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빌보드 데뷔
며칠간 달라이 라마의 빌보드 데뷔에 대한 뉴스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빌보드 차트에 따르면 앨범이 이번 달 6일에 공개된데 이어서 빌보드 뉴에이지 앨범 차트 1위, 월드 앨범 차트 8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의 85번째 생일을 맞이해서 공개된 ‘이너 월드(Inner World)’ 앨범은 총 11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곡은 달라이 라마의 육성 만트라와 배경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앨범을 내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달라이 라마는 “음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진정한 원천은 따뜻한 마음과 다른 이들에 대한 배려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달라이 라마의 이러한 선택과 뒤따르는 결과는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달라이 라마의 개인적인 명성과 브랜드의 힘, 그리고 호사가들의 입담에 오르내리기 좋은 단발적인 이야깃거리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바라보면 어쩌면 필연적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20 새해부터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의 생활패턴, 소비패턴, 미디어를 사용하는 패턴들이 급격하게 바뀌어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모임들이 취소되거나 온라인 모임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며, 실내에서 홀로 혹은 소수의 구성원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많은 개인들이 전례 없던 고독과 고요, 그리고 생활고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국면에서 마음챙김이 다시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의 주변에도 관심이 없을 것 같았던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단순한 기호와 취미 수준에서 벗어나 현재의 상황을 넘어서고 자신을 다스리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써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알아보기 시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만 보더라도 여러 개인과 단체에서 개설한 마음챙김, 명상 등 관련된 채널이 여럿 생겨나고 있으며, 구독자 수도 적게는 수백수천에서 수만, 수십만 규모의 채널들도 있다. 이는 마음챙김의 분야로 사람들의 관심도가 점점 몰리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그중에 꽤나 인기 있는 채널들은 일부 혹은 전체 콘텐츠가 음악으로 되어 있는 채널들이 많다. 소위 뉴에이지 음악, 명상 음악, 수면유도 음악 등과 같은 것들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관심 단계에 있는 대중들이 심신 이완의 목적, 스트레스 해소의 목적, 혹은 명상 시 배경에 틀어놓는 목적으로 많이 시청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추세에서 달라이 라마의 앨범이 나왔으니, 원래의 관심사에 더해 확실한 브랜드를 갖고 있는 콘텐츠로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보인다.
달라이 라마도 이러한 흐름에서 음악이 갖고 있는 힘, 그리고 미디어가 공유되고 전파되는 힘이 크기 때문에 자신의 메시지, 그리고 따뜻한 영향력이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보다 잘 퍼지고 활용되기를 바라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언택트 시대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소통하고, 협업하고, 학습하는 방식이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다. 삶을 살아가는 수행자로서 이 도구들과 방식의 쓰임새를 누구보다도 정확하고 확실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비록 생활 방식이 바뀌고 사람의 정신을 빼놓는 여러 미디어 채널과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우리 자신에게 필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만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실천으로 옮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시대에는 그에 적합한 도구와 사상들이 사람들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그들을 치유해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대에 우리의 공부, 수련 방향과 방법이 나 자신과 내가 속한 공동체에게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코로나 사태를 바라보며, 그리고 달라이 라마의 앨범을 들어보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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