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브런치] Day04.
내가 자발적으로 글을 쓰고 싶다고 처음 생각한 것은 몇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글을 끄적여봤던 경험들은 있었지만, 글쓰기가 절박하게 다가왔던 시기는 창업으로 고생하고 있었을 당시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많은 일들을 멀티태스킹 하고, 밤낮과 평일 주말 구분 없이 열심히 생명력을 깎아가면서 일했던 적이 없다.
그렇게 인풋을 엄청나게 하는 것에 비해서 아웃풋은 형편없었다.
정말 말 그대로 사람이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는 것을 그때 온몸으로 체험했다.
많은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 많은 생각들이 뭉치고 엮여서 어떠한 결론에 다다르는 것이 아니라 제각각 뿔뿔이 흩어지듯이 정신과 감정을 산만하게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표 자리를 맡고 있었던 상황에서 중압감은 날로 심해지고, 잡념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꾸준히 하던 명상도 제대로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변에서 생각을 글로써 풀어내는 방법을 강력하게 추천받았다.
집중력을 놓치면 명상 중에 뇌파가 떨어져서 관찰을 놓치고 망상으로 빠지게 되는데, 명상과 별도로 집중하고 내어 맡기는 글쓰기를 통해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라는 조언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따금 집중력 향상, 생각과 감정 정리 등을 위해서 나 자신을 철저하게 내려놓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내어 맡기는 글쓰기, 실험적 글쓰기 등으로도 부를 수 있는 이 방법은 나 자신이 다시 중심에서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이것과 별개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개인의 수련으로 글쓰기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더 많은 것들을 소통하고 공유하기 위한 글쓰기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통해서 나의 삶을 살찌우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것 이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러한 글을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들을 현상 속에서 해석해서 뽑아내는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그러한 관찰과 해석 능력을 키워줌과 동시에 매개체가 되어서 다름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해진다.
나는 미디어와 기술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의식성장을 위한 도구로써 어떻게 활용을 할지에 대해서 더 깊게 탐구하고 내가 깨달은 것들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의식성장과 우리 삶의 행복과는 어떠한 연계성이 있는지, 잘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쉽고 단순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
삶에서의 소소한 이야기 또한 나누고 싶다. 나름 다채로운 체험을 한 덕분에 그 이야기가 갖는 특별성과 그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글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