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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숙 Sep 02. 2016

내면의 순수함을 만나게 해주는  
인형극

사회적 근육을 키워나가는 Social Art

나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나누며 다름과 채움을 배워 나가는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들을 기획하는 날을 꿈꾸어본다. 우선 재미난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교 안팎에서 실행해 나갔으면 좋겠다.


남편과 나는 오래전부터 새로운 교육에 대해 고민을 나누면서 재미난 문화 공간을 꿈꾸었다.

직접 만들어가는 문화(Self Entertaining Culture)에 관심이 많았던 우리는 기회 닿는 대로 재미난 일을 기획하고 이웃들과 함께 나누어 왔다.


예를 들면, 우리 가족의 일상생활을 담은 가족신문 만들기, 이웃과 함께한 가족콘서트와 자연캠프,

미국에서 ‘행복한 가족을 위한 교육 문화 공간’을 설립하고 꾸려온 일들까지 다양한 일들을 해 왔다.



지난여름 ‘엄마들의 꿈 찾기’ 프로그램에서 만난 엄마들과 '견우직녀'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공연했다.

공연이 끝나고 모두 둥그렇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아빠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내가 ‘크래프트 빌리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거실 벽에 걸려 있던 결혼사진들을 떼어 내고

정체불명의 그림들을 붙이더라는 것이다. 그러자 다섯 살짜리 아들도 자기 그림을 가져다 벽에 걸기 시작해서 이제는 아내 것인지 아이 것인지 모를 그림들이 벽에 잔뜩 걸려 있다고 했다.


부족하나마 자신의 정성이 담겨 있는 작품들은 여느 전문가의 뛰어난 작품과는 다른 보람을 준다.

특히 자연 재료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맛보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아이들의 창의성, 감수성, 예술성은 단지 발달시키면 좋은 것이 아니라, 미래 사회에서 꼭 필요한 능력이다.

내가 그동안 함께 해 온 아이들은 연령 통합으로 예술 활동을 하며 다름과 채움을 배우고 협동 작업을 통해 긴밀한 공감을 나누었다. 이것은 미래에 필요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적인 사고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자연 재료에 상상력을 보태어 저마다 독특한 작품들을 잘도 만들어 나갔다.


그동안 내가 아이들과 인형극 준비를 함께 하고 공연하면서 항상 내 생각의 틀을 깨뜨리는 아이들의 상상력에 놀라기도 했다.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가슴  저리게 공감하기도 했다. 함께 한 아이들이 마을 도서관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하여 인형극 공연을 하기도 하였다. 공연을 보는 부모들, 교사들의 마음에는 따뜻한 울림이 출렁거리곤 했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자아(自我)가 없는 인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이들이 감정이입과 공감의 경험을 충분히 함으로써 각자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다. 자아가 없는 존재는 움직이는 사람이 인격을 부여하는 순간 관객과 공감하 고소 통하는 인격체가 된다. 그 순간 대체 가능한 부속품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에서 인형은 유일무이한 소중한 존재이다.


일상의 리듬 생활을 중시하고, 각 아이의 고유 기질이 발견되고 커 나갈 수 있는 인형극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나'와 '너' 그리고 '우리'를 스스로 표현하는 자리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 


아이들에게 개념화된 교육을 획일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자유로움과 감성의 날개를 달아 주면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며 충만한 일상생활을 가꾸어 나갈 것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발달시키는 일이라면 우리 어른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 하나 기르는데 품이 3 천 번 든다’는 말이 있다. 또한 ‘아이 하나 기르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아이들로 자라기를 원한다면 어른들부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내면의 순수함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나는 그 공간에서 우선 부모들이 예술 활동과 삶에 대한 성찰을 함께 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를 꿈꾼다.


앞으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이야기 들려주기와 인형극 공연 같은 예술 활동을 하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멋진 공간이 마을 곳곳에 만들어지면 좋겠다. 더 나아가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함께 연극이나 인형극 공연 같은 예술 활동을 하며 마음을 열고 나누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서로 깨우쳐 주며 다름과 차이를 알아 나가는 실험들이 왕성하게 일어나기를 바란다. 


자유롭고 상상력이 넘치는 길을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걸어가고 싶다.

지식이나 정보보다 상상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일상의 흐름은 행복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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