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후룩쥔장 Jan 14. 2016

요즘의 후룩쥔장은...

잠시 쉬어가는 쉼표의 시간..

후룩쥔장의 지난 연말은 무척이나 분주했습니다.

기존 해왔던 국숫집이 매물로 내놨으나 나가지 않아 결국은 위탁경영이란 처음 해보는 시도를 감행했고,

바로 남편이 벌려놓은 마트내 입점코너로 가서 하루도 쉴틈없는 마트생활을 했습니다.

1년 365일 연중무휴라는 이름으로 돌아가는 대형마트내 식당가는

나름 평일은 하품도 해보고 인터넷 뉴스도 들여다보며 잠시 앉아 쉴틈도 있었으나

금요일부터 조금씩 시작되는 주말의 조짐은

토요일 아침부터 정신없이 정점을 찍은 후에

일요일 오후까지 그야말로 녹초가 되게 만드는 생활이었습니다.


그렇게 꼬박 두달을 남편과 함께 번갈아 돌고 나니

ㅇ일과가 끝나고 난 후 집에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악셀을 밟을 힘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burn-out되는 상태였습니다.

그야말로 다 타버려 손하나 까딱하기 싫어버리더군요.


그날만 있는 것이 아닌,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쉴틈없이 돌아가니

유일한 우리의 낙이자 힘이 되었던 건 다름아닌 술.

노가다 하시는 분들이 왜 저녁반주로 소주나 막걸리를 드시는지,

그리고도 다음날 일찍 일어나 일하러 나가시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남편과 저는 또한번 느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마시는 한잔의 맥주, 소주, 와인의 값진 느낌을요.

사실 한잔으로만 마무리 한적은 없고 두세잔은 되어야 마무리가 되곤 했지만 말이죠..


그렇게 두달을 돌고 하고있던 점포를 가맹으로 넘기고서야 우리 부부는 잠시 쉴 틈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번 1월은 온전한 우리의 방학이 될것 같습니다.


ㄴ남들에겐 짧을수도 있는 겨우 두달이란 시간이었지만

지구력 부족하고 냄비근성 강한 우리 부부에겐 마치 2년은 지난것만 같은 시간이었네요.

그 시간동안 마트라는 특수한 상권에 대해서 경험한 것은 값진 경험이었으며

위탁을 줬던 제 가게에서 일어난 임차인과의 논쟁은 불쾌한 경험이자 또한 위탁경영 또는 전대차계약에 대한 많은 배움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미숙했던 운영방식으로 인한 무지는 '돈'이라는 물질로 되갚아야 했고

이러다 쓰러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가혹했던 육체노동은 또한 '돈'이라는 물질로 보상이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결국은 제로썸이 된건가 싶기도 해 인생살이 참 씁쓸해지네요.


내 돈이던 남의 돈이던 투자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손익이 발생하는 것이 장사요 사업이기에

진저리를 내면서도 그럼에도 얌전히 조직에 들어가 굴비엮듯 이어지는 먹이사슬고리에 제 몸을 엮지 못ㅎㅏ는

저의 타고난 꼬라지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때로 이익이 날수도 손해가 날수도 있으니 그저 너무 맘상해하지 말고 깊이 한탄하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나자 오늘도 위로해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후룩쥔장의 소소한 근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