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감으로 두 번째 주가 끝났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사실, 아는 것이 거의 없기에 모든 것이 다 새롭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감에게 주어진 고유의 일들을 해야 하는 일들의 타임라인이 있기에, 동료 교감들은 어떻게 하는지도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발버둥을 치는 중이다. 참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학교지만, 어떻게든 학사운영이 되고 있기에 감사한 마음이다.
교사도 나를 잘 모르고, 나도 교사들 한 명 한 명을 잘 모르고 있기에 서로 적당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직장에서 서로간의 거리감이 사라지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재 상태가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문제 상황이 발생하기 되면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풀어나가야 할 수밖에 없기에 걱정스럽기도 하다. 많은 인원의 교사들과 함께하다보니 경조사가 끊이지를 않는다. 벌써 조문을 다녀왔다. 교감이 준비해 두어야 할 물품에 검은색 정장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억지로 다가가려고 노력하면 부작용이 생길 것 같다는 걱정도 든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친근해지리라 기대해본다. 사실, 평일에는 워낙 정신이 없어서 이런 고민을 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이런 내 마음이 보였는지, 교장님께서 학년도 초 부서별 방문을 추진해 주셨다. 덕분에 부서별로 교사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정리하여 교장님과 함께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부끄럽지만, 이주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우리 학교의 교직원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얼굴을 정확하게 외우지 못했었다. 형식을 갖춘다는 것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떤 선생님이 계시고 어떤 고민들을 하고 계신지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기회라 고마웠다.
우리 학교에 처음 왔던 2월은, 여느 학교가 그렇듯 마무리되지 않은 공사들로 혼란스러웠다. 비록 2월에 모두 끝내지는 못했지만, 3월의 새싹들처럼 봄의 날씨와 함께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며 시작하는 느낌이라 나쁘지 않다. 십여년 전 재건축된 신축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학교지만, 왜인지 모르게 오래된 안정감을 주는 우리 학교의 따뜻함도 좋다. 인조잔디 운동장 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넓은 초록색이 마음을 따뜻하고 기분좋게 만들어준다.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기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언젠가는 불쑥불쑥 예측하지 못한 타이밍에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치고들어올 것이다. 학교란 원래 그런 곳이다. 달콤한 지금의 느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기억해두고 싶다. 사춘기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들의 현재 모습이 아닌 지금까지 내게 주었던 기쁨의 기억들이 큰 힘이 된다. 우리 학교가 좋을 때 더 많이 좋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