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직 _ 2
추가채용 공고를 보고 들었던 생각은 '이번에는 처음이니까' 였다.
첫 시험이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자고 애초부터 그렇게 생각했었다. 너무 걱정하지도 말고 불안해하지도 말고 경험으로 분위기만 보고오자는 생각이었다. 공고가 뜨고 한 달여 뒤에 시험이 계획되어 있었다. 시간도 없다고 생각했고 아직은 조급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추가채용 공고가 뜨자, 학원가에서 급히 모의고사를 준비하는 듯 했다. 시험 한 달 전 대비 모의고사였나, 인터넷 강의 홈페이지에 홍보글이 떴고 볼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신청을 넣었다. 집에서 시험지만 다운받아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고 직접 학원에 방문해서 정말 시험처럼 볼 수도 있었다. 당시 나는 노량진에 가본 적도 없었고 당연히 학원에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수험생들을 볼 기회가 적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른 사람들 공부하는 것 좀 보고 다들 얼마나 열심히 하나 구경이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오프라인 시험을 신청했다.
처음 노량진에 도착해서 학원에 들어섰을 때의 인상은 강렬했다. 아침 8시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학원은 자습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정말 조용히, 북적거렸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여기까지 오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는데, 벌써부터 자리를 잡고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자동으로 의기소침해지는 것 같았다. 학원 한 켠에 있는 철봉대에서 단어를 외우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 벌써부터 인터넷강의를 켜놓고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책상마다 쌓여있는 책들을 보면서 '와 이게 노량진이구나' 하는 생각에 사실 좀 쫄았던 기억이 난다.
학원도 커가지고, 시험장을 찾다가 길을 헤매서 겨우겨우 시험장에 들어갔다. 뭔가 시험장이라기보다 그냥 자습하는 강의실 같은 분위기였는데, 대충 눈에 안 띄는 자리에 자리를 잡고 사람들을 구경했다. 중간 중간 나 같은 사람들이 보여서 조금 안심이 됐다. 시험이 시작되고 그 10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겨우겨우 다 풀긴 했는데 후다닥 찍은 문제들도 있고, 시간 내에 마킹을 못해서 제 때 제출하지 못하고 늦게나마 제출했었다. 실제 시험이었다면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사실 조금 충격이었다. 그래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시간도 맞추지 못할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역시 시험은 언제나 쉽지 않다.
모의고사가 끝나고, 나와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어떤 나이 많은 아저씨께서 담배를 한 대 빌려달라하셔서 같이 피웠었다. 말은 섞지 않았지만, 긴장하셨던 것이 눈에 보여서 속으로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가서 채점을 해봤다. 한국사, 영어 그리고 경찰학은 그래도 좀 괜찮았는데, 형법과 형소법이 60점대로 합격점수엔 한참 모자랐다. 모의고사를 치고나니까 욕심이 생겼다. 한번 졌고 이제 내 차례다 싶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그게 관건이었다.
그때가 아마 대망의 첫 시험이 한 달 좀 안되게 남아있을 때 쯤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