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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혁재 Jul 04. 2017

소아 우울증 왜 생겼을까 - 1

“어린것이 무슨 고민이 있다고 그렇게 우거지상이니?”

“내가 널 보고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고 그러니 아니면 일을 하라고 그러니 그냥 편하게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될 것을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맨 날 딴 짓거리나 하고 아이고 내 팔자야 내가 너 학원 보내느라 쓰고 싶은 것 못 쓰고 아껴서 보내는데 너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니”


부모님들과 함께 내원한 아이들을 따로 불러서 상담을 해보면 아이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옵니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뭘 잘못하는지 그것만 알기 위해서 졸졸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 나도 잘 하는 게 있는데 그 때는 그걸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을 하세요. 그만한 돈 들고 노력을 들였으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면서요.”


저는 소아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집에서 부모님이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것이 칭찬과 격려라고 자주 이야기를 합니다.


“도대체 칭찬 받을 일이 있어야 칭찬을 하지요” 하는 말이 나온다면 그 부모님은 정말 엄청나게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우리아이를 자세히 보면 칭찬 하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밥을 먹는 것, 뛰어다니는 것, 해맑게 웃는 모습, 신나게 말 하는 것, 등등 모든 것이 칭찬받을 일 들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칭찬거리 립니다.

다큐멘터리 병원24시 같은 것을 보면 태어나자마자 병원신세를 지는 아이들 사고로 다쳐서 입원한 아이들 등등 부모마음이 아프다 못해 찢어지는 고통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것만이라도 감사하고 축복하고 칭찬할 일입니다.


아이가 잘하면 그건 당연한 거고 아이가 못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꾸중을 하고 혼내고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 하나라도 잘 한 게 있다면 그것을 대폭 부풀려서 칭찬하고 잘 못한 것이 있다면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를 해준다면 아이들의 정신건강은 한층 더 좋아질 것입니다.

소아 우울증이 잘 걸리는 아이들은 주로 어떤 성향일까요.


아주 성질이 못된 아이들이 우울증이 생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착하고 순진한 아이들이 잘 발생 합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스트레스가 있어도 속으로 끓이는 아이들이 잘 발생합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도 잘 발생합니다. 


이런 성향의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절대로 아이들을 심하게 혼내지 마라는 것입니다. 무섭게 너무 엄하게 키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권위는 아이를 엄하게 키우는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이와 눈높이를 같이 맞추는 노력에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소아 우울증이나 소아 대인기피증 소아 틱장애 ADD ADHD 등의 주의집중력장애 증상들을 진찰하다보면 그 원인이 대부분 상처받은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식적 노권 음허와 같은 병인이 있다면 그 증상은 탄력을 받아 더욱 심해집니다.


얼마 전 소아 우울증과 틱 장애로 눈과 얼굴을 심하게 떠는 10살 남자어린이를 치료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진찰하는 내내 불한해하고 눈 주위를 심하게 떨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에게 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느냐고 물어보니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서 증상이 발생했다고 했습니다.

현재 교우관계는 어떤지 물어보니 지금은 학년이 올라가서 반도 바뀌고 그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아서 교우문제는 없다고 말씀 하시면서 그런 문제가 해결됐는데도 그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 하는 내내 그 아이의 얼굴이 밝지 못해서 제가 한 가지 더 물어 보았습니다.

“혹시 아빠가 아이에게 매우 무섭게 하나요?” 


그러자 엄마가 고개를 숙이며 그렇지 않아도 그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아빠가 아이를 완전 잡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언어폭력은 물론이려니와 아이를 때리기도 한답니다. 

아빠에 대한 공포. 여기서 오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아이의 우울증과 틱 장애의 근본 원인 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니 학교생활도 잘 적응하지 못했을 것이며 대인기피증상이 있었을 것이고 당연히 교우관계도 원활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아이를 제대로 치료 하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맞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신대로 아버지에 대한 교육 더 나아가서는 부모교육을 먼저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면 처음에는 무서워서라도 말을 잘 듣습니다.

그런데 그 공포라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로 바뀌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한 분노가 밖으로 표출된다면 남을 해치는 분노조절장애로 나타날 수 있고 안으로 표출된다면 스스로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자살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를 혼내고 체벌을 한다는 건 장차 그 아이를 그런 사람으로 만드는 결과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 어떤 종류라도 사랑의 매는 이 세상에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분노조절장애에서 오는 아이에 대한 폭언이나 폭행은 그 아이에게 또 다른 분노를 심어주고 심성이 여린 아이들은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또는 틱증상과 같은 것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소아 우울증치료는 어린이와 가장 밀접하게 관계된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를 키우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다시 바라보는 것이 치료의 첫 시작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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