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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안키친 Dec 07. 2021

요즘 애들

편견보다는 배려가 필요할 때

우리팀 막내는 요즘 애들이라 불리는 90년대

생이었다.


나이가 5살 어리거나 10살 어린 후배들을 받았을 때도 소위 말하는 '세대차이'를 느꼈지만 그 이상 차이나는 후배를 받으니 뭔가 좀 '다르다'생각이 들긴 했다.


전처럼 가르치는 데도 한계가 보이고 이해가 안갔다. 그러다보니 관계는 점점 더 가까워지기 힘들었고, 좋은 소리든 나쁜소리든 소통하는 것 자체도 꺼려졌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동료들은 보통

"걔 혹시 90년대 생이야? 그래서 그렇구나.."

하는 리액션으로 별 도움 안되는 면죄부를 준다.


직장생활에서 관리자 급으로 올라갈수록 윗사람에게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아랫사람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자면 업무수행 외에도 아랫사람을 가르치고 케어해야기에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분배할 줄 알아야 한다.

출처 : 신한금융투자 광고 ‘내편이 필요할 때’ 영상캡쳐

내가 겪은 90년대 생 막내는 다가가기 자체가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그가 업무적 미숙함이나 신입 때 흔히 겪는 인간관계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에도 나서서 도움을 주지 않게 됐다.


팀에서 전문 영역의 업무를 담당하는 롤이어서 같은 업무를 하는 선배가 없기 때문인지 위계를 생각하고 행동하기 보다는 선배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업할 뿐이라고 여기는 태도였다. 어디서부터 가르쳐야 할지 막막했다.


요즘 애들, 즉 MZ세대, 90년대생은 다르다는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나서 부터는 오히려 자포자기 하게 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하루는 그가 크고작은 트러블을 겪게되어 따로 불러 허심탄회하게 충고를 해준일이 있다. 아무리 그래도 선배로서 무관심하게 있는건 도리가 아닌것 같았다.

사건의 핵심에 대해 솔루션을 같이 고민해보자고 결론지은 뒤, 마지막으로 태도에 관해 평소 내가 아쉬웠던 부분을 말해줬다.


"선배나 상사에게 업무를 수시로 공유하기,먼저 퇴근할 때는 인사하기, 눈치를 살피는 태도를

갖추기란 조직생활에서 최소한의 '매너'다"

“휴일 불가피하게 출근할 때 본인만 사정상 빠지면 빈말이라도 미안한 표현은 해주었으면 한다”


이건 보수적인 개념으로 소위 '대접'을 받겠다는 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늬 기본적인 '배려'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맞춰준다는 것은 때로는 치사하고 비굴한 일처럼 보이지만, 대다수의 합리적 선배나 리더라면, 그런 부하에게 고마워하고 자기가 가진 더 많은 걸 내어줄 것이라고.


그는 다행히 설명을 알아들은 것 같았다. 충고에 대해 고맙다고도 했다.


내가 처음 고용주가 된 경험은 직장맘을 시작하면서부터 함께한 시터이모님이다. 지금까지도 은인으로 남을만큼 심적으로나 물리적인 도움을 많이 주신 분이다.


아이들이 어릴적부터 낮에는 이모님이, 밤에는 내가 직접 보는 식의 육아릴레이를 했는데 초반에는 아무래도 몇가지 거슬리는 점이 있었다.

그 때 이모님은 내 눈치를 살피고 맞춰주려고 하셨다.


그래서 깨달은 것이 있다. "내 눈치를 봐주니 참 고맙네.  나도 그만큼 더 잘 해드려야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에 든다는 것이다.

그건 내가 고용주이니 이모님의 위에 있고 싶다는 지배욕구가 아니라 일종의 고용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였던 것 같다.


지금의 4-50대들은 이제 곧 더 많은 세대차이를 보유한 후배직원들과 함께 조직생활을 해야할 것이다.


서로의 살아온 시대와 교육이 다르기에 오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상사와 부하가, 선배와 후배가 책임감과 더불어 기본적인 매너와 배려, 존중의 마음으로 임하길 바란다.


서로를 '꼰대' 나 '요즘애들' 등 편견어린 존재로 규정짓지 않고 다가가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직장 생활에서 월급외에도 소중한 인간관계를 통한 자기만의 배움을 얻을 수 없다면 투자하는 젊음과 시간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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