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자기발견] Day11.
대상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수도 없이 많겠지만, 잡념이 떠오르는 것 자체를 불안하게 느낄 때가 있다.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이 명료하게 떠오르지 않을 때, 담담히 그 상황 자체와 나 자신을 바라보면 그것에 대한 답이 서서히 떠오른다.
그러나 나 자신을 제대로 믿지 못하고 잡생각과 감정이 끌어 오르는 것을 내가 직시하지 못하고 피하게 되면 상황이 더 악화된다.
지금 나 자신의 상태를 바라보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에는 손을 놓아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나 자신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은 살면서 가장 힘들고 쉽지 않은 것이지만, 그만큼 내가 의지와 관심을 갖고 넘어서고자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기별로 양상은 달랐지만, 유치원이나 더 어렸을 적부터 나는 잡념이 떠오르는 것을 경계했었다.
내가 원하거나 의도하지 않았던 생각이 떠오르는 것에 화들짝 놀랐을 때도 있었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까지 생각을 떨쳐내려고도 했었다.
조금 크고 사춘기를 겪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생각과 감정에 나를 맡겨버리는 것을 선택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 시기는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감정이 하루에도 수십 번 오락가락하고, 왜인지도 모르게 극단적인 생각과 감정상태에 빠져있기도 했었다.
그 와중에도 조금만 정신을 차리면,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계속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의 기록이 종이에 메모 형태로 아직도 남아있는 것들이 있는데, 정말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고민했던 게 보인다.
지금은 다행히 내가 누구인지 깨달아가는 공부 중이고,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면 되는지에 대한 방법을 터득해서 실천 중이다.
그래서 잡념이 떠오르고,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해도 예전보다 훨씬 더 빨리 명료한 의식상태로 돌아와서 중심을 잡는 게 가능해졌다.
소위 회복탄력성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잡념과 감정들이 생각지도 못한 상황과 방식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놓치고 다시 흔들릴 때도 많다.
하지만 결국에는 내가 이러한 난관들을 넘어서서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나의 이러한 불안과 집착들도 모두 수련의 벗으로써 받아들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