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 Dec 18. 2022

여기에 있자

우리 둘은 같은 음악을 들으며 누워있었다. 너는 침대에, 나는 그 옆에 소파에. 너는 오늘 밤에 갈 분위기 좋은 술집 같은 것을 찾아보고 있었고 나는 오래된 아이패드를 들고 e북으로 나온 싸구려 스릴러 소설을 읽고 있었다.


여기저기 긁힌 아이패드 뒤 쪽으로 누워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너가 보였다. 나는 그런 너의 사진을 찍었다. 찰칵하는 소리에 돌아보는 너가 예뻐보여 나는 한번 더 사진을 찍었다.


침대 옆 키다리 스탠드가 내는 노란 빛이 오늘따라 더 따듯하게 느껴졌다. 우리 이 시간이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가 바뀌고 설의 노래가 나왔다.

‘우리 이러고 있자, 계속 이러고 있자'

우리 이러고 있자, 계속 이러고 있자. 나는 노래 가사를 따라 읊었다.

작가의 이전글 날씨가 춥다 친구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