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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장 Aug 14. 2020

라임 치킨 with Coca Cola

소비꾼의 집밥 05


오직 편린적인 성실함과 치킨만이 나를 채운다.



치킨이 먹고 싶었다. 사실 치킨은 항상 먹고 싶다.




콜라를 좋아한다.
제로콜라냐 그냥 콜라냐지 돌고 돌아서 결국엔 콜라다.
콜-라 라니. 이름 참 잘 짓지 않았나?  
참고로 나는 캠핑을 다니지 않는다.
나의 충동은 의식의 종료 버튼이다.
그럴 때 구매한 물건은 만족하면서 쓰는 편인데, 마케팅에선 인지부조화라는 단어로 나를 이미 설명하고 있었다.




충동구매를 했다.

기왕 산 김에 조리에 사용해보기로 했다.


날강두라는 이름을 가진 축구선수가

콜라 치킨을 좋아한단 기사를 본 기억이 생각났다.  

기사를 처음 봤을 땐

"콜라 회사의 노이즈 마케팅인가???????"

했지만 막상 레시피를 잡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콜라는 캐러멜 색소가 들어간 시트러스 향 물엿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튀김은 집에서 하는 음식이 아니라고 배웠다.
필요한 양만큼 기름을 사용하고 나면 기름 처리가 불편하고 
필요한 양보다 적게 잡으면 재료를 반신욕 시킬  있다.
 행위를 표현하는 조리용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적당히 맵고 상큼한 느낌의 치킨을 상상하면서 만들어 본다.

강황을 넣으면 왠지 건강해질 것 같아서 자꾸 쓴다.


재료

닭 (윙&드럼스틱)


염지

소금

설탕

우유


반죽

치킨 튀김가루

계란


소스

크러쉬드 레드페퍼

강황

콜라

라임

까나리 액젓

월계수 잎

후추







연속 동작으로 설명하도록 한다.탁탁탁
그리고 이렇게 하면 된다.탁탁탁

쉽다.



그리고 튀긴다.



켄터키 할아버지가 부럽지 않은 옷을 입고있다.



치킨을 왜 사 먹냐 하며 주방을 둘러봤더니 내가 치킨을 사 먹는 이유가 납득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는 조리가 아니다. 소스를 만들었으므로 소스에 버무리도록 한다.


후추와 고춧가루, 라임향이 듬뿍 담긴 소스로 덮어 두었다.



라임 치킨 맛의 키워드는 시트러스 + 단맛 + 짠맛 + 매운맛 + 캐러멜 향이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
그렇다. 쏨땀을 치킨으로 해석한 게 전부다.
갑자기 확 와 닿는 맛이지 않은가?



중요사항


유튜브 프리미엄이 9월부로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 고민하고 있는 사람은 빠르게 모바일 말고 웹으로 프리미엄 구독을 하자. 7900원이다. 모바일로 하면 9900원인가 11000원인가 그렇다. 수수료 때문이란다.(중요)


염지를 잘해주면 그냥 닭보다 훨씬 풍미 높은 닭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귀찮음을 이겨내기까지의 고뇌의 과정은 프라이드치킨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기 전에 끝내 놓도록 하자

튀김을 하는 것보다 별 것 아니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가장 큰 차이는 간이다. (축구 전문가 차두리 씨도 알고 있다. 간 때문인 거.)


후추는 매우 중요하다. 매운맛은 크러쉬드 레드페퍼가 채워주지만 길게 끌고 가는 느낌이 강해서 합주하는 느낌의 맛이 있다. 중간중간 후추가 씹혀주면서 강렬한 느낌을 채워준다. 이런 때 후추는 가급적 굵게 갈아서 쓰는 게 좋다. 후추는 씹어야 제맛이제



콜라는 제로 콜라다.



콜라 치킨은 콜라랑 먹도록 한다.

예상 질문 미리 대답하기


까나리를 참 자주 쓰는 것 같다. 왜냐??


맛이 느껴지는 순서가 있다. 짠맛에 가까운 감칠맛 또한 어떤 간장을 쓰는지, 소금을 쓸 건지에 따라 순서 차이와 길이가 있다. 악보의 흐름처럼 연속으로 이어지거나, 동시에 이뤄지기도 한다. 중에 액젓의 감칠맛이 치고 빠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 위치가 참 좋다. 최근에 하는 음식 대부분의 음식이 액젓이 주는 짠맛과 감칠맛의 타이밍과 잘 어울렸다. 특히 끓인 액젓의 향은 단맛과 잘 붙는다.



이것은 부먹도 아니고 찍먹도 아니다. 바삭함은 어떻게 책임질 텐가?


튀김이야 여러 종류가 있지만 반죽을 사용하는 튀김은 찜요리로 해석하는 편이다.

재료 자체의 수분으로 재료를 익히는 방식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에 물었을 때 얼마나 많은 수분을 입에서 느낄 수 있는가를 목표로 한다.

바삭함이야 사실 바로 먹으면 항상 바삭하고, 저런 반죽의 경우 웬만하면 작게라도 바삭함을 느낄 수 있다.



튀김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고 들었다.


이거 나도 들었다. 대체 누가 그런 걸 확인한 건가?

의심 없이 납득한 스스로가 조금 돼지같이 느껴졌다.



튀김을 맛있게 먹는 법은 무엇인가?


신발을 튀겨도 맛있는데 그런 법이 어딨겠나.

하지만 노하우는 있다.

다 먹을때까지 옆사람 얼굴이 생각나지 않아야 한다.(중요)

손놀림은 빠를수록 좋고, 좋은 건 마지막에 먹는 친구와 먹어야 한다. (중요)

질문을 퍼붓고 적당한 호응을 하면서 손을 멈추지 마라. (중요)

누구와 식당에 왔는지 기억나지 않아도 괜찮다. 원래 다들 튀김 앞에선 그렇다.(합리)

진실된 표정은 식사가 끝난 후 카페에서 보여주면 된다.(인성)

재빠른 손놀림은 누구보다 빠르게, 또 남들과는 다르게 치킨을 즐기게 한다.(중요)

손절도 빠르게 당하겠지만.(현실)


아웃사이더가 말이 빠른덴 이유가 있고, 랩 네임이 아웃사이더인 건 이유가 있다.
치킨 때문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닭인데 당연히 맛있겠다.


닭이라고 다 맛있진 않다.




예를 들고 싶은데 예가 없다.



비닐장갑을 가져다 두고 식사를 끝마치고서야 발견했다. 내가 이렇게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이다.


치밥에 훌륭하고, 치밥은 흰밥인데, 기왕이면 즉석밥이 낫다. 밥까지 지어먹으면 너무 고급져.
칼로리 계산하자고 수학 배운 것 아니다.
모르는 척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지혜의 일부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학업에 집중하지 않았던 그 시절 나의 선견지명을 칭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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