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후룩쥔장 Jun 19. 2019

만남

필리핀 사업, 앙헬레스 그곳은 악마의 도시_6

# 두달 전


 몇달만에 필리핀에서 돌아온 남편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이미 오픈예정일을 넘겨 늦어지고 있다는 건, 무언가 일이 잘 안풀리고 있다는 거였다. 그녀는 까맣게 탄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 괴로워 외면하고 싶었다. 남편이 없는 지난 여름동안 그녀도 한국에서 힘들었다. 필리핀 사업을 위해 들어간 돈의 부재를 절감하며 그녀 또한 그 가을, 불안감과 당일 알바로 살아내고 있었다. 필리핀 일이 어찌될지 모르니 정식으로 취업을 할 수도, 무언가 일을 벌일수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수도 없었다. 이번달이면, 이번달이면 된단 소리에 그저 필리핀에서의 연락을 기다리며 버티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속앓이로 까맣게 탄 남편의 얼굴을 외면하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할 수 없었다. 다른 일이라면 몰라도 요식업을 하면서부터 부부는 함께해 왔다. 아웅다웅 다투기도 많이 다퉜고 당장 죽일듯이 싸우고 다시는 안볼듯이 외면하며 돌아서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녀없이 그 혼자서는 감당할수 없는 일이란걸 이제 그녀도 모르지 않았다. 


"대체 뭐가 문제인 거야?"

"내가 해결해보려 했는데 이젠 나도 모르겠어. 정말 너한테 물어보고 싶다. 나 이거 계속 해야 할까?"

"뭐? 지금 거기 들어간 돈이 얼만데, 이제 와서 그만두겠다는 거야? 몰라서 물어? 지난 몇달동안 우리 그 일에 올인했어. 지금 껍데기뿐이야. 오픈도 못해보고 그만둘 순 없는거잖아. 대체 뭐가 문젠데?"

"물론 돈이 문제야. 아니다. 꼭 돈만도 아닌거 같애. 나도 잘 모르겠어. 판단이 안서. "


평소답지 않게 흔들리는 남편의 눈을 본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했던 크고 작은 사업에 그가 그렇게 자신없어 한 적은 없었다. 성공한 적도, 실패한 적도 있었지만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겠다고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극단적이며 비관적인 예측은 그녀의 몫이었다. 그는 언제나 지나치다 싶을만큼 긍정적이었고 그런 그가 그녀는 항상 진중하지 못하다며 못마땅한 터였다. 

그녀는 고민했다. 이제와서 그만둘 수는 없었다. 남편이 판단을 내릴수 없다면, 그녀에게 판단을 내려달라고 한다면, 그녀가 결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돈이 얼마나 부족한거야? 지난번이 마지막이라고 했잖아?"

"그놈들이 그땐 그랬었지. 그런데 예기치 않던 곳에서 자꾸 딜레이가 되고 추가요금이 들고, 일이 진전이 안되니까. 일단 이천만 있으면 나머지 공사 마무리하고 오픈할 수는 있을거 같애."

"흠. 이천만 있으면 되는거야? 지금 공사가 얼마나 남았는데?"

"마무리 단계야. 집기랑 닥트만 끝내면 되는데."

"여기서 그만둘 순 없어. 집을 팔자. 어차피 이사가기로 한거 여기 정리해. 얼마라도 마련할 수 있으면 그걸로 어떻게든 오픈시켜. 어차피 큰애도 수능 합격했겠다. 졸업하면 대학생이고. "


그렇게 집을 내놨고 다음날 바로 계약이 되었다. 통장에 들어온 계약금을 들고 은행에서 필리핀으로 필요한 자금을 송금한 후 그녀는 남편과 함께 클락행 비행기로 향했다. 자신없어하는 그를 본 순간, 그녀는 직접 판단하기로 했다. 두 눈으로 직접 현장을 보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더이상 늦출수는 없었다. 

춘천에 계신 엄마에게 다급한 SOS를 쳤다. 아이들의 등교를 부탁하고 당장 짐을 꾸려 공항으로 향했다. 집이 팔린 이상 더이상 미룰 수는 없어 수능이 끝난 큰딸아이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하는 메일을 예약으로 발송했다. 시간상으로 아이는 비행기에 올랐을때 메일을 보게 될 터였다. 필리핀을 결정해야했던 이유, 현재 우리집이 처한 상황,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일에 대해 아이도 알게 될 것이었다.

 비행기가 이륙하기를 기다리던 그녀에게 문자가 왔다. 이미 메일을 읽어버린 딸아이는 원망과 비난으로 가득한 장문의 문자를 그녀에게 보냈다. 이미 필리핀이란 단어만 들어도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만큼 싫어하는 딸아이에게 갑작스런 이해를 바란다는 건 무리였다. 아이는 자신만 한국에 버리고 가는 부모에 대한 원망과 지난 과거에 일어났던 자신의 상처와 앞으로 보기 힘들어질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폭발하며 비수같은 말들로 그녀를 저격했다. 심란함 속에서 클락으로 가는 비행기 내내 그녀는 창밖을 보며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런 결정을 내릴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마음을 몰라주는 딸아이가 너무 야속했다. 항상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그녀의 처지가 서러웠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 사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동안도 사는게 너무도 힘겨웠는데 그 끝은 언제가 되는건지, 왜 그녀는 또다시 이 위태로운 다리 위에 다시 서 있는건지, 결혼 후 그녀가 걸어온 일들이 스쳐지나가며 그 누구보다 큰딸아이와 반복됐던 만남과 이별, 함께 헤쳐왔던 지난한 시간들 끝에 결국 남는 것은 원망뿐이라 생각하니 눈물과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눈물을 찍어누르던 손수건이 다 젖어 축축했다. 옆에 앉아있는 남편이 한없이 원망스럽고 밉고 야속했다. 그의 무능함이, 그의 자만함이 가족을 또다시 헤어지게 만들고 경제적 어려움속으로 빠트리고 있다 생각하니 고개도 돌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새벽 2시가 넘어 클락에 도착했다. 그녀로서는 처음 밟는 낯선 나라, 필리핀이었고 앞으로 살게 될지도 모를 낯선 도시 앙헬레스였다.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현지인 기사가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낯선공기, 방금 떠나온 한국의 추위와는 다른 후덥지근한 여름밤의 공기와 냄새.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인느 풍경은 예전 미국 캘리포니아를 연상시켰다. 클락이 미군 공군기지였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그 연관성이 이해가 됐다. 그래도 10년 전이지만 나름 이민생활을 했던 곳과 조금은 비슷해보여 아주 낯설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처음이었다. 필리핀이란 나라는.

"여긴 우리 살던 오렌지카운티 같다."

자정을 넘어선 새벽에 도착한 필리핀 클락에서 그녀는 옆자리에 앉은 남편에게 말했다. 

그들을 마중나온 필리핀 드라이버는 전화기를 귀에 대고 열심히 필리핀어로 친구와 통화하고 있었다. 그들을 태운 자동차는 새벽 한적한 거리를 달려 클락지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지저분한', '후진국', '못사는' 이라는 단어의 이미지의 조합으로 인식했던 그녀의 필리핀에 대한 첫인상은 그 새벽에 많이 바뀌었다. 몇시간전에 출발했던 을씨년스러웠던 초겨울 한국에서의 날씨와는 달리 후끈한, 그러나 기분좋은 정도의 훈훈한 기후와 낮고 넓직한 건물들, 가장 인상적이었던 한밤에도 건강하게 빛나던 아름드리 나무들은 그들이 십여년전에 잠시 살았던 미국 캘리포니아를 연상시켰다. 오랜 기간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에서 미군부대가 있던 곳인만큼 미국문화의 잔재와 이미지는 클락 곳곳에 남아있었다. 낯선 이국에서의 후끈한 공기는 그녀를 공연히 들뜨게 만들었다. 그녀가 그곳에 온 이유를 불문하고 그녀는 이정도면 필리핀에 대한 첫인상이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어둠을 가르며 달리던 차는 거대한 타운하우스로 들어섰고 잠시후 그녀는 남편의 한국인 동업자를 그곳에서 만날수 있었다. 한국에서 한번인가 마주친 적은 있었다. 그간 남편을 통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들었지만, 그 밤 한국마트에서 사온 한국소주와 깔라만시를 앞에 두고 그들은 첨으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그간의 사업 부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는 점점 방어적이며 적대적인 말투가 되어갔다. 그녀는 그런 그가 저녁을 거른채 들이켜는 독한 소주가 취기를 발휘하는 탓일 거라 생각했다. 나중에 이어진 일련의 일들을 생각해보면, 그때 그의 모습은 감쳐줬던 그 본연의 모습이었을 것이라 그녀는 뒤늦게 생각해본다. 자기를 믿고 일을 해보자 할때완 달리 계획과 달라진 일에 대한 회피, 무책임함을 그밤 그녀는 그에게서 보았다. 어딘가 불안해보이고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이었다. 


당장 어떤 결론을 낼 수는 없었다. 돈이 개입된 문제였고 여지껏 그가 중간자적 역할을 했으며 모든 결정을 내린 건 그쪽이었다. 하지만, 필리핀까지 어렵게 갔을땐 그녀도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후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는 그녀가 컨트롤하겠노라고. 그 의미에는 나쁜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지겠다는 배전의 각오가 담겨 있었다. 그녀의 일을 대하는 원칙은 심플했다. 어떤 결정을 할때 항상 기준은 '내가 이 일을 컨트롤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정해졌다. 그들이 컨트롤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건 그들의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회사를 나와 사업을 하면서 이뤄진 모든 일들은 그런 식으로 이뤄졌다. 누군가에 의해서 휘둘리지 않으리라. 그리고 그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에 대해서 책임지리라. 그런 각오 없이 할수 있는 일은 글쎄, 사업가로서 없지 않을까?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지만 지금이라도 바로잡으려면 모든 컨트롤 타워는 남편 아니면 그녀여야 했다. 이미 그녀의 남편은 이런저런 관계들로 인해 명확한 정리가 쉽지 않아보였다. 일단 모든 책임을 그녀가 지는 것으로 하고 둘의 관계를 일단 정리하는 것이 그녀가 필리핀으로 향한 첫번째 목적이기도 했다. 


그 밤, 그들은 약간의 언성을 높이기도 했던가 보다. 왜 일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에 대한 의문들과 대답들 사이에서 그들은 잠시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으리라. 그리고 결국 결론은 그 후배는 이 일에서 손을 뗀다는 것이었고 이후로 벌어지는 모든 책임과 관리는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맡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어스름 동녁이 밝아올때가 되어서야 술자리를 정리하고 그들은 각자 방에서 잠을 청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 낯선 환경, 바뀐 시차 때문이기도 했지만 3박 4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그녀는 24시간 초긴장 상태였다. 다음 날부터 그녀가 해야할 일들이 빠듯하게 분 단위로 빠듯하게 짜여져 있었고 그녀는 주어진 시간 동안 그 일들을 차질없이 해내야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았고 딜레이되는 시간은 그만큼의 비용으로 산정될 터였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 일에는 그들의 사랑하는 아이들까지 달려있었다. 그녀는 엄마로써, 가장으로써, 사장으로써 모든 결정과 책임을 져야했다. 


두어시간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결국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일어났다. 아침공기를 마시며 산책한 클락지구는 간밤에 보던 모습보다 열악했다. 택지지구인만큼 새로 들어선 콘도며 타운하우스 등이 나름 럭셔리했지만 생각보다 공간이 너무 협소했다. 필리핀이라는 나라를 생각했을때 좁은 땅에 너무 많은 주택을 짓고 있었고 수영장 등 공동시설도 기대보다 열악했다. 주변 곳곳이 공사현장으로 어지러웠고 타운 앞 상가에 들러 물어본 임대료는 너무 비싸 허걱했다. 여기가 대체 한국인지 필리핀인지 분간할수 없을만큼의 임대료였다. 열악한 기반시설들을 생각했을때 과연 이 금액이 합리적으로 형성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그리고 그 많은 돈을 여기 주택매입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과연 이 거래를 투자로 보는 것인지 아니면 여력이 되어 실거주 목적으로 사는 것인지, 그렇다면 돈 많은 사람들이 왜 굳이 이곳으로 오려고 하는 것인지, 이곳은 과연 미래가 밝은 곳인지 여러 의문이 들었다. 그녀가 본 이곳저곳 공사현장은 사실 날림공사에 가까웠는데도 말이다. 


어쨌든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지난 4개월전부터 오픈을 바라보며 셋팅되어 있다는 직원들을 만나야 했다. 필리핀 현지인들로 구성된 그들은 그들의 매니저를 자처하는 '초나'의 검증된 베테랑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다 했다. 공사의 진척상황과 앞으로 일할 그들의 면면을 보고 함께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그날 만남의 주된 목적이었다. 무엇보다 이제 그들의 보스는 남편의 동업자가 아닌 남편과 그녀였음을 알려야 했다. 

클락지구까지 차를 보내겠다 약속한지 세시간은 지나서야 기사와 차가 왔다. 이미 그 기사의 월급은 그들의 주머니에서 나가고 있었지만 그 기사를 움직이는 건 '초나'라는 필리핀 매니저였다. 그들의 동업자와는 몇년전 면세점에서 고용주와 고용인으로 만난 사이며 이 모든 사업의 실질적인 운영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그녀 '초나'였다. 세 아이의 엄마라는 그녀를 익히 얘기로는 들어왔지만 만남은 처음이었다. 온다온다 하면서도 끊임없이 전화로 핑게를 대는 그들에게 분통이 터졌지만 참았다. 딱히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을 위해 차를 렌트할 수도 없었고 모든 것은 비용이었으며 그들은 이제부터 모든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했다. 낯선 나라, 이방인인 그들은 말이 보스였지 행동 하나하나에 제약이 따르는 보잘것 없는 외국인일뿐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여 그들을 만났다.



#만남


그들은 다정했다. 따뜻한 눈빛과 친절한 말투, 선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녀는 만난지 몇 분 안되어 그들이 좋아졌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이후에 보여준 그들의 모습이 진심인지 믿을 수가 없다. 


그동안 그녀도 사회생활을 많이 했었고 기자와 헤드헌터, 기업영업을 통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사람 만나는 게 일이었던 그녀에게 처음 보는 사람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탐색해 가는 과정은 익숙했다. 어떤 현란한 이력과 말솜씨로 본인을 치장할 순 있어도 '눈빛'은 속일 수 없다고 그녀는 생각해 왔다. 아무리 첫 만남이라 해도 그 사람의 눈빛은 많은 걸 말하고 있었고 그녀는 나름 그 눈빛을 볼줄 안다고 자부해왔다. 


그들과의 만남에서 그들의 눈빛은 더없이 정직하고 선량했다.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가슴으로 느껴지는 따뜻함과 공감대가 분명 있었다. 첫 만남에 대한 수줍음, 자기들끼리 떠들어대는 따갈로그어는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영어로 통역해줄때 느껴지는 마음은 더없이 따뜻했다.

초나는 진심으로 이 공사가 빨리 진행되길 바라며 자기가 할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 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을 한명씩 소개하며 이 사람은 영업에 도움이 될것이고 저 사람은 요리를 곧잘 하며, 저기 저 사람은 계산을 맡을 것이라 했다. 자기도 요식업을 해봤고 프로세스를 알고 있으며 메뉴에 대한 확신도 있으니 오픈만 되면 걱정할 건 없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날의 만남은 유쾌했고 더없이 따뜻했다. 지난밤 잠을 설쳐 수면부족에서 오는 피로감에도 그녀는 긴장을 풀고 이들과 함께라면 잘될 것이라는 긍정의 믿음을 갖기로 했다. 그들에게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니 너희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 한국에 있는 집까지 팔고 이쪽에 살러 오는 것이니 여기서 꼭 성공해야 한다고도 했다. 생긴 모습이 다르고 인종이 다르다 해도 진심은 통하는 것이니 그들이 마음을 열고 진심을 보이면 문제될 것은 없으리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녀는 한달후면 그들의 아이까지 필리핀에 오기로 했으니 그들이 살 집과 아이의 학교도 알아봐주면 좋겠다 부탁했다. 

초나와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따갈로그어로 열심히 얘기하더니 우리가 살 적당한 집이 있으니 내일 자기들 차로 보여주겠다 했다. 아이도 적당한 국제학교를 알고 있으니 그쪽에 보내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아이가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얘기에 입학 전 영어 과외는 이 친구가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으니 맡아줄 수 있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도 했다. 

모든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 같아 그녀는 맘이 놓였다. 클락 지구 콘도에서 지난밤 그녀를 격앙케했던 남편의 동업자만 빼면 모든 일은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인간은 깨끗이 이 일에서 물러나기로 했으니 그들은 이제 just keep going 하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절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