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 Apr 10. 2024

감정의 지도

감정 2

 


공부를 잘하는 아이의 감성지수!! 

잘 나가는 회사의 CEO는 IQ보다 EQ가 높다!!


언제부터인가 아이큐보다 감성지수인 EQ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일명 정서지능이라는 것이다.   

   

정서지능이 낮은 아이는 학습능력이 저하된다고 한다. 주의집중에도 어려움을 겪고, 기억력이 저하되고 심할 경우 신체화 증상이 나타난다. 수시로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파서 공부를 할 수가 없는 것이 신체화 증상의 한 예이다.      


하지만 정서지능이 낮아도 높은 학업 성적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히 애착이 불안정하게 형성되고 자존감이 낮은데 학업성적이 우수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은 정서지능이 낮음에도 어떻게 높은 성적을 성취할 수 있을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경우 불안도가 높고,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맡은 바 소임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경향이 있다. 학생이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직장인이라면 워커홀릭이 될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해서 ‘인정’이라는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이러한 성취를 심리학에서 말하는 ‘허구의 독립’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겉보기에는 자기 일을 똑 부러지게 하는 사람이지만 내적으로 타인의 ‘인정’에 의지하는 것이다.      


정서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능력이기도 하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도록 한다.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어떠한 감정들이 지도를 그리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감정의 고전적 관점에서는 우리 인간의 감정은 인류 보편적인 것이라고 보았다. 진화론자인 찰스 다윈도 인류 보편적인 감정이 존재하고, 우리가 읽을 수 있는 표정이 그 증거라고 했다.     

 

심리학자 폴 에크만의 기본 정서는 이러한 감정 진화론을 기반으로 6가지 기본 감정을 제안했다.    

  

행복, 슬픔, 공포, 분노, 놀람, 역겨움     

 

이러한 감정은 일차적 정서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일차적 정서 뒤에는 이차적 정서나 배경 정서가 숨어있다. 감정은 고정불변이 아니고 유동적이다.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걱정이었거나 두려웠던 것일 수 있다. 아이가 없어진 줄 알고 경찰에 신고까지 한 엄마가 있다. 나중에 친구 집에서 놀고 있던 아이를 발견하면 반가워하는 게 아니고 화를 낸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일차적 감정은 ‘화’이지만 그 안에 숨은 이차적 감정은 ‘걱정과 두려움’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리사 펠드먼 배럿에 따르면 감정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나라, 문화,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된다고 한다.      


다마지오의 <느낌의 발견>에서도 동일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가진 개인들에게는 특정 상황에서 매우 일관성 있게 동일한 정서를 일으킨다고 언급한다.      


크게는 문화권일 것이고 그보다 작게는 국가 단위, 더 작게는 지역 단위, 더 세분화되면 각 가정 단위로 쪼개진다.      


우리 인간은 특정한 감정을 느끼면 그것과 연관 지어지는 특정한 행동을 하게 되어있다. 이러한 것들이 어린 시절 양육환경에서 조성되고 각인된다.       


문화 보편적인 기본 감정이 있다고 하지만 각 개인은 자기만의 감정의 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같은 말에 대해 어떤 사람은 수치심을 느끼고 화를 내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재미를 느끼고 웃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배가 고파도, 추워도, 더워도, 귀찮아도, 아파도 모든 느낌이 ‘화’나 ‘짜증’으로 뭉뚱그려 표현되는 방식을 수십 년간 보고 자란 사람은 이 외에 다른 표현법을 알 길이 없다.      


특정 상황에 특정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내 안에 원하는 어떤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이 욕구를 ‘심층 감정’이라고 부른다. 욕구가 강하면 강할수록 채워지기 힘들고 이는 화를 유발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의 정도와 자극을 통한 욕구 충족의 정도에 따라 우리의 감정은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껏 사용하던 불편한 감정의 지도를 보다 편한 지도로 재작성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재정비해야 할까?     


-3편에서 이어집니다-




표지그림 : Mercedes Lagunas, < Flower 2>






매거진의 이전글 결정하는 감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