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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룩쥔장 Feb 20. 2019

과일보다 달다~ 구좌당근

제주의 야채이야기

제주의 겨울은 참으로 분주해요.

육지의 겨울에서 느꼈던 그 을씨년스러움, 회색빛, 삭막함. 그런것들과 겨울 특유의 그 알싸하면서도 차가운 향기를 근 사십여년동안 반복해서 느끼며 살았던 제게 이번 제주의 겨울은 그 모든 편견을 반성하게 되는 날들이었어요. 제주는 겨울이 되어도 좀처럼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눈이 온다해도 그래서 잘 얼지 않아요. 그런 땅들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들은 여전히 고운 푸릇함을 간직하고 있지요. 그래서 아쉬운 거라면 늦가을 육지의 그 화려한 단풍을 제대로 즐길수 없다는 걸거예요. 제주의 겨울은 그리 요란하게 준비할 일이 없으니 또한 찬란한 겨울마중도 없는 셈이지요. 


 따뜻한 제주의 겨울에서 채소들은 저마다 단맛을 가득 품고 단단히 여물어요. 

그래서 겨울의 제주 채소들은 그 맛이 달고 싱싱하지요.

오늘은 제주의 대표적인 채소인 '당근'에 대해 소개해 보려해요. 지금이 제철인 당근은 제주의 동쪽지역 구좌에서 많이 나고 또 그만큼 맛있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요. 당근 가지러 구좌읍 종달리로 가 보았습니다.


 저 멀리 성산이 보이는 이곳은 제주 동쪽 구좌읍 종달리예요. 동쪽 해안가를 따라 월정리까지 이어지는 종달리 해안도로가 바로 옆에 있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예요.


너무도 파아란 하늘아래 드넓게 펼쳐진 당근밭에 도착했습니다. 마침 수확철이라 저 멀리 여러분들이 밭에 앉아 수확중이시네요. 


 밭에서 뽑아 잎파리를 자르고 일렬로 늘어놓은 모습이예요. 이렇게 모아두면 상자를 가지고 한번에 담아나갑니다. 초록 풀밭위에 주홍빛 당근이 너무도 예쁘네요.


금방 캔 당근은 이렇게 자체만으로도 빛이 납니다. 비록 모래와 흙이 묻어있지만 안으로는 수분이 듬뿍 함유되어 있는 아이들이죠. 제주도 구좌당근은 모살밭이라고 모래와 흙이 섞여있는 땅에서 자라요. 모살은 '모래'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입니다. 겨울내내 해풍을 맞으며 이 모래밭에서 더욱 단단하고 달아지지요.

 어쩜 이렇게 예쁠까요? 단단히 여물어 더욱 실해 보일뿐 아니라 저는 저 당근잎이 그리도 예쁠수가 없더라구요. 물론 저 잎은 안 먹습니다만, 좀 아까운 생각이 들었어요. 잎들도 어떻게 먹어볼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봐야 겠어요.

돌아오는 길에 종달리 해수욕장에 잠시 들렀어요. 이날 날씨가 정말 바다와 하늘이 다했다고 할만큼 어디다 카메라를 대도 작품이 되는 날이었어요. 미세먼지 없이 가시거리가 끝내주던 날이었지요.

당근밭에서 당근을 가지고 와 집에서 갈아도 먹고 물에 씻어 그냥 와작 물어 먹었습니다. 

와우. 어찌나 단물이 가득한지 지금껏 제가 알아왔던 당근은 당근이 아니더라는..

조만간 당근케익에도 도전해 봐야겠어요. 몸에서도 좋다는 속삭임이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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