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자기발견/브런치] Day05. 동료는 누구? 글 읽은 소감?
한달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벌써 5일 차다.
호기롭게 한달 자기 발견과 한달 브런치 두 개를 신청했는데 하루에 글을 두 편 쓴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오늘은 자기 발견, 브런치 프로젝트 모두 함께 글을 쓰는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시간을 들여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고, 댓글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의 장점 중 하나는 소통의 도구라는 것이다.
오늘 차 미션을 보고서 나는 얼마나 소통을 위한 마음가짐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나를 반문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내 생각과 감정을 글로써 풀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위로하는 마음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적인 예로, 주변에서 쓴 글을 봐달라는 부탁을 어느새부터인가 시큰둥하게 받아들이고, 가끔은 피드백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던 적이 더러 있었다.
글쓴이가 고심해서 녹여낸 생각과 체험이 묻어난 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은 글을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평가를 부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비로소 스스로 그런 입장에 놓여보니 그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글을 읽는 것 역시 소통이다.
다른 사람, 특히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쓴 글을 읽어봐야 한다.
그리고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료들의 글을 미션을 핑계 삼아서 읽고 댓글을 남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처음 사용해본지는 벌써 20여 년이 되었지만, 재미있게도 열린 공간에 댓글을 남긴 기억은 한 번도 없다.
인터넷 공간에서 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댓글로부터 시작된 안 좋은 사례들을 워낙 많이 들어서 꺼려지기도 했다.
뭔가 불필요한 흔적을 무방비의 인터넷 공간에 남긴다는 두려움 때문일까? 나는 익명인 공간에도 댓글을 남기지 않았다.
지인들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 같은 공간이 아닌, 얼굴과 이름도 잘 모르는 익명의 사람들에게 내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았고 두려운 느낌마저 있었다.
비록 한달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보지도 못한 동료들이지만, 글쓰기를 통해서 자기 계발을 하고 자기 발견과 자기표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에 그들의 글도 읽어보고 댓글도 남겨보자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게 되었다.
모든 동료들의 글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각자 삶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모니터 위 활자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자의든 타의든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겪어본 이야기들도 보았다.
글들을 읽어보면서 ‘내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었던 게 마지막으로 언제였지?’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지난 몇 년간 꽤나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
공감보다는 판단을 내리고, 위로의 말보다는 의사전달을 하는 데 치중했던 게 아닐까?
지난 기간 동안 읽은 책들만 보더라도 정보와 지식 습득에 치중해있었지,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책들을 거의 손도 대지 않았었다.
그 사이 남을 돌아보기보다 나를 중심으로 살아오지 않았었나 하는 반성을 했다.
공감하기보다는 무엇이 맞고 틀리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강박이 꽤 있었던 것 같다.
많이는 아니지만 몇 분들의 글을 읽고, 또 댓글을 달았다.
한 명 한 명의 생각과 감정과 삶이 담겨있는 글들을 보면서 프로그램을 통해서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머리와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기회가 정말 천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또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주제를 갖고 솔직하게 생각을 써 내려간 글들을 모아서 읽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기쁜 마음속에서 솟아났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분들의 더 다양한 글들을 읽고, 나의 소감을 남기고 싶다.
물론, 글쓴이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게끔 말이다.
내가 댓글을 달았던 분들 중에 행여나 기분 나쁘신 분은 없으셨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