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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바 Jun 22. 2022

느슨하게 안아 서로의 속도에 맞춰 추는 춤

요즘 공동체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거의 대부분 자신은 느슨한 공동체가 좋다고 말합니다. 느슨한 공동체란 무엇일까요. 느슨하다와 반대되는 이미지는 단단하게 결박되어 있는, 묶인 밧줄 같은 그림이 떠오릅니다. 이전 글에서 말했던 나답게 사는 삶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네요. 너무 묶이면 나답게 살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저도 느슨한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느슨하다의 기준과 당신이 생각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어떤 이는 개인에 비중을 좀 더 둘 것이고, 다른 이는 공동체에 비중을 더 둘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느슨한 공동체라는 표현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한’이라는 본질에 가까운 말이 더 좋습니다. 알랭 드 보통이 그랬지요. 우리 모두는 ‘이름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미묘한 개성과 정체성을 존중받길 원한다고요. 그 욕구를 잘 들여다보는 일이 중요하지, 느슨하냐 그렇지 않으냐는 사실 말장난 같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편하게 느끼는 느슨함은 다를 것이고,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 맞출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저마다 가진 독특한 속도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느린 사람은 느리게, 빠른 사람은 빠르게, 이따금 서로 맞춰주기도 하고 그 후엔 금세 자신의 속도로 돌아가 살아갑니다. 나의 속도를 알고 있나요. 함께 모여 살며 자신의 속도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사회가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그러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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