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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Aug 03. 2020

모두가 기피하는 직원 Vol. 1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저 직원하고만 같이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은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직원의 특징을 손꼽는다면 대부분 인성이 좋지 않거나, 예의가 없거나,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그런데 필자가 다른 회사에 다니는 지인을 상담해 주면서 이 모든 유형을 다 덮고도 남을만한 성향을 보이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직장생활을 시작하려는 후배들에게 이런 직원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적어볼려 한다. (임의로 그 직원을 A라고 해보자)



상담하던 지인의 얘기인 즉, A는 이미 근 8년간 다른 사람들이 하나, 둘 기피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어느 누구도 같이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 직원이 되었는데, 흔히 말하는 직장내 따돌림이 아니라, A가 다른 모든 직원들을 따돌리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거였다.


Gettyimage 인용



그게 가능할까? 그래서 A의 특징에 대해 물어봤는데, A는 정말정말 말이 없단다. 하루 종일 말 한 마디도 안하고, 업무를 공유하려 해도 Eye-contact 조차 하지 않는단다.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는 컴퓨터만 보고 자기 할 일만 한다고 한다. 업무에 대해 질문도 없고, 지시한 일에 대한 Feedback도 없고, 하루, 이틀이면 할 수 있는 일을 2~3주간 혼자 붙잡고 있는데, 결과물을 보면 기가 막힌단다. 도대체 그간 무슨 일을 하고 있었던건지 이해가 안될 지경이라며 답답해 했다.


'어떻게 그런 직장인이 있을 수 있지?' 의아해 지인과 더 깊게 상담을 해 보았다. A가 왜 그런 성향이 되었는지, 처음부터 그랬던건지, 아니면 어떤 중차대한 계기가 있었던건지 물어보았다. A가 지인을 슬슬 피하고, 혼자 밥을 먹고, 인사를 안하게 된 시작은 일하는 방식과 업무 결과물에 대해 조언을 해주었는데, 뭐가 기분이 나쁘고, 잘 안 맞았던지 그날부터 아는 체를 안하고, 인사도 안하며 피해다닌단다. 점심 시간이 되면 어디서 식사를 하는지 스윽 사라졌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돌아온단다. 지인이 처음에는 어디서 식사를 했냐고 묻거나 뭘 먹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으나, 그 질문에 대한 대답도 시원찮고, 눈을 피하며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아 어느 순간부터 지인도 A에 대한 관심을 끊게 되었단다.



Gettyimage 인용



그래서 지인이 주변 몇 몇 사람들에게 이 상황에 대해 물어 보았는데, A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답이 돌아왔단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어 혼자 일하고,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건 절대 굽히지 않으며, 팀장이 무언가를 지시해도 자기 생각과 맞지 않으면 하지 않는 직원이란다. 사실 지인은 처음 다른 사람들이 A를 비난하고, 절대 같이 일하지 못한다고 불평했을 때, 모든 문제는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하며, A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보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다른 회사 벤치마킹하는데 데리고 다녀보고, 밥도 사주었으며, 고민 상담도 해주고 했었는데, 결국엔 지인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단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목소리로 비난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 지인의 마지막 말이었다.



하루 8시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하루 종일 사람들과 말 한마디 안하고, 인사 한 번 안하고 컴퓨터와 핸드폰만 보고 지낼 수 있는걸까? 다소 건방지고, 질문도 많이 하고, 직무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우수한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동료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어울리고자 하는 의도도 전혀 없는 사람이 사회 생활, 특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보다 못해 지인이 A에게 왜 회사를 다니냐고 물어봤단다. 그랬더니 A는 부모님이 직장 그만두는걸 반대하셔서 자기도 그만두고 싶은데, 그냥 다니고 있다고 했단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일은 없는데, 근무지가 서울이었으면 좋겠다는 유일한 희망을 덧붙였다고 한다.



Gettyimage 인용



A는 본인이 회사에서 온갖 피해를 당하고, 무시당하며, 괴롭힘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말을 섞고 싶지 않다는 말만할 뿐,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오해를 풀어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피하기만 하고 있었다. 그냥 상대 안하면 된다고만 할 뿐,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사람에 대한 애정도 없이 자리를 지키고만 있단다. 그러면서 다들 잘 몰라 그런데, A가 생각하고, 하는 행동이 다 맞는데 어리석은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고, 본인만이 옳다고 자평하고 있단다.


솔직히 이런 유형의 직원이 중소/중견기업에만 있는지 모르겠으나, 대기업에서만 근무를 해 본 필자로서는 그 상황이 잘 이해도 안되고, 뭐라고 상담을 해줘야 할지 당황스럽다. 필자가 굳이 이런 답도 없는 글을 쓰는 이유는 A라는 사람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하려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직장 생활에서 일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만, 인간 관계를 보다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보았다. 직장이라는 곳이 일을 하려고 모인 곳이지만,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일을 하더라도 사람들과 Communication하며 Synergy를 낼 수 있도록 조직 생활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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