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접어들면서 올해 해온 여러 가지 것들이 끝을 보이고 있다. 나는 애초에 무엇을 기대했고, 지금은 무엇이 남아 있을까.
1. 독서 – 내가 일주일에 한 권을 읽고, 서평까지 써내는 끈기가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다행히 거른 적은 없다. 독서 그 자체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내년에는 책 읽는 기쁨을 얻는 데 좀 더 집중해 보고자 한다. 올해 읽은 책 중에는 괜히 책 끝을 접었다고, 괜히 줄을 쳤다고 생각한 책들이 꽤 됐다. 독서 모임에서 책을 읽다 보니 사람을 얻긴 했다. 골방에서 집중해서 읽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과 함께 읽는 것도 꽤 재밌다. 독서 모임은 어찌 되었든 참 들 만하다.
2. 운동 – 2년 6개월 전에 비해 10킬로가 쪘다. 야근이 일상화 되어 운동을 관둔 시점이었던 것 같다. 10월 중순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배드민턴을 제외하고는 손 하나 꼼짝하지 않았다. 안되겠다 몸을 좀 움직이는 습관이라도 들여야겠다 싶어 운동 습관 만들기 모임에 들어갔고, 며칠 빼먹거나 하긴 해도 지금까지 잘해 왔다. 운동을 하루 걸렀을 때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내년에도 2기 모임을 이어가고, 그때는 운동의 강도를 올려야겠다.
3. 그림 그리기 – 지난봄에 카카오페이지 이사였던 분에게 웹툰 기획 강의를 들었다. 마음이 너무 앞서서 내가 뭐라도 짜잔! 하고 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기분, 그걸로 끝이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11월을 맞았고, 진짜 내가 이걸 재밌어 하긴 하는 건가 한 번 더 날 시험해 볼 요량으로 상상마당에서 진행하는 콘텐츠 제작 수업을 들었다. 한 회 한 회 뭐라도 내 놔야 하는 수업 방식 덕에 처음으로 ‘꼰대갸르송’을 그렸다. 그림 그리는 기분이 꽤 괜찮다. 다만 나는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내가 되고 싶으니, 2020년에는 인체 비율 맞추기, 좋아하는 작품 따라 그리기 같은 진짜 연습을 좀 해 봐야겠다.
4. 새 팀에서 하는 일 – 나름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남의 인정에 의존하는 성과내기는 좋지 않다. 항상 칭찬을 경계하고 있어야겠다. 비난 아닌 비판이야말로 대환영이다. 그리고 나는 단순 반복이나 틀에 잡힌 일도 하고 싶고 잘할 수 있음에도 나에게 주어지는 일들이 모두 아이디어 내기나 그것을 갈고 닦는 것과 연관된 것들이다. 너무 부담스럽고 지나치게 소모적이다. 리더님. 강약약 중강약약으로 맡겨 주세요...
내일은 2020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한달 #Handal #Day8 #한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