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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제 May 22. 2023

- 무한리필 -

사랑의 무한리필


사소한 점을 기억해 주는 부분이 남편의 장점.

내가 무얼 좋아하고 잘 먹는지,

하루 컨디션을 어떻게 시작하고 마무리했는지....

되려 커다란 카테고리 안의 덩어리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데,

이를테면,

어떤 가수 노래를 주로 듣는가 하는 점.

(나는 남편이 헤비메탈을 자주 듣는 건 알고 있는데 시끄러워서 가수 구분은 안 된다.)

영화나 드라마는 어떤 장르를 보는지.

좋아하는 배우가 있는지.

옷취향이나 취미생활 같은 건 잘 모른다.

남편은 내가 그린 그림은 봐주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멘션을 넣지는 않음.

하지만 그보다 더 세부적이라 지나치면 모를 만한

내가 명이나물을 잘 먹는다던가,

바싹 익힌 고기를 좋아하고,

자주 찾는 과자 이름 따위를 기억하고.

전화통화 하는 걸 싫어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피곤해한다는 거나,

아침에는 컨디션이 나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작은 부분을 알아주어서 바닥부터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곤 한다.

어릴 때 엄마에게 받았어야 할 관심을

지금에서야 남편에게 받는다.

이렇게 별거 아닌 거에서 내 자존감이 꾹꾹 채워지는구나.

내 자존감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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