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Y한영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에서 AI를 활용하는 직원들의 유형을 단순업무에 활용하는 직원 과 업무 방식 혁신에 활용하는 직원으로 구분하여 주로 어떤 용도로 AI를 활용하고 있는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직원의 88%가 일상 업무에 AI를 사용하고 있지만, 활용 수준은 검색, 문서 요약 등 단순 업무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업무 방식을 혁신하는 수준으로 활용하는 직원의 비율은 고작 5%에 불과한데, 그들조차 심층리서치, 코칭 또는 멘토링, 의사결정 검토 등 AI 활용의 업무 연관성 깊이가 깊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AI 열풍에 비해 실제 직원들이 사용하는 AI는 상대적으로 업무 연관성이 깊지 않은 것같다.
본격적으로 회사에서 활용하는 산업용 AI, Vertical AI에 대해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대기업에서 AI 담당 팀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생활 속에서 어떻게 AI를 활용하고 있는지 공유해 보고자 한다. 회사 업무에서 AI를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AI 활용이 생활화 되어야 하고, 일상적으로 AI를 활용하는 상황에서 업무의 전문성과 연계하여 AI 활용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필자도 AI를 업무에 적용해야 한다는 강박과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지식과 경험으로 전파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깊어 남들보다 조금 더 고민의 시간을 들이고 있지만, 생활에서의 AI 활용, 숨쉬듯 AI를 적용하는건 능숙하지 않다.
올해 한 때 폭풍처럼 지브리풍 애니메이션 만들기가 유행했었다. 이를 조금 응용해서 지브리풍과 더불어 픽사풍으로 이미지를 생성해 봤다. 우리 딸아이하고, 반려견이 함께 있는 사진을 화일로 업로드하였더니 아래와 같이 이미지가 생성되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반려견 사진을 넣고, 만약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를 물어보았다. 오른쪽 반려견의 사진을 화일로 업로드 했더니, Chat GPT가 여러 가지 추가 정보를 물어보았다. 몇 살인지, 성별은 어떻게 되는지, 배경 화면에 나오는 장소는 어디로 하고 싶은지 등등을 물어보았고, 부가적인 사항들에 답을 했더니 아래와 같은 귀여운 소년의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다. 오른쪽이 이동용 애견 가방에 넣은 우리집 강아지고, 몇 가지 정보를 넣고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왼쪽같은 이미지를 생성해 주었다.
다른 하나는 농사에 활용한 사례다. 필자가 취미로 주말농장을 하고 있는데, 여름이 되어 옥수수를 수확할 때가 되었다. 그런데 초보 농부다 보니, 옥수수가 제대로 영글었는지 알기 어려웠고, 수확을 해야 하는지 망설이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한 두개 따서 집에 가서 쪄먹어 보고 다음주에 다시 와야 하나, 아니면 몇 개 안되니 그냥 충분히 익게 놔두고 나중에 수확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괜히 잡초도 뽑고, 고랑도 깊게 파고, 검색 엔진에 별별 검색어를 다 넣어서 검색도 해보고, 유튜브를 통해 알아보고 했는데, 결국 나의 상황에 딱 맞는 지침은 없었다. 옥수수 수염의 색깔이 변했을 때 수확해야 하고, 모종을 심은지 90일 정도 지나서 수확하라고 하는데, 필자가 옥수수를 심은 곳은 고지대라 기온이 낮아 성장이 늦을 것도 같고, 옥수수 수염 색깔이 변한다는게 붉은 색으로 변하는건지, 회색으로 변하는건지, 아니면 아주 까맣게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고 못해 라면도 끓여 먹고, 일주일 지나면 혹여 수확 시기를 놓칠까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2~3시간 지났을까? 갑자기 Chat GPT가 생각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별 기대 없이 사진을 찍어 아래와 같이 질문했다.
한참 후 핸드폰 일정표에 옥수수 모종 심은 날을 기록해 놓은걸 찾았고, 모종 식재 후 90일이 지나려면 1주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내고는 과감히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음 주에 다시 와서 옥수수를 수확했다. (Chat GPT는 '수확 1~2주 전후의 상태'라고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옥수수를 심은 곳은 집에서 2시간 거리의 여주였고, 옥수수 모종도 고작 4~5개를 심었기에 섣부르게 판단하기에는 상황적 한계가 있었다. 그나저나 생성형 AI가 이 정도라고??? 그 날 진짜 소름돋았었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깨달은 점이 있었는데, 만약 옥수수 농사가 필자처럼 재미삼아 취미로 하는 활동이 아니라 직업인 농사였다면 생성형 AI가 농업의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필자가 고민만 하며 2~3시간을 빈둥거릴 때 누군가는 AI를 활용해 바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고, ChatGPT의 판단에 따라 다른 생산적인 일을 했을 것이다. 이는 본인에게 없는 경험치를 AI를 통해 얻어 시간을 절약하고,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장점이다. 시간이 곧 돈이고, 밸류(Value)인 치열한 산업사회에서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건 경험치가 없는 초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다음은 필자가 프랑스오픈을 보다 아래 점수판 아닉시너라는 선수의 이름 왼쪽 이탈리아 국기의 왼쪽에 흰색으로 사선이 2개 있었다. 저게 도대체 뭘까 궁금해서 한 30여분 간 검색 엔진을 통해 다방면으로 물어보았으나, 결국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고, 체념하고 있던 중 갑자기 ChatGPT에 물어볼까? 해서 물어봤더니 아래 사진과 같이 답을 해줬다.
저렇게 수준 낮은 개똥같은 질문도 찰떡같이 알아차리고, 답을 해주는 수준을 보고 또 놀라 소름이 돋았다. 아무래도 워딩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이미지를 촬영해 질문하는게 훨씬 더 명료하고, 정확한 답을 얻어내는 것같다.
마지막으로 우리집 반려견이 이제 2살인데, 처음 강아지를 키우는지라 강아지가 이렇게 빨리 자랄줄 모르고, 사진을 많이 찍어두지 않았다. 그래서 2년 전 우리 강아지 모습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오른쪽과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줬는데, 애기 때 몇 장 찍어두었던 사진과는 다소 달라 조금 실망하긴 했다. 계속하면 비슷한 이미지를 얻을 수는 있다고는 하는데, 반려견이 아직 어려 하루 이틀 정도 하다가 저 정도 결과물을 얻고 그만뒀다. 아마 강아지를 이제 볼 수 없다거나 나이가 엄청 많았다면 집요하게 오랫동안 해서 어릴적 보았던 모습을 더 찾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이미지 생성했을 것같다.
회사의 배려로 올 한 해 AI를 공부하고, 연습하고, 정말 이상한 짓들을 버젓이 업무 시간에 해보고, 대표님께 재미삼아 이것저것 보고도 해보았다. 처음에 형식적인 업무와 관련된 일들만 해서 보고를 드렸더니, '좀 재미있게 해봐', 'AI를 갖고 신나고, 재미있게 놀아봐. 이렇게 놀줄을 몰라. 시간도 주고, 비용도 지원해 준다니까...' 이렇게 격려해 주셔서 경계 없이 정말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해보았는데, 결국 1년이 지나고 나니 생활속에서 필요에 의해 적용해 보고, 재미에, 호기심에 이것저것 해보았더니 AI가 도구로써 체화되는 느낌이다.
필자가 1년간 AI로 이것저것 재미삼아 하다 보니, 업무용으로 AI를 갑자기 잘하는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 재미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봐야 결과물이 의도한 대로 나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고, 바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볼 수 있는 것같다. 생활 속에서 이것저것 재미있게 시도해 보고, 실패하면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많이 시도해 보시고, 성장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