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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장 Aug 14. 2021

프로젝트 안암(安岩)

#03. 나는 그 이름으로 장사를 하기로 했다.

요 며칠 인테리어 현장에 나가 있는다고 글을 쓰지 못했다.

앞으론 더 시간이 없을 예정이지만 기록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꾸준히 써보려고 한다.









부를 이름이 필요했다.

사람들에게 이 가게가 뭐라고 불리길 바라는지? 고민해보기로 한다.


며칠간 틈틈이 고민을 해서 2개로 추릴 수 있었다.

주인장(主人張)이라는 이름과 안암(安岩).

추리는 방식 나름의 브레인스토밍이 있었는데,  기준은 이랬다.


짧고 어렵지 않을 것

나로부터 설명이 가능할 것

검색 우선순위로 올라올 명사나 대명사가 가급적 없어야 할 것.


첫 번째 기준은 직관적이지만 두 번째 기준은 본질에 관한 문제였고, 마지막 기준은 현실적인 문제였다.

가능하다면 방문객의 바이럴이 이루어지기 위해 쉬운 트릭으로 떠오르는 이름이길 바랬다. 이는 두 가지 이름 전부 가질 수 있는 장점이었고, 두 번째 기준인 출발점이 나라는 문제는 내가 가장 잘 설명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다른 가게들과 차별할 수 있는 부분은 내 본질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언젠가 내게 오래 장사를 할 행운이 생긴다면 이런 부분들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찾아올 테고, 이런 부분이 쌓이고 쌓여 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생길 거라고 믿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지막 기준은 "어떻게 사람들이 찾아오는가?"에 관한 것인데, 몇몇 플랫폼에서 어떤 기준으로 자신의 기호에 따라 방문할 음식점을 결정하게 되는 사람과 그 사람의 결정에 따라 방문하게 되는 경험을 가지게 되는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는 최근 소비 결정방식은 검색 품질에 따라 방문 빈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한다. (덕분에 좋지 않은 위치에서도 줄 세우는 가게들이 많아졌다.) 또 나는 가게 이름을 명사로 지어 제품 검색량을 넘어서질 못해서 하위 검색순위가 되어서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것도 종종 봤고(Ex: 유리컵, 커튼 등), 영어로 된 간판을 사용하여 검색 품질이 낮아지는 경우도 많이 봤다.(이케아/아이케이아 같은 경우)

이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인식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중요한 문제기도 하다.


주인장은 장 씨 성을 가진 내가 선보일 수 있는 언어유희이자, 주인 중심의 가게라는 느낌과 예스러워 위트 있다고 생각했다. 국밥집에 여보 쇼 주인장!!! 하는 소리가 들릴 것 같아 내 성격과 잘 맞아 가게 콘셉트와도 어울리지 않나 생각하기도 했다.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면서, 주인장 가자고 말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머릿속에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교적 간단하지만 까다로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이름인 안암으로 결정했다.

3번째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법하고, 고대생들이 뛰어나올 것 같은 이름. 지명을 음식점 검색량이 어떻게 이기겠다는 거냐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본질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지워지지 않던 안암이라는 이름은 내가 태어난 동네이자, 고등학교까지 전부를 보냈던 내 유년시절 그 자체이다. 내 입으로 출발할 나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질 이 음식점에 어울릴 이름이 안암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싶은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렇지만 안국에 안암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이 있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내가 꿈을 꿀 수 있는 곳이라면 이런 이름이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한 그 이름.

그것이 나의 가게, 안암이다.


로고에 대해선 다음에 한번 이야기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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