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여섯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오른 발의 성장이 멈췄다. 열여덟 살 때는 타고 있던 버스가 경전철에 들이받혀 그나마 멀쩡했던 왼쪽 다리의 뼈가 열한 조각으로 부서지고, 골반이 세 동강 난다. 의대에 갈 수 있을 만큼 성적이 좋았지만 일 년 넘게 병원 생활을 해야 했기에 꿈을 접는다.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복학을 한 A는 교내 벽화 작업을 하던 스물두 살 많은 화가 B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그러나 B는 워커홀릭인데다 아이 갖는 일에 관심이 없었고, A를 혼자 두기 일쑤였다. 힘들게 임신하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모두 유산하고, A는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는다. B는 A의 고통에 아랑곳 않고 A가 두 번째 유산을 하던 때 그녀의 여동생과 불륜을 저지른다. “사랑하면 할수록 더 많은 상처를 주고 싶어서 그랬다”는 B의 말에 화가 나 다른 남자를 만나 복수하려 했으나 B는 이를 두고 보지 않았다. A의 애인을 찾아가 총으로 위협했고, A는 다시 혼자가 되고 만다.
1. 다음 중, 윗글의 A가 가질 태도로 가장 알맞은 것은?
① B를 쏘고 자신도 죽어버린다.
② 아무 일도 없었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감정을 부인하며, 밝은 척 한다.
③ 술과 담배, 마약을 하며 자신을 괴롭게 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려 애쓴다.
④ 슬픔과 분노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예술로 승화시킨다.
⑤ 이 정도의 고통을 겪는 것은 나뿐이며 다른 사람들의 고통은 이것에 비하면 하찮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정답: ① ④
풀이:
A는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이다. 내가 그녀였다면 ①을 택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너 이 자식, 지옥행 도로에 과속 방지턱으로 만들어주마”라면서.) 그녀는 영리했다. 감정에 휘둘리는 대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마음가짐을 택했다. 절망의 어깨에 팔을 두르기로 한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스트레스 전환 행위였다.
《스트레스의 힘》에는 인간이 대단히 고통스러운 상황에서조차 희망을 찾고 선택을 내리며 의미를 만들어낼 줄 아는 능력을 타고 났다고 하는 내용이 나온다. 프리다 칼로는 뼈가 산산조각 나서 병원에 누워 있어야만 했던 때에, 두 손의 자유를 다행으로 여겼다. 그리고 병원 침대 캐노피에 거울을 매달아 자화상을 그리며 삶의 의미를 찾았다. 그녀만의 독특한 그림 세계를 인정받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세 번째 유산 후 병원에 누워 있는 자신을 그린 그림 때문이었다. 자기 고통을 직시할 때마다 그녀는 그것이 자신이 변할 수 있는 기회임을 포착해냈다.
우리는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야말로 이상적인 것이고, 그것을 피하거나 없애야만 한다고 주의 받아 왔다. 그러는 동안 내가 하는 일의 궁극적인 목적이나 가치는 잊고, 매순간 어떡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데 정신을 팔게 되었다. 나를 붙잡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모두 외부적 요인이고, 맥락도 없이 날아든 돌멩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내가 걷기로 한 길에 필연적으로 놓여 있는 장애물과 같다. 어떤 때는 그것의 크기가 작아 걸려 넘어지는 것으로 끝날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목숨 걸고 넘어야 하는 돌산이 앞에 놓여 있을 때도 있다. 살아가기로 한 이상 그것을 넘어야 할 수밖에 없을 때, 기왕이면 반대편에 다다랐을 때 성장해 있을 나를 떠올리며 기운을 내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현학적인 얘기만 할 거라면 집어치우라고 할지도 몰라 내용을 보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 여러 가지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중 코르티솔에 대한 DHEA(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의 비율을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성장지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코르티솔 대비 DHEA의 수치가 높으면 스트레스에 강해지고, 회복력이 좋아지며, 학업 집중도와 지속성이 향상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이다. 그리고 이 약의 복용법은 더 간단하다. ‘스트레스가 장점을 끌어 올린다’라는 점을 의식적으로 떠올리는 것이다. 그것이 마음가짐으로 자리 잡으면 스트레스는 나의 에너지원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도파민, 엔도르핀, 테스토스테론은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고 동기와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어찌 보면 스트레스가 장애물이 아니라 살아가는 힘의 원천인 것이다.
고난과 시련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디폴트는 나약함이 맞다. 하지만 신은 인간이 저마다의 계기를 통해 거듭 강해질 수 있도록 해놓았으며, 그것을 약한 마음의 뒤편에 붙여 놓았다. 힘이 든다면 가만히 나에게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좋은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은 보통 날과 나쁜 날이다. 나의 나쁜 날에서 도망치거나, 그 날들을 없던 것으로 해버리려 한다면, 여정은 기억나지 않고 떠난 날과 돌아온 날의 공항만을 기억하는 여행을 한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당신은 그 여행이 의미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대교#체인지그라운드#씽큐베이션#스트레스#심리학#스트레스의힘
- 이제 '땡땡의 무엇' 시리즈는 그만... 제목에 창의력 좀!
- 같은 말을 수백 쪽에 걸쳐서 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능력.
- 언니, 그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아요.
- 편집자는 각성하라. 오타와 비문이 부끄러워 절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