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선배와 친해져야 한다. 필자의 좌충우돌 첫 직장 생활의 성공은 전적으로 좋은 선배를 만난 덕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첫 직장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아니 새로운 조직에서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좋은 직장 선배를 만나는데 있다.
혹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왜 내 힘으로 취업을 해서 내가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고, 성과에 따라 평가를 받으면 되지 나의 인사평가를 하는 팀장도, 임원도 아닌, 직장 선배에게까지 잘 보이라고 말하는 걸까?
필자가 직장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느낀 점은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고, 나 자신을 위해 일하며, 전적으로 내 필요에 의해 움직이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선배와 친해져야 한다는 것 또한 결국은 나 자신 때문이다. 선배와 친해지지 않으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적어지고, 주변 평판이 좋지 않게 흘러갈 수도 있다. 직장 생활 중 인간 관계는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간관계가 바탕이 되지 않은 업적이나 성과는 결국 누군가에게 Challenge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무너질 수밖에 없는 모래성을 쌓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일은 Manual로 배울 수도 있지만, Manual에 다 담지 못하는 부분들 중 개인들이 Know-how로 가지고 있는 것도 상당한데, 이런 것들은 선배와의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야만 배울 수 있다. 왜냐하면 선배 입장에서는 굳이 그런 것까지 후배들에게 알려줘야 할 의무가 없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렇게 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필자가 직장생활을 하며 사람들과 관계를 맺다 보니, 사람들마다 제 각각 가지고 있는 정보의 量과 質이 다르다. 신입사원은 신입사원들만의 정보가 있고, 대리들은 대리들만의 정보가 있으며, 리더인 팀장급이 되면 그들만의 정보가 있다. 그런 정보가 임원이 되면 그 Level은 따라갈 수 없을 정도가 되는데,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Top Secret 정보는 그들만의 League에서만 공유되기 때문에 해당 직위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만의 눈 높이에 맞는 소설을 쓸 뿐이다.
특히, 필자의 경우는 인사에서 오랜 경험을 쌓다 보니, 인사 상의 보안 정보를 독점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딱 그 Level에 맞는 어마어마한 소설들이 공유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A라는 직원의 인사발령에 대해 대리급 직원들은 대리급 다운 소설을 쓰고, B 조직의 조직개편에 대해 부장급선배들은 부장급 다운 소설을 만들어 낸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Scenario로 Version도 다양하게 해서 말이다.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지만, 그런 소문과 소설(?)을 듣고난 원작자였던 필자는 그 풍부한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게 되고, 심지어 어떤 경우는 파안대소를 금치 못한다.
이 글을 통해 필자가 신입사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편하고, 익숙한 것만 추구하며 동기들하고만 어울리지 말고, 선배들과 친하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신입사원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입사 동기들,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는게 편하고 좋겠지만, 다소 불편하더라도 선배들과 친해지고, 자주 Communication을 하다 보면 남들 보다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고, 일을 하는데도 한 발 더 앞서 가게 된다. 예를 들어, 같은 보고서를 쓰더라도 '이 보고서를 왜 작성해야 하는지', '이 보고서가 누구에게 보고 되는지', '이 보고서가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이 보고서의 결말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를 알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효율적이다. 뿐만 아니라, 그 정도의 고민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보고 받는 상사도 편하게 읽을 수 있고,
회사에서도 다른 보고서 보다 채택될 확률이 훨씬 높으니, 선배들의 정보는 신입사원들에게는 아주 중요하다.
그럼 여기서 선배란 누구일까? 그 선배는 회사 생활을 오래 했을 수록, 직위가 높을 수록 좋다. 나보다 1~2년 먼저 입사한 선배도 좋지만, 그 선배가 대리급이면 더 좋고, 과장급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며, 차부장급이면 신입사원이 필요한 정보는 완벽히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임원과 친해진다면? 뭐 그건 가능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거만큼 더 좋을게 있을까?
필자가 대학 다닐 때 한 선배가 이런 얘기를 했었다. "니가 조언을 받는게 결국엔 대학교 2학년 선배 아니야? 그래봐야 너보다 한 살 많고, 그래야 겨우 21살인데, 걔가 너한테 조언해 봤자 뭐 알고 조언하는 거겠어? 차라리 석사 과정에 있는 선배들한테 물어봐"라는 말을 들었었다. 그 때는 대학교 2학년 선배가 엄청 대단해 보였고, 그들이 세상의 모든 진리를 다 아는 것처럼 보였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겨우 21살 밖에 안된 청년일 뿐이다. 그래도 당시에는 나 혼자 고민하느니, 대학교 2학년 형한테 물어보는게 조금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조언을 대학원 다니는 20대 중반의 선배한테 물었다면 더 현실적인 도움이 됐을 것이고, 교수님께 상담을 요청했더라면 훨씬 더 큰 조언을 얻고, 심지어 현실적인 Solution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불편한 대학원 선배나 교수님 말고, 다가가기 편하고, 조언을 듣기 편한 신입사원 동기와 2학년 선배들에게만 조언을 구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결국 말도 안되는 우스운 조언들을 얻었던 것같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신입사원들끼리 얘기해 봐야 그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그 정도 Level의 다양한 Scenario가 부풀려질 뿐이다. 대리 선배들한테 물으면 그나마 조금 나은 정보를 얻겠지만, 그 이상의 인생 선배, 직장 선배님들과 친해져서 조언을 구한다면 현실적인 조언 뿐 아니라, 업무를 풀어나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선배가 있는 곳에 정보가 있다. 그러니 나를 위해, 나의 직장생활 적응과 성공을 위해 선배와 친해져 보자. 그리고 그들과 대화를 하고, 술을 한 잔 기울이며 그들의 정보를 힘들이지 않고 Share 해보자. 결국 나의 이같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노력이 결국 나한테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