 두었던거랑 합치니 50개 정도가 되더군요. 당근에 팔지, 버릴지 고민하다가 '아! 그래 세탁소 옷걸이니까 얘는 세탁소에 다시 가도 되지 않을까?' 하며 아파트 단지내 세탁소에 전화를 걸었어요.


옷걸이.jpg

"안녕하세요 혹시 세탁소 옷걸이도 받아주시나요?"

"얼마든지요~ 저희가 감사하죠~"

"내려 가는 길에 가져다 드릴게요."

"네네~ 감사합니다."


역시 세탁소 사장님에겐 최애, 없어선 안될 물건이지. 내가 다시 가져다 드리면, 또 옷을 맡긴 손님에게 갈거니. 잘 됐단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큰 일을 한것도 아닌데 뿌듯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밖에서 매일 뭘 사가지고 들고 올줄만 알았지, 버리는 것엔 인색했었는데. 집에 있는 물건을 주도적으로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걸 버리니 공간의 여유가 생기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네요. 바쁜 연말 보내고 살짝 여유가 있는분들. 2024년엔 심플하게 한번 살아봐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삶을 그림처럼 글처럼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