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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룩쥔장 Apr 14. 2016

돈을 쫓지 말아야겠다..

자영업자의 깨달음._1

지난 몇년간의 던져진 '자영업자'라는 이름에 잠시 쉼표를 찍고 있는 지금,

문득문득 떠오르는 '창업'과 '경영', 그리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뗄레야 뗄수 없는 '경제'라는 관념과 결부지어 한번쯤은 정리하고 싶었던 생각들에 대한 기록이다..


#1.

성공했던 아이템과 실패했던 아이템의 차이


 첫번째 가게였던 제주의 레스토랑 아일랜드는 성공했던 경험,

 두번째 가게였던 남양주의 고로케 가게는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되었던 절반의 성공의 경험.

 세번째 가게였던 잠실의 국숫집은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도 다 털고 나와야 했던 실패의 경험..


사업을 하다보니 이윤을 남긴 경우도 있고, 손해를 본 경우도 있었다.

물론 처음 시작할때 모두는 최소 대박은 아니더라도 쪽박의 결과가 내 경험이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시작한다. 자영업자가 성공할 확률은 10%도 되지 않는다고 언론에서 아무리 얘기해봐야 시작하는 모두는 그 '대부분의 실패자'중에 내가 한명이 되리라고는 믿고 싶지 않으니까.


성공과 실패의 원인 분석을 해보면 꼭 어느 한가지의 원인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것은 마치 둘이 좋아 연애하고 밤에 집에 가기 싫을만큼 함께 있고 싶어 결혼이란 걸 한 부부가 어찌 살다보니 이혼이란걸 하게 됐을때, '어쩌다 우린 이렇게 되었지?'라며 곱씹어보면 딱히 한가지로 이유를 댈 수 없는 복합적인 '상황'이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업이란 것도 이와 비슷해서 꼭 자금력이 부족했다라는 '돈의 문제'만이 될 수 없고,

아이템이 적절치 못했다는 뒤늦은 후회에서 오는 '메뉴의 문제'만을 탓할 수 없으며,

함께 했던, 혹은 데리고 있던 직원들의 경험과 인성의 문제 때문이라는 '사람의 문제'만으로 그 탓을 돌릴수도 없다.

처음부터 될 자리가 아니었다, 혹은 바로 옆에 들어온 큰 가게 때문이다라는 '자리의 문제'만이 될 수 없으며,

이 모든 걸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장이란 사람의 경험부족과 경솔함의 문제라는 '나의 문제'만으로 그 탓을 돌릴 수도 없다라는 것이다.


될 자리가 아님에도 줄서서 먹는 대박가게가 분명 존재하며

내부 인테리어는 커녕 외부 간판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곳에서 장사만 잘하고 있는 가난한 사업가들도 분명 성공한 케이스가 있고,

경험없는 초짜 젊은 사장이라도 알차게 가꿔 꾸준히 대박을 치고 있는 가게가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원인을 납득하게 만들 수 있는 그나마의 근접한 이유를 대라면 난 그것은 '타이밍'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나에게 주어지는 적절한 '때'라는 것 말이다.

그것은 돈이 없는 자에게도, 경험이 없는 자에게도, 주변에 기댈만한 사람이 없는 자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으로 그 '때'를 잘 알고 준비하고 받아들여 알차게 가꾼다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내 나름의 분석이다.


물론 그럼에도 한번의 성공경험이 영원할 수 없고,

한번 만들어진 시스템이 평생 견고할 수 없으며,

초기에 시도한 인테리어가 10년이 지나도 먹힐 리가 없다.


내 사업을 한다는 건, 내 가게를 한다는 건, 더 크게 나아가 내 회사를 한다는 건,

아이를 돌보는 일과 같아 그때그때 보살펴주고 점검해주고 바꿔주며 학습을 시켜줘야 한다는 거다.

장사를 하기 전 기업교육에 몸담았던 때가 있었다.

성인학습에 있어 그 필요성에 관한 설득력있는 학설이었는데, 생명이 없는 건물안에 입주해 있는 회사도 결국은 생명체를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라서 그 사람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회사라는 건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꿀렁꿀렁 움직이며 보다 나은 곳을 향해 발전해 나간다는 거다.

책상에 앉아 일하는 사무실도 그러할진대 끊임없이 손님들이 드나들고 접객해야 하는 식당은 오죽할까.

아무리 훌륭한 아이템으로, 멋진 인테리어로, 큰 간판으로 시작했다 해도

끊임없이 채워주고 바꿔주고, 웃어주고, 손때가 묻어가지 않으면 그 가게는 '죽은 가게'가 된다..


지난 여러 경험들을 되새기자니 다시 또다른 아이템을 시작해봐야 할 때인 것 같아 몸이 근질근질해온다.

아~ 찬란한 봄이여.

가게가 아닌 집에서 만끽하는 이 봄이 사실 난 지금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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