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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Nov 29. 2022

백운커피

 : 츤츤한 공간

커피는 산미가 깊었고 장식은 쓸쓸하지만 조명은 따듯한 곳. 하늘이 유독 청명한 탓에 그리고 넓은 공간에 손님이 없는 탓에 안 그래도 후미진 건물이, 오롯이 빈 자리들이 더욱 처연해 보였다. 


원래 있던 창고를 개조한 곳이라고 했다. 직사각형의 넓은 원룸, 겨울이 되면 중앙에 있는 난로에서 불을 땔 수 있는 구조였다. 유난히 따듯한 조명에서 그 온기를 상상할 수 있었다. 겨울이 되면 눈이 오는 날 다시 와야지. 앉은 자리 건너편 엔틱한 창문 너머로 눈이 내리는 상상을 했다.


커피의 깊은 산미가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달달한 커피는 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한산하고 적적하고 차갑게 포근한 곳, 츤데레 같은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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