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시 구성원의 거부감 최소화 방안

by 오방빵

회사에서 AI를 활용하는데 있어 도입이 다소 지연되었던 사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깜짝 놀랐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처음 가보고 있어 개인적인 기록 차원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히자면 이제 AI를 시작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께 참고용으로, 습작으로 작성하고 있는 글인데, 너무 사실적(?)이고, 현실적이어서 그런건지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던 것같다. 이번에는 내년부터 AI를 도입할 때 올해 한계를 실감했던 구성원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까 한다.


some students discuss.png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


최소화 방안 중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현업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ROI가 나오지 않아 투자를 꺼리는 경영진도 결국 현업에서 업무 효율성 때문에 AI를 도입하자고 목소리를 점차 높이면 결국에는 AI 도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현업과 수차례 인터뷰를 진행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관성에 젖어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지라 한 두 번의 인터뷰로는 개선 사항 도출이 어려울 것이다. 필자가 내년에 시행하고자 하는 바는 전체 구성원 대상 교육, FGI(Focus Group Interview)와 Design Thinking 방식의 Workshop이다. 구성원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대부분 AI가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어떤 포인트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현재 AI가 산업에서, 동종 업계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전체 구성원들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어느 정도 AI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수준별 핵심 그룹을 구분하여 적용할만한 포인트들을 찾아내기 위한 집중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한다.


직무 전문성이 있는 구성원, 아예 처음 업무를 시작하는 구성원(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 또는 이들 두 집단의 적절한 조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룹을 형성하여 FGI를 시행하고,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루틴(Routine)한 업무로부터 개선 사항이 나올 것이고, 업무 프로세스 상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활동(Activity)들이 도출될텐데, 이렇게 정리된 아이디어와 아이템들을 갖고 각 현업의 리더들이 모여 직무의 깊이를 더해 과제를 심화/발전시키고, 우선 순위를 정할 예정이다.


이미지_대기업 공채.png 생성형 AI를 통해 만든 이미지


그런데 여기서 필자가 걱정하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업무를 개선한답시고 AI화 시켰다가 내 업무가 사라질까 두려워 제안을 하지 않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AI로 업무 효율성을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개선 작업(프로세스 구조화, IT 시스템화, 유지보수 등)으로 인해 현재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며 부가적인 일거리가 생길까봐 문제 제기를 안하는 경우다. 실제 우리 회사에서도 있었던 사례인데, 구성원 중 적극적이고, 똑똑한 구성원들이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자 IT 시스템 개선 프로젝트에 자진해서 참여했다가 1년 6개월여간 프로젝트 참여로 인해 기존 업무를 그대로 병행함으로써 야근을 한 것은 물론이요, 시스템 구축 이후 유지보수까지 본인이 떠안게 되어 최근에는 PM이었던 필자만 보면 이거 언제까지 해야 하는거냐며, 괜히 하겠다고 나서서 고생만 한다고 푸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AI를 통한 업무 개선 포인트를 찾는 것보다 이런 모순이 해결하기 어려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나를 위해, 구성원들을 위해, 조직과 회사를 위해 꽤나 긴 시간 본인을 희생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도 모자라 프로젝트 이후에도 꼼짝없이 유지보수 전담이 된다는건 무언가를 하겠다는 사람에게 칭찬하고, 보상을 해주기는 커녕 부담을 주고, 짐을 지워주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이 점은 분명히 정의하고 시작하는게 좋을 것같다.


어쨌건 현업이 직접 의견을 내어 개선점을 찾고, 이에 대해 현업 담당자들의 관점에서 업무를 재정립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정당성 관점에서, 동기부여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IT 프로젝트를 해 본 필자의 입장에서는 처음 시작부터 명확히 역할 정의와 이에 따른 보상 범위, 사후 관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회사와 업무에 참여하는 구성원간 합의가 있어야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새로운, 핵심 역량이 되는 경험을 쌓은 구성원이 회사에 남아 기여하기 보다는 불만이 발생하여 몸값을 높여 이직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을 담당자로 지정하기 보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에게도 작은 성의표시(Small Recognition)을 하되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할 사람은 회사에 대한 몰입과 충성심이 높은 구성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배려를 해주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력의 여유가 있는 회사라면 아예 현업에서 나와 프로젝트만 전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같다. 그래야 프로젝트 진행 도중 현업의 우려사항이나 추가 개선사항들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여 제대로 된 결과물(Output)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Machine Learning.png 생성형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


또 한 가지는 처음부터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려 제대로 해보려고 시도하기 보다 작은 성과(Small Success)를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을 추천한다. 시작 단계에 로드맵(Roadmap)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전체적인 업무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큰 그림만 보여주고, 한 번에 다 하려고 하면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구성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 작은 개선사항, 간단한 App 구동 등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현업에서 직접 사용해 보면서 피드백(Feedback)을 받아 긴 호흡으로 유연하게 AI를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같다. 그리고 현업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업무 방식을 유지하면서 개선 사항을 반영한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도입할 필요도 있다. 아무래도 자신의 업무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현직자의 위기감과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반발을 경감시키고, 지금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구성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구성원 관점에서 AI를 통한 업무 개선이 본인의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고, 프로젝트 참여가 본인의 몸값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내 업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선되는거고, 그 개선의 핵심 역할을 업무 담당자가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이를 보상 뿐 아니라 역량 개발 시스템에도 포함시켜야 한다. 회사 내부에서는 강사로 육성하여 AI 업무 개선의 핵심 역할을 부여하고, 외부 인력 시장에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 본 Pioneer로 몸값이 높아질 수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줄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구성원들에 대한 인식 교육을 병행하고, 현업 담당 구성원들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AI로 구현한다면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140억을 들여 IT 시스템 구축 PM을 해보았던 필자도 AI를 산업에 도입하는 프로젝트는 두렵고, 생소하다. 솔직히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를 위해 1년간 빌드업(Build-up)하고, 구성원들 눈치를 지속적으로 살펴보았지만, 내년부터 막상 시작하려니 구성원들의 눈높이에 이런 접근 방식이 맞는지, 속도가 맞는지도 보아가며 신중히 접근을 해야 할 것같다. 일단 여러 문헌이나 책들을 보면 이런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설득하며 접근해 보라고 하니, 차근차근 준비해서 실행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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