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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Apr 14. 2024

감정의 지도 새로 만들기

감정 4

     

도 아니면 모, 성공 아니면 실패, 칭찬 아니면 비난, 이런 흑백 논리는 대표적인 인지적 오류이다.  

    

생활 전반에 걸쳐서 인지적 오류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심리적 문제를 겪게 되고 인간관계에서도 다양한 갈등 장면에 놓이게 된다.      


관계의 문제는 감정의 문제이고 감정의 문제는 결국 관계의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      


흑백 논리적 사고 외의 인지적 오류들은 다음과 같다.      


내가 하는 일이 늘 이 모양이지. - 과잉 일반화, 
내 인사를 받지 않은 건 나를 무시한 거야. - 비약적으로 결론짓기, 
옆 테이블에서 웃은 게 나를 보고 웃은 거야. - 개인화, 
나는 인간쓰레기야. - 잘못된 명명, 
내 전화를 안 받네? 내가 싫어졌나 봐. - 근거 없는 감정적 추리      


이런 식의 건강하지 못한 생각을 역기능적 인지 도식이라고 한다.      


자신 안의 강화된 인지 도식 신념들은 유서가 깊다. 아주 어린 유년기부터 다지고 다져진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반응이다.      


역기능적 인지 도식에는 핵심 신념들이 바탕에 깔려 있다. 누군가에게 버림받거나 거부당할 거라고 믿는 신념, 타인을 의심하거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신념으로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분노의 감정을 유발하는 역기능적 핵심 신념으로는 ‘특권의식’이 있다. 내가 이렇게 잘났는데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며 화를 내는 것이다.      


뉴스에서 손님이 뜨거운 커피나 호떡을 종업원에게 던지는 사건들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은 자신이 대단히 대접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특권의식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의 행동 배경에는 자기만의 핵심 신념이 자리를 잡고 있고 이 신념들이 각각의 상황에서 특정 감정을 유발한다.   

   

     감정과 행동  → 욱해서 호떡을 던짐.

                         ↓↓

     자동적 사고  → 내 요구를 안 들어주니까 열받네.

                         ↓↓

     인지 오류    → 호떡을 잘라달라는데 거절하는 건 날 무시한 거야.  (비약적 결론)

                         ↓↓

     핵심신념     → 나는 대접받아야 해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감정과 사고의 이면에는 인지적 오류가 자리 잡고 있고 그 한 층 아래에는 핵심신념인 역기능적 인지 도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감정의 지도를 재작성하기 위해서는 바로 우리의 인지 오류를 파악하고 역기능적 인지도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      


감정과 관련된 나의 글 맨 처음으로 돌아가 보겠다.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며 내 감정이 상했던 장면이다.      


자식은 엄마에게 반드시, 항상, 꼭, 당연히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자식은 엄마와 반드시, 모든 상황에, 꼭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해야 한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신념을 갖고 있다면 아들의 무성의한 ‘응’이라는 대답이나 ‘엄마와 말하고 싶지 않다’는 말에 화가 나야 마땅하게 된다.      


하지만 ‘자식도 살다 보면 엄마에게 무례할 수 있다.’ 거나 ‘자식도 내키지 않으면 엄마와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 상황이 화로 이어지지 않게 된다.      


리사 펠드먼 배럿은 감정은 세계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고 했다. 사람은 감각입력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검정의 능동적 구성자라는 것이다.      



불쾌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당신의 경험을 해체 또는 재범주화하라.    

   -리사 펠드먼 배럿



감정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닌 유동적인 것이다. 우리의 스키마를 재성형해 나가다 보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매일의 감정상태이다. 

-마크 브래킷(예일대 감성지능 센터장)-              





      


표지그림 : Mercedes Lagunas, <Flower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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