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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룩쥔장 Jun 06. 2020

글쓰는 근력을 키우고 있어요

제주살이를 꿈꾸는 당신과 나누고싶은 이야기


제주에 사는 후룩쥔장입니다.


주말이 되었네요.

요즘 같은 시국엔 아이들도 학교에 가지 않고, 저 역시도 집에서 재택근무 위주로 하다보니 사실 주말이란 것이 큰 의미가 없지요. 그럼에도 온라인 학습을 하던 아이는 주말이라며 늦잠을 자고, 저 역시도 오랜 습관에 의해 한주를 마무리하는 이런 주말이 되면 느슨해집니다.


새롭게 마음을 잡고 #디지털노마드 가 되기 위한 학습을 시작한지 6일째가 되었습니다. 

우연하게도 월요일부터, 6월 1일부터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제주에서먹고살기 란 주제를 가지고 꾸준히 글쓰기를 시작한 지 한주가 되어가요.


평소 글쓰기란 제게 익숙한 습관 같은 거였어요. 

항상 뭔가 끄적이는 걸 좋아했고 어떤 주제를 줘도 크게 고민없이 쓰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뭐라도 쓰지 않으면 미칠것 같은 때도 많은 나름 문학소녀였는데요. 아이 둘을 낳고 생업에 지치고 이런저런 직업을 갖게 되면서 그때마다 투자되는 노동의 시간 중에 글쓰는 시간을 할애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더라구요. 


요 몇달간은 코로나라는 변수도 변수였지만, #갱년기 라는 무시못할 증상도 겹쳐 글쓰기와는 거의 담쌓고 지내왔었어요. 근근히 읽던 책조차도 손에 잡히질 않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판매하던 #제주농산물 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당장 판매할 아이템도 없었고, 준방학을 맞은 아이들까지 집에 있다보니 리듬이 많이 깨지더라구요. 





제주 재입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제주농수산유통 의 특징은 시즌을 탄다는 거예요. 


사시사철 같은 품목을 파는 것도 아니고, 따로 매장을 두고 파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재고부담을 최소화하고 최고의 맛을 줄수 있는 아이템만을 선정하다보니 #제철재료 만을 판매하게 되고 한 품목이 끝나면 다음 품목을 또 찾아야 하니까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한 주기로 보면 일년이 지나야 겨우 한번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보면 몇년은 지나야 공급처도 판매처도 확보되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이 굴러갈수 있단 계산이 나와요. 




결국 시간이 필요하단 결론입니다.



그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평정심을 가지고 가기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예요.

한달도 아니고 일년, 길게는 몇 년을 들쭉날쭉한 수입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는 건 가계에 엄청난 부담이 되니까요. 아마도 이건 #농산물유통 뿐만 아니라 이제 사업을 시작하시는 분들, 아직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분들 모두에게 부담되는 일이겠지요. 그래서 자영업자들에겐 그 버틸수 있는 #여유자금 이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이 시기들을 지나오면서, 또 지금도 지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멘탈관리예요.

전 제가 이리도 유리멘탈인지 미처 몰랐던 것 같아요. 나름 꽤나 강철멘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더라구요. 그동안 지나왔던 많은 일들, 감내해야 할 시간들이 겹쳐 지칠 때도 되었고 그래서 나약해진 면도 있겠지만 사십 넘게 살면서 사연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나이들면 서운한 것도 많아지고 잘 삐친다고들 하는건가 봐요. 


운동삼아 오른 새별오름



한 몇달 멍하니 정신 놓고 살다 보니 이젠 지칠때도 됐는지 어느날 퍼뜩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제 됐다. 다시 일해보자!'

그동안 사업을 해 오면서 생긴 나름의 철칙이 한가지 있다면, 이런 거예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자의에 의해 되지 않는 일, 타의에 의해 해야하는 일이 싫어 이 험난한 자영업의 길로 들어섰는데 또 다시 그 굴레로 들어가고 싶진 않더라구요. 

그러려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내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일, 흔들림 없는 일이 필요했어요.

성수기와 비수기를 컨트롤할 수 없다면 금방 지치고 말거잖아요. 다시 또 실패할 순 없더라구요.




일단 글쓰기부터 하기로 했어요.


매일의 기록, 하루를 잡아주는 체계, 흔들림없는 멘탈관리를 위한 목적이었지요.


누군가에겐 아침운동이 될수도 있겠고, 또 누군가에겐 그림그리기가 될 수도 있겠고, 또 누군가에겐 만남을 통한 수다가 될수도 있겠지요. 전 제가 좋아하고 또 필요한 글쓰기로 시작해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다시 마음잡고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어떤 주제에 의한 글을 쓰자니 처음엔 좀 막연했어요. 도입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구요.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다 쓰고 나서도 몇번을 수정하고 이미지를 고르고 편집하고 삽입하고 하는 일로만 하루가 다 갔네요.


그럼에도 꾸준히 해보기로 맘먹고 하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게 보여요.

'오늘은 어떤 주제로 글을 쓸까?' 즐겁게 생각해보게 되고, 습관처럼 하게 되는 산책길에서도 마트에서도 이걸 써보면 어떨까, 이 이미지를 활용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요.

사건사고를 다룬 짤막한 인터넷 뉴스와 연예면, 쇼핑몰만 보던 스마트폰 검색에서 벗어나 이젠 관심사를 모아둔 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해요. 


오히려 만족감은 높아졌어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면서 왜 그런거 있잖아요. '오늘도 난 또 뭘한거지?' 이런 회의감이 아닌,이런 뿌듯함 같은 거요. 

아,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다!


'배움엔 때가 없다' 라는 건 꼭 어려서 배워야 한다는 게 아니라, 내가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을때 배우는 의미라잖아요. 학생 때 의무적으로 하는 공부는 사실 왜 배워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것들 투성인데, 지금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내 필요에 의해서, 내 관심에 의해서 찾아하는 배움은 그 결이 확실히 다르네요.


요즘 글쓰기 근력을 키우면서 배움의 즐거움으로 무척 충만해졌습니다. 





온라인 교육이 확실히 대세로 굳어지고 있죠. 


저도 기업교육이지만 교육업계에 있으면서 경험한 교육업계는 그동안 집합교육 위주였잖아요. 온라인 교육이 도입된지 한참 되었지만, 어찌보면 집합교육을 보조하는 도구로 쓰였지 독자적으로 효과를 검증하기엔 미비하단 의견들이 사실 많았어요. 


그런데 역시 시대의 흐름은 어쩔수 없나봐요. 

꼭 이런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아니었더라도 온라인으로 향하는 교육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을 거예요. 


무엇보다 온라인 교육은 공간의 제약이 없고, 저처럼 제주에 사는 사람이든 해외에 사는 사람이든 충분히 가능하니까요. 


다양한 온라인 교육이 가능한 크몽 메인화면


재밌는 이야기 하나를 하자면, 제가 최근 저희 집이 이사를 해야해서 근처 주택들을 알아보고 있는데요. 

제주도 부동산 경기 하락하고 미분양까지 속출한다는 이야기 나온지 한참이라 임대가격들도 많이 내렸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처 타운하우스가 많은데 사실 제가 보기엔 그동안 가격이 너무 높아 보였거든요. 

실질적인 땅크기가 큰 것도 아니고 딸랑 집한채 있는데 그것도 집들끼리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우도 많고 겉으로 보기엔 그럴싸한테 내부로 들어가보면 구조가 너무 좁고 자재도 엉망이고 한 경우도 많이 봐서요. 


막상 집을 알아보려니 임대물건이 없어요. 

시내쪽 아파트나 빌라, 다세대 매물은 많고 가격도 많이 내려갔는데 말이죠. 부동산 계신 분께 여쭤보니 그런 말씀을 하세요.

"코로나 때문에 육지에서 제주로 피난 오신 분들이 단독주택을 선호하셔서요. 그동안 나왔던 매물도 이번에 싹 다 나갔어요."

그분도 놀라셨다는 말씀이셨어요. 코로나 때문에 사람과의 거리두기가 실천화되어 있고, 오르 내리는 엘리베이터에서도 접촉을 기피하고 있다는 말씀이셨어요. 말씀 듣고보니 그럴수 있겠다 싶어요.


그럼 더더욱 온라인 교육은 필요해질 거예요. 

한적한 곳을 찾아왔다 해도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 있잖아요. 

전 배우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기본욕구중에 하나라고 보거든요.


배우고 싶은 걸 찾아 매번 비행기를 타고 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교육장소로 찾아가 듣다가 다시 또 타고 타고 제주로 올 순 없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컨텐츠의 힘, 중요합니다. 


좋은 컨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다면 제주에서도 충분히 교육이 가능합니다. 컨텐츠를 온라인을 통해 육지로 보낼 수도 있고, 제주에 있는 분들에겐 오프라인을 접목한 교육이 가능할 수도 있고요. 아니면 육지에 계신 분들을 제주로 오시게 해서 교육을 주제로 관광과 접목시켜볼 수도 있지요.


사실 그동안 #제주의교육 은 많이 낙후되어 있었어요. 

강사 개인적 이력만 보면 정말 뛰어난 숨은 고수들이 많은 곳이 또 이 제주도인데요. 안타깝게도 수강생을 모으기엔 인구가 너무 적다보니 어려운 점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전후해서 급격한 변화가 물살을 타고 있고, 더불어 #제주에서교육 하기도 전망이 밝아보입니다. 


교육을 기반으로 #제주살이 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또 소식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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