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 Apr 13. 2024

내 안의 감정 틀

감정 3

우리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매일 겪고 있다. 외부의 자극을 스트레스원이라고 하고 그 자극에 대한 반응을 스트레스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감정에 커다란 변화를 만든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들 때도 있고,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같은 문제에 대해서 어떤 날은 화가 나지 않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고함을 칠 정도로 화를 주체하지 못하기도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리처드 라자루스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자체에 대한 문제보다는 그 문제를 다루는 개인의 해석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아들러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이라고 했다. 다니던 직장에서 견딜 수 없어서 이직을 했더니 똑같은 문제에 봉착할 때가 있다.      


애인과 마찰이 심해 이별을 하고 다른 애인을 만났는데 똑같은 문제로 다툼이 발생하고 비슷한 이유로 이별을 한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제공한 책임은 전적으로 꼰대 직장 상사나 자유분방한 신입에게 있을까. 나는 사건반장이라는 프로를 즐겨보는데 고민 상담의 내용은 9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간관계 문제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외부를 통제하려는 성향이 있다. 끝없이 배우자나 부모님 탓을 하고 누군가가 바뀌기를 기대한다. 내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 믿고 관계를 포기한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에는 외부 통제와 내부 통제가 있다. 외부 통제는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다. 층간 소음이 너무 심하거나 동네에 무법자(?)가 살고 있다면 이사를 갈 수 있다. 


내부 통제는 말 그대로 나의 내면의 인식을 통제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각자의 내면의 인식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것이 내 감정을 다스리는 자기만의 고유한 스키마이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에서 나온 기본 개념 중에 ‘적응’이 있다. 사람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동화와 조절이 필요하다. 동화는 자신의 틀에 세상을 맞추어서 보는 것이다.      


내 틀이 하트 모양이면 세상은 하트로 보이고 동그라미이면 동그라미로 보인다. 이 틀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부모의 양육을 통해 만들어진다.      


조절은 자신의 틀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바꿔 나가는 과정이다.      


감정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왜 인지 발달 이야기로 빠지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감정의 지도를 재작성하기 위해서는 ‘인지’를 뺄 수 없기 때문이다.    

  

생물에 속하는 인간이라는 유기체는 분명히 다양한 신경전달 물질의 영향을 받는다. 코르티솔, 엔도르핀, 옥시토신, 세로토닌, 모노아민,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은 우리 감정의 업다운에 생리적인 작용을 한다.      


인지는 유기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변화의 과정 등을 저장하고 습득하는 역할을 한다.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게 마련이다. 인지 이론에서는 감정이나 행동은 사람들의 스키마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앞의 글 <감정의 지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같은 상황에 다른 감정적 반응이 나오는 것이 바로 이 인지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문제라고 여기는 문제들이 진짜 문제 그 자체인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아이가 게임을 하는 것을 ‘문제’라고 보기 시작하면 문제가 된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내가 처음 상담을 받게 된 이유는 나의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담을 받으며 한 꺼풀씩 진실을 벗겨 나가다 보니 진짜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멀쩡한 아이를 ‘문제’라고 규정짓고 바라보는 나의 프레임, 스키마가 비합리적이었기 때문에 아이에게 늘 화를 내는 정서적 문제를 겪은 것이다.      


우리는 감정의 지도를 새로 작성하기 위해 인지적 재구성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어지는 다음 글에서 인지 오류와 인지적 재구성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표지그림 : Mercedes Lagunas, <Home>






매거진의 이전글 감정의 지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