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읽고 쓴다

정신 차려,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상처에 취약한 너에게 (feat. 조던 B. 피터슨)

by 누가

닭과 달걀 중 무엇이 먼저일까? 선뜻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겠는가? 그럼 다른 질문. 자신감 넘치는 자세와 자신감 중 어느 것이 먼저일까? 이 문제라면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정답은 자세가 먼저다. 정확히 말하면 잘못된 순환을 끊기 위해서 자세를 바로 하는 것이 먼저이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어깨를 쫙 펴는 자세가 세로토닌의 분비를 증가시켜 자신감을 불러오는 반면 늘어뜨린 어깨와 고개 숙인 자세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줄게 해 자신감을 감소시킨다. 호기심을 풀어주는 예능 프로그램을 본 것처럼 ‘아, 그렇구나.’하고 넘길 만한 일인지는 다음 내용을 마저 읽고 생각해 보자.


‘양성 순환 고리(positive feedback loop, 출력이 입력을 늘리는 과정이 반복돼 출력과 입력이 점점 커지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순환 작용. 양성 되먹임 고리.)라는 것이 있다. 원래는 의학 용어인 듯하나 저자는 이해하기 쉽게 서로 가까이 있는 마이크와 스피커에 빗대어 설명한다. 앰프에서 증폭 과정을 거쳐 스피커로 출력된 소리가 다시 마이크에 포착되며 포착-증폭-출력의 과정이 무한 반복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원리는 마이크-앰프-스피커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까지 적용될 수 있다. 의기소침해진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눈에도 무기력해 보이게 마련이다. 인간은 누가 자기보다 더 세고 약한 존재인지 끊임없이 가늠하고 자기 아래에 약한 자를 두려고 한다. 그들의 눈에 패배자로 비친 당신은 정말로 패배자 취급을 당할 것이고, 무력감은 더 증폭된다. 시작이 무엇이었는가? 겨우 ‘자신감 없는 자세’일 뿐이었다. 희소식이 하나 있다면 ‘양성 순환 고리’를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바로 등을 꼿꼿이 하고 어깨를 펴도록 하자.


그는 이 사회에 대단한 정의가 있고, 절대적인 선이 있으며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어두운 면이라고 할지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열은 3억 5천만 년 전 가장 열등한 생물에게도 있었으며, 세상은 원래 불평등한 것이라고. 완벽하게 질서가 잡힌 세계는 백일몽에 불과하다고. 또, 인간은 언제나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고 말이다. 이런 이야기들만 쭉 늘어놓았다면 부제를 ‘혼돈의 해독제’라고 달지는 못했을 것이다. 영하 40도의 설산에 떨어뜨려 놓기는 했지만 얼어죽지 않도록 매일 밤을 무사히 넘길 방법 정도는 가르쳐 주는 것이다. 물론 눈사태를 만나는 것까지는 저자도 어쩔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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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실적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려면 100년 정도 걸리겠지만(나 살아 있는 동안은 안 되겠지만) 너와 나 우리 모두 노력해 보자는 그런 허무맹랑한 메시지가 이 책에는 없다. 어떻게 보면 저자 조던 피터슨은 캐나다의 신박사님 같다. 현실을 알게 하고, 거기서 우리가 덜 헤매고 갈 길을 찾을 수 있게끔 자신이 든 횃불에서 불씨를 나누는 사람이다. 자세와 자신감의 전후 관계를 밝히는 것은 현실을 알려주는 첫 번째 이야기에 불과하다. 솔직히 말하면 저자가 투머치 토커여서 읽는 것은 좀 고역이다. 하지만 읽고 나서 가만히 곱씹거나 적어도 이삼일 지난 후에 다시 펴 보면 저자가 하려는 얘기들이 어렴풋이 그 속에서 다시 떠오를 것이다. 각자 자기의 경우에 비추어 삶의 본질 위에 쌓여 굳어버린 먼지를 털어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ds.jpg 마시기 힘든 혼돈의 해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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