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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아 Feb 13. 2018

너의 노래

17. 당신과 걷는 길 - 천사들의 둥지에서 흐르던 노랫가락

9월 24일 일요일

GR65 Cahors - Lascabanes 24,1 km


나쁘지 않은 아침이다. 꽤나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는데 벌써 식사를 하러 온 아저씨들이 있다. 쟝도 곧 식당으로 온다. 함께 평화로운 아침식사를 한다. 쟝의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조금 걱정되어 괜찮냐고 물으니 그냥 괜찮다고 답한다. 정말이지?

내가 묵었던 지트 Le relais des jacobins

Le relais des jacobins

쟝 쟤 또 신나서 브이하고 있다. 쟝은 프랑신과 루시에게도 그렇게 재간을 떨었는데, 프랑신과 루시는 쟝만 보면 웃겨 죽겠다 그랬다.


혹시 몰라 출발하기 전 남는 충전기 하나를 기부하고 간다. 지트 주인이 고맙다며, 이걸 필요로 하는 순례자에게 전달할게라고 답하는데 바로 내 뒤에 있던 다른 순례자가 물어본다. 너 저거 기부하는 거니? 내가 써도 될까? 내 충전기는 그렇게 바로 새 주인을 찾았다. 기다리고 있던 쟝과 루시, 프랑신과 함께 천천히 출발한다. 

잠깐 카지노에 들러 쟝의 먹거리를 사고 나오는데, 저 멀리 자기 몸만 한 짐을 지고 가는 순례자가 지나간다. 나는 처음 보는 이였는데 쟝이 손을 크게 흔들며 인사한다. 서로 통성명을 한다. (통성명을 했는데도 이름을 잊어버렸다... 나에게는 이 분은 30kg 순례자로 기록되어있다.) 이 순례자의 짐은 30kg인데, 이 분 키가 나보다 10cm는 작아 보였다.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왔다는 그는 텐트를 다 지고 다니면서 비박을 하며 순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쟝이 출발하던 날 함께 출발했고, 쟝도 날씨가 괜찮은 날에는 해먹을 치고 비박을 하기 때문에 친해졌다고 한다. 짐이 많아 하루에 15~20km 남짓 적게 걷고 있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산티아고에 닿을 거라고 말한다.

지트에서 카오르 시내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안개가 자욱하다.

발렁트흐 다리를 건넌다.

다리에서 본 카약 하는 사람들

저런 풍경에서 카약을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카오르를 나오며 발렁트흐 다리를 건넌다. 날씨가 환상적이다. 하늘이 새파랗고 멋지다. 이런 날씨면 점심에 굉장히 덥고 힘들 텐데.. 빨리 라스까반에 도착하면 좋겠다 생각한다. 그렇게 다리를 건너는데 꽁끄 나오던 날 만났던, 캘리포니아에서 온 동양계 미국인 아저씨를 다시 만난다.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꽤나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다리 밑의 카약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나와 쟝이 다가가서 인사하니 그 아저씨가 날 누구보다도 반가워한다. 어떻게 여기서 다 만나냐고. 그때는 하지 못했던 통성명도 한다. 중국계 미국인이었던 리 아저씨는 아주머니와 함께 일정이 되는대로 걸을 예정이시란다. 나와 쟝이 생쟉까지 간다고 하니 행운을 빈다며, 젊음이 부럽다 하신다. 당신들은 아주 오래전에 생장에서 시작해 생쟉-산티아고까지 걸었다 시며, 길에 중독되어버리는 바람에 또 왔다 하신다. 스페인에 가면 좀 더 마음 편한 가격(?)에 길을 즐길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음식들이 맛있으니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신다. 감사합니다! 나와 쟝은 길을 이어가고, 리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평화롭게 강을 바라본다.

발렁트흐 다리를 건너면 바로 산을 타야 한다. 낑낑대며 산을 오르고 어느 정도 올라서니 카오르가 한눈에 담긴다. 몹시도 아름답다. 어디든지 간에 그 도시를 떠날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건 무슨 심리일까.

뒤돌아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카오르


언덕길을 오르면 마을이 나온다. 마을 사이사이로 난 찻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국도변 길도 걷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방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지나간다. 가방이 가벼워 보이는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을 사이의 길을 걷다가 잠깐 당이 떨어져 한 지트 겸 바에 들른다. 그곳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부부, 쟝과 함께 티타임을 가진다. 부부는 우리에게 케이크를 나누어준다. 감사히 먹는다. 그 부부는 한국인 아이들 홈스테이를 자주 해서 한국에 조금 익숙하단다. 그러면서 너무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긴 시간 동안 떨어뜨려 놓아야 하면서까지 영어가 중요한지 나에게 묻는다. 우리 집은 그렇게 조기유학을 보내거나 하지 않았고, 나는 영어를 오로지 한국에서만 배워서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영어가 가지는 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게 티타임을 이어가고 있는데 동양인으로 보이는 부부가 또 지나간다. 아니, 저분들은 한국인일 수밖에 없다! 기뻐서 저기 혹시 한국인이세요? 하고 물으니 그렇다 하신다! 우와아아아!! 생호슈 성당 앞에서 만난 파리지앙 아저씨 이외에 두 번째 한국인과의 만남이다. 이 길에서 동양인도 만나기 힘든데 이렇게 한국인을 만나니 너무 반갑다고 난리를 피워본다. 영어도 못하는데 한국어도 못하게 될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이 푸근하고 행복해 보이는 인상의 부부도 반갑다 해 주신다. 기쁘다. 이분들은 나 이외에도 혼자 걷는 한국인 여성분이 있었는데 그분은 자신들보다 좀 빨라서 먼저 간 것 같다고 말하신다. 그렇구나! 우와

이 두 분은 먼저 길을 가신다. 내가 앉아있던 벤치로 돌아와 기쁨을 만끽하며, 와- 한국어 말하니까 좋다.라고 말하니 이 오스트레일리아 부부 완전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영어 원어민도 아닌데 영어로 말했을 때 의사소통이 되면 그렇게 기쁘다고. 쟝도 내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단다. 자신은 분명히 프랑스인이고 프랑스에 있는데, 나를 만난 뒤로 하루에 90%를 영어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외국에 나온 기분이란다.

티타임을 즐기다 한국인 부부를 처음 만난 지트 겸 바


마을 사이를 계속 지나간다. 중간중간 성당이 있어서 들어가 보려고 하지만 미사 집전 시간이 아닌 시간에는 거의 잠겨있다. 쟝이 투덜댄다. 어떻게 일요일에 성당을 닫을 수가 있어! 내가 이유를 물으니 프랑스 시골 성당들에도 유물들이 많아 유물 도둑들이 한때 들끓어서 이렇게 잠그는 게 아닐까 하고 답한다.

맑고 쨍한 햇살 사이로 한참 걷다가 점심을 먹기로 이야기한다. 마침 어느 마을 입구에 제법 괜찮아 보이는 벤치가 보인다. 가까이 가 보니 프랑신과 루시가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고 나와 쟝도 그 옆에 앉아 식사를 한다. 이것저것 수다도 떤다. 아이들과 산책 나온 동네 아저씨도 만난다. 아이들은 동양인이 신기했는지 나에게 이것저것 말을 건다. 귀여워...

그 와중에 어느 순례자가 다가온다. 뉴질랜드에서 왔단다. 조금 낯을 가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 순례자는 오늘 카오르에서 순례를 처음 시작하는데, 음식을 깜빡하고 아무것도 사질 못했단다. 그걸 카오르 벗어나서 깨달았는데, 여기까지 오는 내내 상점을 못 봤다는 것이다. 일요일이니까요... 나는 얼른 내가 갖고 있던 깜빠뉴 반 남은 걸 건네주고, 쟝도 샐러드 캔을 하나 준다. 프랑신은 사과를, 루시는 치즈를 내민다. 이렇게 1인분의 식사가 하나 더 생긴다. 뉴질랜드에서 온 순례자는 감사를 표하며 식사를 한다. 쟝과 나는 먼저 길을 출발한다. 프랑신과 루시는 오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적게 걷고 오늘 길을 마무리할 예정이란다. 언젠가 또 만나요, 하고 인사한다.

쟝은 노래를 좋아한다. 쟝의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들으며 길을 걷는다. 팝, 프랑스 가요, 그리고 쟝의 고향인 오베르뉴의 민요 등등. 쟝은 오베르뉴 춤이라며 춤도 보여준다. 이거 쉬워! 가르쳐줄게! 나는 질색한다. 질색하는 나를 쟝은 즐거워한다.

쟝의 걸음이 점점 느려지는 것이 느껴진다. 만난 이후로 처음 찡그리는 얼굴이 비쳐서 괜찮냐고 물어보니 또 웃는다. 왠지 속상하다. 예상했던 대로 오늘 오후는 정말 덥다. 쟝, 원래는 절뚝이지도 않았는데 조금씩 절면서 걷기 시작한다. 안 되겠다 싶어서 길 한가운데에서 우비를 깔고 앉힌 다음 물을 마시게 시킨다. 신발 양말을 벗으라고 하니 또 신발만 벗는다. 기운을 내. 다행히 나무 그늘 아래는 시원하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힌다. 물을 마시고 초콜릿을 조금 먹는다. 다시 길을 나선다.

라스까반으로 가는 길은 정말 태양이 이글이글 끓어오르듯 우리를 비춘다. 점점 발 물집의 고통, 로카마두흐에서 무릎으로 계단을 오른 후유증으로 찾아온 무릎 고통이 쟝을 괴롭히고 있었다. 발은 그렇다 치는데 무릎이 너무 아프단다. 너무 아프다는 말을 처음 해서 마음이 좋지 않다. 템포를 한껏 늦추어 걷는다. 그렇게 자갈길을 내려오는 중간에 쟝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소아, 나 르퓌의 성모 펜던트가 없어진 것 같아.

르퓌에서 길을 시작한 분들이라면 아침 7시 순례자 축성 미사가 끝난 뒤 르퓌의 성모가 새겨진 펜던트를 받았을 것이다. 나, 그리고 쟝 또한 그 펜던트를 받았고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나는 내 소중한 것 모음 주머니에, 쟝은 잘 보이는 곳에 보관하기 위해 지팡이 머리에 매달아 놓았었다. 작지만 반짝이는 존재감으로 무언가 힘이 되어주던 르퓌의 검은 성모님 펜던트. 쟝의 표정이 갑자기 울 것 같이 변한다.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생각이 지나간다. 내 건 하나밖에 없는데 이걸 주면 또 안 받겠지?! 하지만 이건 정말 소중한 거잖아! 어떡하지?! 일단 찾자! 하고 나는 바닥을 이 잡듯이 뜯어보기 시작한다. 쟝도 두리번두리번하다가 어기적거리며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어기적거리는 모습이 너무 아파 보여서 내가 외친다. 너 거기 서 있어! 너 진짜 아파 보이거든?! 그야말로 엄청난 집중력으로 그 땡볕 아래에서 우리가 내려온 자갈 내리막을 다시 걸어 올라가며 훑는다. 쟝이 뒤에서 외친다. 소아 괜찮아. 우리 힘드니까 라스카반에 어서 가서 쉬자. 나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갔을까, 작고 반짝이는 것이 눈에 띈다. 펜던트다.

뛸 듯이 기쁘다. 펜던트를 집어 들고 쟝에게 달려간다. 잃어버린 지 얼마 안 되어서 정말 다행이야! 만약 이전 마을에서 잃어버렸다면 정말 포기했을 거라고. 쟝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밝게 웃으며 나를 끌어안는다. 기쁜데 쟝의 땀 냄새가 난다. 내가 장난스레 표정을 조금 찡그리니 쟝이 엄청 웃으며 떨어진다. 나 냄새나지 지금? 우리 얼른 가서 씻읍시다.

그렇게 늦은 오후, 라스카반에 도착한다. 아마 오늘 이 마을에 도착한 순례자는 우리가 꼴찌 아니었을까. 

쟝은 묵을 곳을 찾지 못해 내가 예약한 지트의 뒷마당에 해먹을 칠 수 있는지 물어본다. le nid des anges 천사들의 둥지라는 이름과 같이, 지트의 주인인 세실은 정말 천사와 같았다. 사려 깊게 모두의 안녕을 살핀다. 오늘 손님이 정말 많아서 정신이 없었을 텐데도 늦게 온 나까지 꼼꼼히 챙겨준다. 

지트에 와 보니 아까 뵈었던 한국인 부부 두 분을 만난다. 기뻐서 폭풍 같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왜 이 길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언제 시작하는지,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행복한 이 길만큼이나 따뜻한 두 분을 만나 정말 즐거웠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내가 너무 시끄럽지는 않았나 지금에서야 조금 반성한다 하하.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제 수다를 받아주셔서 감사했답니다. 
지트에 도착하면 아페리티프를 꼭 같이 해!라고 쟝이 이야기했었는데 그것마저 까먹고 말았다. 음료수를 들고 오던 쟝이 내가 너무 신나서 이야기하는 걸 보고 씩 웃더니 뒷마당으로 가 다른 이들과 아페리티프를 즐긴다.

방에서 샤워를 하고 빨래를 널기 위해 창을 연다. 창을 여니 아래에 쟝이 보인다. 쟝이 오오~ 줄리엣~ 창문을 열어다오~ 하고 노래를 부른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다. 저 사람의 에너지는 대체 어디까지란 말인가. 아까 아파하던 사람 맞나. 너무 부끄러워서 진짜 "조용히 해 쟝!!!" 하고 외친 다음 창문을 닫았다. 이 모습이 꽤 웃겼는지 같은 방에 묵던 세 명의 할머니들이 세상 흐뭇한 표정으로 날 본다. 하... 부끄러워서 발가락까지 빨개진다.

저녁식사 전, 쟝이 피아노를 보고 신나 한다. 피아노의 조율은 정말 꽝이었다. 평소의 나라면 괴로워서 귀를 막아버렸을 정도. 하지만 쟝이 신나서 치는 피아노, 거기에 맞추어 모두가 함께 부르는 노래는 이 순례길에서 잊을 수 없는 즐거운 한때로 남는다.  

쟝의 피아노를 듣던 사람들

피아노를 치니 사람들이 몰려든다. 오른쪽의 할아버지는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 1번을 치곤 하셨는데 쟝의 피아노에 꾸밈음을 넣어주셨다.

흥겹다.


채식주의자인 쟝을 위해 지트 주인 세실은 베지테리안 고기로 따로 메뉴를 만들어준다. 사람은 정말 많은데 일하는 사람이 세실밖에 없다. 어쩌다 보니 나와 쟝, 그리고 내 앞에 앉았던 쟝 밥티스트 이렇게 세 명이 오늘의 순례자들 중 젊어 보인다. 쟝이 제안한다. 우리 식사 정리할 때 세실을 좀 도와주자.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세실 혼자 다 하고 있잖아. 쟝의 사려 깊은 마음에 놀란다. 나와 쟝 밥티스트는 흔쾌히 동의한다.

멋진 저녁식사를 마친다. 세실은 내일 음식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설명해 준다. 어떤 술이 거나하게 취한 아저씨가 세실의 말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 어느 나라를 가나 술 취한 멍멍이들은 꼭 계시는구나. 설명 후 숙소비를 내고 도장을 받는다.

식사도 괜찮았는데, 이 디저트가 정말 맛있었다!

모두와의 저녁 식사시간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거나 식당에서 자신들의 시간을 보낼 때, 쟝이 들려줄 것이 있단다. 나를 피아노 앞으로 데려간다. 쟝은 가만히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자신이 예전에 만들었다는 노래다. 다른 순례자들은 그 피아노를 들으며 책을 읽는다. 나는 다리를 모으고 앉아 쟝의 노래를 듣는다.

바람 좀 쏘일까 해서 바깥을 걷는다. 손을 서로 포개어 걷는다. 숲 내음이 우리를 푹 적신다. 쟝이 잠들 해먹에 누워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별이 가득하다. 행복한 순간들이 나에게 부서지는 아침볕처럼 쏟아진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사소하지만 궁금했던 것들, 그야말로 아무거나 이야기를 한다.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순간들, 잊을 수 없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밤 10시를 알리는 성당 종소리가 들려 지트로 얼른 돌아간다. 으- 문이 잠겨있다. 주방 문을 꽁꽁 두드리자 아까 책을 읽던 다른 순례자들과 한국인 부부의 아저씨께서 문을 열어주신다. 감사합니다 헤헤

방으로 돌아가니 같은 방을 쓰는 분들은 다 주무시고 계신다. 내가 돌아올까 작은 전등 하나를 켜 두셨다. 


자리에 누우니 메시지가 하나 온다. 
잘 자, 내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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