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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세계사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by 김의진

재밌는 책이다.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면, 마치 TV 프로그램을 보듯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역사와 관련된 콘텐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이른바 정통 역사학자들이 딱딱하고 신중하게 설명해주는 학문적인 이야기다. 다른 하나는 때로는 전문성이 없다고 비판을 받는 역사 이야기 전문가들이 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이 책은 첫번째 보다는 두 번째에 가깝게 느껴졌다. 검색해보니 본인을 역사학자가 아니라 스토리텔러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는 능력은 분명히 출중한 작가인 듯하다.


세계사를 어떻게 한 권으로 표현했을지 궁금했다. 말 그대로 본인의 평가를 곁들여가며 큰 덩어리의 문화권을 중심으로 쭈욱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영상 콘텐츠나 TV 콘텐츠를 보고 있는 것같은 느낌도 들었다. 세상사를 많이 아는 어른이 자녀나 손주에게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 옛날 이야기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은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제대로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새롭게 다가오는 내용은 없을 것 같다. 핵심적인 이야기는 대부분 교과서에도 나와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세계사를 거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최소한의 상식적 수준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 만족스러울 듯하다.


내가 그동안 살면서 봐왔던 수많은 소설,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주워들은 이야기까지하면 꽤 많은 역사를 알고 있었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깨달을 수 있기도 했다. 우리나라 문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중동, 중남미 등의 이야기는 새롭게 디기오기도 했다.


나는 삼국지, 초한지 그리고 중국의 톨킨 김용의 무협 소설들 등을 통해 중국사를 저절로 알게 된 세대다. 대망 등의 소설을 읽으며 일본 역사를 알게 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 수많은 TV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한국사를 잘 알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문화 콘텐츠의 내용으로 역사만큼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소재는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의 능력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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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