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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장 Sep 21. 2020

비름나물 돼지안심 국수

소비꾼의 집밥 16


돼지고기를 좋아한다.
달달하고 고소한 맛을 즐기는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담백하고 깔끔한 국수를 만들었다.



간단하게 먹겠다는 마음이 들면 사실 국수만 한 게 없다.

그렇다 보니 자주 먹게 되는 국수, 멸치국수 말고 다양하게 해 먹어보자.

점심으로 딱이다.



채소가 비싸서 엄두가 안나는 요즘, 비름나물은 가격이 저렴하다. 고맙게도.

알만한 사람들만 아는 비름나물의 매력은 풋내가 나면서도 씹으면 기름지다.

등심이나 안심, 흰 살 생선 같이 담백한 느낌에 어울린다.


돼지 안심은 5-7천 원 정도면 좋은 것을 산다. 부드러운 맛을 즐기기에 이만한 게 없다.



재료를 보면 오늘 음식의 맛이 느껴질 정도로 간단하다.


재료

들기름

돼지 안심

소면

비름나물

다시마

청양고추

양파

대파

마늘


카테고리는 세 가지로 나눈다.


육수

청양고추기름








육수를 먼저 올려둔다.
맑은 육수를 원하므로 거품 정도만 걷어내고, 소금으로 간을 맞췄다.
2-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동안 다른 일을 전부 해결한다.


북엇국을 끓이는 것 처럼 한다. 재료를 모두 건져내고 고기를 삶는다.



청양고추 오일을 만든다.
식용유와 나물, 청양고추를 넣고 갈아 끓인 후 거른다.
비름나물과 청양고추의 향과 약간의 매운맛이 포함된다.
오래 사용할 수는 없지만 냉장고에 쟁여두고 사용한다.



향을 첨가하고 음식에 포인트를 주기에 적합하다.


국수를 삶는 동안 육수에 고기를 넣고 삶는다. 익는 시간이 비슷한 편이다.

안심의 끄트머리 부위만 사용했다.


샤토브리앙(중간 부위)은 저녁 반찬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있어 보인다.



돼지 안심은 소 안심과 거의 똑같이 생겼다.
바깥쪽 실버스킨을 제거하고 나면 딱히 건드릴 것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안심은 해발 500을 사용하는데, 먹어본 돼지 중 가장 입에 맞다.
삼겹살, 목살, 등심덧살 등 가릴 것 없이 고소한 맛이 강한 브랜드다.
만들고 보니 쌀국수 같았다.


조리과정 중요사항


요즘엔 돼지고기도 완전히 익히지 않는다. 유명 고깃집들이 고기를 구워주는 방식도 겉을 바싹 굽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주고, 다이닝에선 미디엄 웰던에서 웰던 왔다 갔다 하는 정도의 익힘을 주로 사용한다.

너무 바짝 익히려고 노력하지 말자. 요즘은 돼지들도 관리받는 시대다. 의심을 거둬야 입이 즐겁다.



먹어보니 아삭한 식감이 중간에 씹혔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냉국수였다면 무채나 참외 같은 것도 섞어서 먹어볼 만할 것 같다.



쉽게 만드는데 고소하고 부드러운 것이 포인트다.

수육을 해 먹는 다리나 삼겹을 사용했다면 지방이 많아 먹기 불편했을 것 같다.

돼지에서도 지방이 없고 힘이 센 부위를 사용하는 게 국물 맛에도 좋고 고기의 육향에도 좋은 것 같다.

다양한 맛보단 한두 가지 포인트에 집중해서 만드는 편이 좋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고추기름을 뽑을 필욘 없지만, 저런 식으로 만든 기름은 빨간색 고추기름보다 좀 더 상쾌하고 밝은 향이 난다. 풋내가 올라오는 나물이나 허브와 함께하면 끝에 남는 것 없이 즐길 수 있어 좋다.


고기를 고명으로 얹은 후 들기름을 살짝 뿌려준다. 고기를 먹을 때마다 고소한 맛이 배가 된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지금이랑 잘 어울린다.



예상 질문 미리 대답하기



돼지인가?

?? 돼지고기를 사용했다.



아니, 돼지인가?

???? 뭐??



정말 쌀국수를 보는 듯하다.

그렇다. 그래서 비름나물을 타이 바질이나 고수 넣듯이 마구 넣어서 먹으면 더 맛있다.

아마 양파 초절임이나 스리라차를 넣고 먹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초록색 기름이 예쁘다.

만들기도 쉬운데 향과 모양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한번쯤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돼지안심은 무슨 맛인가?

돼지 간 맛에 가까운 것 같다. 고소함이나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간에서 찾았던 맛과 비슷하다.

소면을 써서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좀 더 쫄깃하거나 단단한 면이었으면 사태나 양지가 나았을 것 같다.



만들기가 정말 편해 보인다.

설거지할 것도 별로 없다. 육수에 고기도 삶고 다 한다. 세상 쉽다.





고소하고, 담백한데 할 게 없다. 그냥 국수에 돼지고기 얹어 먹는 거다.

가끔 담백한 게 엄청 당길 때 해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말은 해 먹어 본 사람처럼 하지만 사실 처음 해본 거다.)



사진 다 찍었으면 비름나물을 잔뜩 넣어줘야 한다. 나중엔 면보다 비름나물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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