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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Jun 11. 2020

면접관 교육 Vol. 5_면접의 구조화

취준생이고,  면접을 준비하기 위한 강의를 몇 번 들어봤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구조화된 면접, 즉 Structured Interview라고 하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인사를 담당하는 분들, 특히 면접관으로 Training을 받은 분들도 대부분 구조화된 면접이라는 단어는 들어봤겠지만, 구조화된 면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설명하지 못하는 분들도 꽤 있는 것같다. 구조화된 면접이란 아래 두산백과 사전에서 보듯 '일련의 표준화된 질문들을 모든 지원자들에게 동일한 순서로 적용하는 면접 방식'이다. 하지만 필자는 '구조화된 면접'을 단순히 순서 뿐 아니라 질문 내용, 질문 방식, 역할 분담 등 면접을 진행하는 모든 Process와 Contents가 미리 Setting되어 있는 면접 형태를 총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산백과 사전 인용




면접을 구조화 한다고 함은 면접관이 면접에 참석하기 전, 인사에서 면접에 대한 전체적인 Guide를 주는 것을 말한다. 질문 Pool을 주고, 면접관들 각각 역할을 분담하게 하여 질문과 역할을 Setting 한다. 예를 들어 1번 면접관이 지원자들을 맞아 첫 인사를 하고, 면접의 취지와 면접관을 소개한다. 2번 면접관이 면접 지원자들에게 자기 소개를 부탁하고, 면접 지원자들의 자기 소개가 끝나면 3번 면접관이 직무 역량 관련 질문을 한다. 이후 4번 면접관은 직무와 연관된 기초 지식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다시 1번 면접관이 시사 상식이나 지원 동기에 대해 질문하는 등 면접관들의 역할을 철저히 구분하여 면접을 진행한다. 심지어 면접이 종료된 후 피면접자의 면접 참석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하는 것 까지도 역할 분담을 한다. 이렇듯 면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을 최대한 줄이고, 전문 면접관이 아니더라도 Manual에 따라 누구나 면접을 진행할 수 있으며, 피면접자들의 답변 및 태도에 대해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구조화된 면접이다.



Gettyimage 인용




과거 면접 전형에 참석하면 종종 이런 질문들이 오가곤 했었다. "술은 잘 마시나요?", "운동 잘하게 생겼는데, 어떤 운동 좋아해요?", "부모님 직업은 뭐에요?" 등등 요즘에는 있을 수 없는 질문들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2019년 4월 16일자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공포됨에 따라 위와 같은 지극히 사적이고, 직무와 관련 없는 질문들은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럼 현재의 구조화된 면접과 대비해 과거의 단순 면접은 어떤 질문들을 했을까?


1.  성장배경 및 가족 관계

2. 지원 동기

3. 취미 및 특기

4. 대화 형식의 면접 진행


면접관들이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질 경우 피면접자들이 어떤 답변을 하면 면접 전형에서 합격할 수 있었을까? 다소 황당한 얘기긴 하지만, 말 그대로 케바케(Case by Case)였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면접관은 성장 배경이 안쓰러운 지원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었고, 부유한 환경에서 여유롭게 자란 면접관은 넉넉하고, 여유롭게 자란 지원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원 동기도 '뽑아만 주신다면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고 큰 소리로 대답하는 지원자를 씩씩하고, 기개 있다고 판단하는 면접관이 있는가 하면, 주먹구구고 속 빈 강정같다고 평가하는 면접관도 있었다. 말 그대로 어떤 면접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취준생의 취업 당락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Gettyimage 인용




몇몇 면접관들은 이렇게 말을 하곤 한다. "팀장인 내 취향, 성향과 잘 맞는 지원자를 채용해야 나도 편하고, 그 친구도 편할거 아니오? 개인적인 질문을 하고, 개인적으로 호감을 갖는 성향의 지원자를 선택하는게 뭐가 문제 있어? 딱딱한 직무 관련 질문만 했다가 채용했는데, 나하고 성향이 잘 안 맞아서 일을 하는 건건히 부딪치면 그땐 어쩔거야? 인사팀에서 책임질거야?" 하고 당당하게 단순 질문의 면접의 당위성을 설파한다. (피면접자 입장에서, 공개 석상에서는 말도 안되는 이런 논리가 현실 직장에서는 대부분 먹혀 들어간다) 


그런데 요즘은 사회도, 유행도 급박하게 변해가고 있고, 직장생활 역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상사, 부하가 바뀌는 일이 많게는 1년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데, 누군가 Leader 한 사람의 취향에 맞춰 편향된 지원자를 채용했다가는 합격해서 회사를 다니게 된 직원이 다른 Leader를 만나게 되면 퇴사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채용할 지원자를 선발할 때는 면접관 개인의 성향이나 성격 등을 고려하기 보다 직무 수행 역량을 파악하여 직무에 맞는 지원자를 선발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는 것이 구조화된 면접의 이론적 배경이다. 굳이 개인의 성향이 궁금하고, 면접관에게 중요하다면 직무 역량과 관련한 질문을 충분히 한 후에 면접 말미에 잠시 잠깐 한 두 개  개인의 성향 등 私的인 질문들을 간단하게 하면 된다.



Gettyimage 인용




그렇다면 구조화된 질문은 단순 질문과 어떤 차별성을 갖을까?


1. 직무 역량

2. 직무 적합성

3. 조직 적합성

4. 인성

등과 관련된 미리 잘 만들어지고, 합의된 질문을 위에서 설명한 구조화된 Process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면접 과정에서는 과거의 단순 질문 방식에서 구조화된 질문 방식으로 변화하려고 하는걸까? 위의 두산 백과사전에서 보듯 단순 질문에 비해 구조화된 질문이 인재 채용 적합성에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굳이 연구 결과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단순 질문을 통해 개인의 성향에 따라 직원을 채용하면 성향이 다른 상사를 만나면 Troble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도 직무 역량 중심의 구조화된 면접을 채택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기업에서도 Job Fit한 지원자를 채용할 수 있게 되어 채용된 지원자가 해당 직무 수행에 우수한 역량을 발휘할 확률이 훨씬 높다. 또한 면접에서 개인의 취향만 고려해 채용을 진행했을 때, 기업의 입장에서도 해당 Leader를 고체하였을 때, 그 직원에 대한 Retention이나 Loyalty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면접이 구조화되는 경향을 띄고 있다. 면접관 개인의 취향이나 Bias를 최대한 적게 하여 동일 조직에서 일관된 기준을 바탕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육성하는 것이 구조화된 면접을 통해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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