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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룩쥔장 Jan 15. 2016

관계의 두려움..

나는 관계맺음이 싫다..

싫은걸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참으로 간단한 그 명제를 실천하기까지 알 사람은 다 안다.

사는게 참으로 내 맘대로 안된다는 걸..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살리라 생각하면서도

순간순간 내 발목을 부여잡고 내 옷깃을 끌어당기고 그럼으로 나를 머뭇거리게 하는건

어쩔수 없는 이 사회에 몸담고 있는 사회인,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주입된 억제와 속박의 교육들 때문이겠지..


무엇보다 내가 이러이러한 인간이며

그 형태가 남들이 생각했을때 좋아하기 힘들수도 있으며

나라는 존재를 버거워할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가 힘든 과정이기 때문일거다.


사십여년을 살아오면서 이제서야 나도 내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으니

내 주변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타박하고 비판할 위인이 못된다. 나는.


나는 내가 꽤나 외향적인 인간이며

사교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을 좋아하고 관계맺기를 즐겨하는 사람인줄 알았더랬다.

그도 그럴것이 생면부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도 발표하거나 강의하기 좋아하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전혀 주눅듬 없이 이것저것 물어보기 좋아하고

어디가서든 적응하지 못한 적은 없었으니..


그런데 최근의 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사람사이의 관계에 익숙하지 못하며

관계의 얽매임을 싫어하는지 들여다보게 되었다.


일단 그 증거는,

내 핸펀은 광고성 전화 외에는 거의 울리지 않고 있었다는 거다.

업무상 필요할때 오는 전화야 일을 할때는 종종 있지만,

가게도 그만두고 쉬고 있는 지금에는 업무상 전화도 끊어졌고

그 흔한 친구전화도 동네 엄마들 전화도 거의 없다.

그저 남편과 딸, 친정엄마의 전화가 99%.


카톡마저도 내가 먼저 필요에 의해 보낼때를 제외하고는 울리는 일이 거의 없다.

나 역시도 그런 상황에 대해 불쾌하거나 서운해 한적이 없는것이

오히려 전화벨이 울리거나 카톡 소리가 나면 가슴이 덜컹하는 것이 뭔일인가 영 달갑지 않게 본다는 거다.


가장 최근에 맺은 관계는

이번달에 있을 가족여행을 위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일본인 아줌마였는데

숙소예약을 위한 메시지 알람이 몇번 오간이후로

초기의 신선함과 재미를 떠나 하루만에 관계의 불안함으로 전이되고 말았다.


아마도 나란 사람이

사람사이의 관계를 원치않는다기보다는

글을 통한 관계, 그리고 그 소통의 장인 메일이나 문자, 카톡을 원치 않는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애써 찾아서 모임을 챙겨나가고 오랜만에 안부를 묻고 만나자 약속을 정하는 스타일도 아니니

분명 관계맺음에 서툴거나 피로함을 느낀 단계는 맞는듯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얽히듯 엮이고

서로를 길들이기 위해 소모하는 시간들이 너무 무의미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온전히 나 스스로에게만 집중하기도 힘든 시간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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