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 Nov 29. 2022

위쳐 시즌 2 불멍 후기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시가 생각나고 두부김치랑 감자전에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에게 연락을 해 오늘 저녁에 한잔하자고 했으나 오늘 저녁에는 비가 그칠 것이란다. 김이 팍 샜다.


마음이 심심해져서 어제 보다 말았던 위쳐 시즌 2를 틀었다. 그렇게 밤까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누가 심심하단 소리를 내었나. 위쳐 시즌 2를 결국 끝까지 보고나니 화면 오른쪽 하단에 '위쳐, 그 세상 속으로' 인가 세계 속으로 인가 하는 배너가 있는 것이 보였다. 비하인드나 메이킹 필름인가.


역시 비하인드나 메이킹도 있었고 다양한 스핀오프들이 있었다. 그중 웃겼던 게 극 중 나오는 장소에서 모닥불을 피워두고 '불멍'을 하게해주는 영상이었다. 뭔가 이 제작진들이 이 세계관에 진심이구나 싶기도 하고 센스도 있는거 같아서 이 잔인한 드라마의 제작진들이 갑자기 꽤 귀엽게 느껴졌다.


불멍 영상 설명에 마법을 느껴봐라는 둥 재밌는 설명이 적혀있어서 한번 들어가서 보니까 위쳐 ost들과 함께 정말 불만 찍어놓은 영상이었다. 귀여운 제작진들이다 진짜. 자기 전에 틀어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불멍 영상을 보다 약간 몽글한 기분이 들어서 편의점에서 소주 한병을 사왔다.  마침 집에 냉동만두도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리고 경험상 몽글함은 언제나 술 마시기 좋은 핑계였다. 몽글해지면 뭉클해지고 그러다 우울해지고 그러다 더 슬퍼지고.


몽글함은 그리움을 닮았다고 생각했었다. 국어사전에 '몽글하다'를 검색해보면 '슬픔이나 노여움 따위의 감정이 복받치어 가슴이 갑자기 꽉 차는 듯하다.' 라 적혀있다. 그리움과 닮았다. 그런데 이제는 영 그런 몽글함이 흔치 않다. 예전에는 몽글해지면 항상 생각나던 사람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리움 말고 외로움만 남았다. 평소엔 그게 조금 아쉬울 뿐이었는데 오늘은 술을 먹은 탓인지, 그 사실에 새삼 내가 섭섭해졌다. 

작가의 이전글 지나간 -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