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인장 Aug 17. 2021

프로젝트 안암(安岩)

#04. 나는 그 로고를 사용하기로 했다.



낙인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로고를 정하기 위한 기준이 몇가지 있었다.

동네와 어울리되, 너무 옛스럽진 않을 것.

되도록 한글을 사용하되, 음식을 넣진 않을 것.

비교적 단순할 것.


안암이라는 지명은 재미있게도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던 바위를 부르던 이름이다. 

이는 우연히도 내가 바 형태의 식당에 여럿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있는 음식점이라는 콘셉트와 잘 맞아 매우 흥미로웠기에 이 이름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로고는 아주 완벽하게 모든 기준에 들어맞진 않았다. 한글로 쓴 안암이라는 글씨에 디자인이 들어가니, 희한할 정도로 암이라는 글자가 강조되어 눈에 생기는 암 같아 보였다. 그래서 한자를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하게 되었고, 영어로 쓰면 반복되는 A와 N/M의 연속성은 재미있게 느껴졌다. 게다가 낙인처럼 생긴 모양과, 알차게 들어간 한자, 둘러싼 동그란 모양은 안암이라는 바위를 표현하기에 적합해 보였고, 아주 약간의 수정만을 거쳐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런 복잡한 내용을 성공적으로 깔끔하게 만들어 주신 분이 있다. 사실 이번에 가게를 하면서 도움을 주신 분들이 너무 많은데, 그중 한 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크몽이라는 플랫폼에 프리랜서로 등록하고 일하는 분이라는 것 외엔 알지 못한다.(실제로 한분인지 여러 명이서 일하는 회사인지조차 모른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한다. 좋은 작업물과 훌륭한 CS,  그럴 필요가 없었을 애프터서비스까지, 조목조목 설명하기 바빴던 내 의견을 잘 정리해서 로고에 담아 디자인해주셨고, 이후 필요한 데이터나 디자인 과정에서 가지고 계셨던 작업물까지 전부 찾아 보내주시곤 하셨다. 

덕분에 창업 과정에서 디자인해야 할 많은 것들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고, 그게 참 고마웠기에 굳이 기록해둔다. 돈을 안 주거나 받은 게 아니다. 모든 상황에서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에 진심일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많은 작업물을 찾아보고 연락해보고 결정을 하게 되지만, 그 과정이 쓸모없지 않게 내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다양한 사용예시 이미지도 보내주셨다.


나중에 내가 가게를 하면 꼭 오셔서 식사하시길 바란다고 말씀드렸지만, 정말 오실 수 있을까 싶다.

오신다면 꼭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사람에게 작업물을 맡기고 싶어서 찾고 있을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쯤 고려해보시라, 나는 많이 만족하고 있으니 혹시 고민 중인 사람들이 내 글을 본다면 상담이라도 받아보시면 좋겠다. 나는 종종 저런 사람들이 잘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을 하곤 한다. 

왜 있잖은가, 자기 일에 진심인 사람들. 나는 이번 과정들을 겪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기억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 이름도 모르는 이분 역시 내가 기억해야 할 고마운 사람이다. 

https://kmong.com/@brand06

매거진의 이전글 프로젝트 안암(安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