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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리 Dec 04. 2020

2020년 12월

무심코, 특별히 바라보기

 2020년, 12월이다.
 
 책상에 앉아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르고, 물티슈로 커피 자국을 지우다 탁상달력을 한참 바라보았다.


 2020년, 12월이라 인쇄된 글자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던 것.


 탁상달력의 마지막 장, 12월 달력을 보고 있자니 심장이 아픈 느낌을 받았다. 아니  아릿했다.

 "이토록 아까운 1년이 있었을까?
 이토록 애간장 녹는 1년이 있었을까?
 이토록 자유롭지 못한 1년이 있었을까?"

싶다.
 
 요즘 나는  브런치, 블로그, 유튜브로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간간히 아이들 간식거리는 사줄 정도의 편집 일도 한다. 밤이면  헨리의 음악을 들으며 실내자전거를 타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타이타닉, 가을의 전설과 같은 영화들도 본다. 그래서 살만하다. 몹쓸 코로나에만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존리의 '금융문맹탈출' 책을 읽고, 비대면으로 주식계좌를 개설했다. 주린이(주식을 막 시작한 어린이처럼 잘 모르는)라, 누구나 알만한 00전자 주식 몇 개를 샀다. 주식하면 망한다는 이야기만 들어서인지, 가슴이 쿵쾅거렸지만  해보니 나같은 사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워낙 가진 돈이 없어, 잃을 돈도 없으니. 하하..


  확진자 수가  오늘은 600명을 넘었다. 지난 3월의 나라면, 하루종일 노심초사하며 아이들도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전전긍긍 했을 것이다. 그런데 주식 덕분인가? 코로나에 집중하지 않았다. 대신, 00전자 주식 몇 개 사놓고 천 원이 올라 기쁘고 삼백 원이 내려 아쉬워하고 있었다. 커피 한 잔 값도 안되는 돈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한 순간도 눈을 떼기 어려웠다. 다행인 것은 주식 장이 오후 3시 30분이면 마감이라는 것. 누가 정한 규칙인지 모르나, 참 잘했다. 아니었으면 24시간 주식창만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주식이 효자다. 주식이 아니었다면 나는 또 코로나에 집중해 하루종일 뉴스만 보고 있었을테니. 물론, 싫증을 잘 내는 편이라 또 언제 집어치울 지는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내 정신을 잡아줘서 감사하다.


 2020년이 약 4주 정도 남았다.

 12월 4일, 오늘의 나는 괜찮은걸까?
 찬찬히 살펴보니, 약간의 포기, 약간의 기대, 약간의 아쉬움, 약간의 후회가  있다.


 좋아하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이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꼭 움켜쥐고 2021년도 정신없이 보내련다.

 

 나의 마음을 살펴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해주면서.


 그럼, 더 좋은 그 날

 활짝 웃으며 좋아하는 이들과 커피를 아니, 행복을 마시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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