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브런치] Day14.
내가 갖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부족한 것을 이야기할 때면 어김없이 나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하는 역량을 포함해서 정리하는 것까지,
나는 무언가를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삼십여 년의 세월을 살면서 수없이 느껴왔던 것이지만,
최근에 들어서야 뼈저리게 느끼고 변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업을 했을 때는 회사의 대표,
직원으로 있을 때는 팀장 역할도 많이 맡아봤다.
그렇지만 리더십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항상 느껴왔다.
때로는 관련 분야의 지식이나 스킬이 부족하기 때문인 경우도 있었고,
업무량이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상회하는 경우도 있었다.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재빠르게 인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했어야 했다.
그리고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업무지시를 내렸다 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생각에 과부하가 걸릴 때면,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인력 분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앞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내가 비전을 갖고 먼저 나서는 일이라면
마땅히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또 정확한 소통과 업무 지시, 인력 분배를 해야 한다.
그에 필요한 리더십 역량은 내가 항상 필요하다고 느끼고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살면서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에 목매는 사람들을 많이 봤고,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나 역시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에 목말라 있었다.
자타가 인정할 정도로 고집이 세고 외골수적인 측면이 있어서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명상과 생각 정리를 통해서
어느 날 문득 이런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발견 이후 지난날들을 찬찬히 되짚어보니
나도 모르게 평소보다 위축이 되었거나,
더 오버를 했거나 한 순간에는
항상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은 욕망이 드러났었다.
어떤 일에 대해서 내가 본분을 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럴 때는 나 자신으로서 떳떳하지 못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왜 그 순간에 목표와 과제에 왜 집중을 하지 않았는지,
소중한 시간을 왜 낭비했는지 스스로에 대한 책망을 한다.
일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다.
왜 내가 더 넓은 마음으로 품지 못했을까,
왜 상대를 이해하고 용서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의도했든 안 했든 간에 내가 상처를 준 사람들.
그들에게 특별히 미안한 감정이 들 때가 있다.
연연하는 마음은 보통 기쁘거나 생동감 있는 감정들이 아니다.
오히려 침체되고, 사람을 끌어내리고, 붙잡아두는 감정에 더 가깝다.
그러한 감정의 잠재들은 의식과 무의식 곳곳에 포진해있다.
잠들어있다가 어떤 상황이랑 맞닥뜨리면 예고도 없이 폭발하기도 한다.
감정의 폭발은 보통 통제되지 않는 방식으로 상황을 악화시킨다.
과거 상황과 현재 상황을 계속 비교하게 된다.
그러면 생각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쓰게 된다.
자연스럽지 않게 되어 평상시와는 다르게 움츠러들거나 오버하게 된다.
오롯이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의식이 분산된다.
그래서 또 그 현재를 미래에 연연하는 과거로 기억하게 될 수 있다.
현재에 충실하게 위해서는 과거, 미래 등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현재를 충실하게 누릴 필요가 있다.
과거의 것은 과거에 두고
현재를 사는 사람은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과거의 것이 과거의 것대로 좋아 보이고 아름다워 보이는 만큼
현재는 현재대로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다만 내가 그것을 지금 여기에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내 자유와 행복, 원하는 모든 것은 현재 내 생각과 행동, 선택에 달려있다.
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은 현재를 통해서만 실현된다.
그리고 이미 내가 누리고자 하는 것들도
내 의식 수준과 관점과 태도에 따라서 얼마든지 이미 누릴 수 있다.
계속 먼 곳, 엉뚱한 곳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지 말자.
이미 내가 구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 여기, 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