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잔밥 처리
엄마는 참 입이 짧은 사람이었지만,
손 하나는 컸다.
여섯 형제를 키웠다 보니 넉넉하게 밥을 지어서
소복이 밥을 담아주시곤 했다.
다른 형제들은 식성이 좋아서 괜찮았다.
특히나 막내오빠는 밥통을 끼고 먹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엄마를 닮은 나는 입이 짧아서 항상 밥을 남겼다.
엄마는 본인도 배앓이를 자주 하셔서
그릇을 깨끗이 비우기를 강요하신 적은 없다.
남긴 밥이 생기면 알뜰히 개에게 먹이면 됐으니까.
“남겨. 개 주면 돼.”
나는 그 말이 참 싫었다.
그 말을 들으면 꼭 개밥을 내가 먹는 기분이었다.
얼마 전에도 딸 먹으라고 부침개를 8장쯤 해오셨다.
한 장은 엄마 앞에서 어떻게든 먹었는데,
그 이상은 먹지 못 했다.
엄마는 여전히 손이 컸다.
이젠 잔밥 먹을 개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