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 view: 사이에서 관계를 보다
전문 인터뷰어. 조합조차 생소한 이 단어가
저자를 설명하는 한 줄이다.
지승호는 인터뷰집만 50권가량을 발간한 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이다. 강신주, 강풀, 김어준, 박찬욱, 봉준호, 故신해철, 유시민, 장하준, 정유정, 표창원 등 한 분야의 굵직한 선을 가진 명사들 앞에 인터뷰어로 섰다. 저자는 이런 인터뷰 활동을 통해 얻은 통찰과 태도들을, 이 책에 서술하였다.
책은 인터뷰를 잘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이나 과정들을 담았다기보다는, 저자가 그간의 활동으로 터득한 인터뷰의 '태도'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 태도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터뷰 역시 글을 쓰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보다,
인터뷰이를 대하는 태도와 인터뷰 자체를 대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222p-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는 것은 많지만, 일 하는 방법을 모르는 직원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일을 잘하는 사고의 원리와 태도를 깨우친다면, 담당 업무가 아닌 일들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모든 것을 알고 가라
실제로 저자는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인터뷰이의 그동안의 인터뷰를 기본으로 한 사안에 대한 생각의 변화까지 캐치하여 현장에 간다.
"이전에 장시간 인터뷰를 몇 번 했어요. 지승호 씨는 신뢰로 열려 있는 인터뷰어죠. '저 양반이 사생활을 물어보는 이유는 어떤 필요에 의해서다' 그런 믿음이 있으니까 편하게 이야기했고, '저 인터뷰어가 나에게 와서 쥐어짜가려고 한다' 이런 경유는 긴장이 되니까 싫은 것이고, 대화잖아요 인터뷰는"
-239p, 故신해철-
독자에게 무엇을 줄 것 인가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인터뷰 읽기를 좋아했다.
시작은 잡지였다. 8살 무렵 동네서점에서 처음 산 연예지를 시작으로, 토마토, 파스텔, 주니어, 엠알케이를 거쳐 지금의 패션지들과 매거북까지. 내 서재의 한 부분을 계속 차지하고 있는 콘텐츠다. 그중에서도, 인터뷰 콘텐츠를 가장 즐겨보곤 했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한 문장을 모으기도 하고, 타인의 사고방식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내 사고방식을 만들어나갔다.
타인의 사고방식과 경험을 읽는다는 건, 또 다른 관점을 획득하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성공에 관한, 유머에 관한, 재미에 관한, 습관에 관한, 꿈에 관한, 슬픔에 관한, 여행에 관한, 부모에 관한.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각기 다른 정의를 얻곤 했다. 다른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서.
지드래곤의 인터뷰를 통해 내 인생에는 없을 것 같은 '유명세'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어령 선생님의 인터뷰(https://c11.kr/ldm2)를 통해서는 '여러 직업을 관통하는 핵심기술'에 대해, 조수용 대표의 인터뷰(https://c11.kr/ldlx)를 통해 '취향의 탄생과 에디터의 본질'에 대해 생각했다.
인터뷰 또는 질문의 가치
무언가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갖는다는 건, 그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과 같다.
무언가를 정의 내리면, 우리의 뇌는 그것에 대해 그 방향으로 사고하게 된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질문이 정의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질문이 달라지면 답도 달라진다. 가령 야근이라는 화두를 두고, '왜 나는 야근을 많이 하는가'로 질문하는 것과 '어떻게 하면 6시 전에 일과를 끝낼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건 다르다. 전자는 야근을 하는 이유를 찾게 될 것이고, 후자는 6시 전에 일을 마치도록 업무 스케줄링을 할 것이다.
인터뷰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질문이 있고, 답이 있다. 답은 또다시 다른 질문을 부르고, 그 과정이 반복된다.
질문이 방향을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제대로 된 질문이 중요한 까닭이다.
이게 내가 온갖 인터뷰를 읽으면서, 그리고 또 이 책을 통해 느낀 한 줄이다.
"우리는 늘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나만의 답변을 만들어야 한다"
Interview : 말 그대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보려고 노력하세요Question : 질문의 강력한 힘을 믿으세요. -50p, 인터뷰 A to Z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