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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숙 Oct 03. 2016

자유 놀이(Unstructured Free Play)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면서 커나간다

 책 <천천히 키워야 크게 자란다>(북하우스)이 출간되고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맘&앙팡>의 에디터님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10월호 특집으로 준비하고 있는 ' 아이를 기다려주는 용기 있는 부모'에 대한 나눔으로  저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요. 제가 용기있는 부모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다고 해서 그 에디터님이 크래프트빌리지에 오셨지요.
인터뷰한 내용이 <맘&앙팡> 2016년 10월 호에 실렸네요.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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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혼자서 자유롭게 노는 시간이 많았어요.
저는 우리 아이들이 놀 때 옆에서 의미있는 집안일들을 했어요.  아이들은 옆에서 엄마가  의미있는 일들을 하면  자기들도 아주 대단한 목적있는 일을 하는 것처럼  자유롭게  잘 놀아요.



김영숙 ‘크래프트빌리지’ 대표가 알려주는 용기의 주문

“혼자서도 잘 해요”


‘사교육 없이 남매를 아이비리그에 입학시킨 엄마’라는 수식어가 낯설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학교를 더 늦게 갈 수 있을지, 행복한 유년기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를 고심한 엄마였기 때문이다. ‘혼자 노는 시간도 있는 그대로 지켜봐주자’ ‘아이에게 기다림을 선물하자’는 김영숙 크래프트빌리지 대표의 육아 원칙은 지금도 변함없다.

더 놀기 위해 초등 입학을 1년 늦추다

 
김영숙 크래프트 빌리지 대표는 남편의 공부를 위해 큰딸 솔이가 다섯 살, 작은 아들 현이가 돌이 지났을 무렵 미국 서부 콜로라도로 유학을 갔다. 아이들은 인근 샤이닝 마운틴 발도르프 학교에 다녔고, 둘째 현이는 일부러 초등학교를 1년 늦게 입학시켰다. 유년기를 더 즐겁게 보내게 하고 싶어서였다.


“지금도 같은 학년 친구들보다 겨우 한 살 많은데 사람들로부터 ‘무슨 일이 있었느냐’ ‘왜 1년씩이나 차이가 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해요.

그러면 현이는 웃으면서

‘우리 엄마는 내가 천천히 배워나가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해요.”

이후에도 아이들은 스스로 원해서 한 학기씩 홈스쿨링을 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행복한 추억을 떠올려보세요. 인생의 긴 여정에서 행복한 유년기가 너무 짧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찰나와 같은 유년기를 아이들이 읽기, 쓰기, 수학을 공부하는데 쓰고 싶지 않았어요.

유년 시절을 행복하게, 충분히 음미한 아이는 ‘세상은 참 좋구나’ ‘안전하구나’ 하는 신뢰를 갖게 되고 주변을 탐구할 의욕도 생길 거예요. 유년기는 훗날 어렵고 힘든 세상의 아픔에 꺾이지 않고 진정 자기가 원하는 일들을 해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아주 중요한 시기니까요.”

혼자 놀아본 아이와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 엄마


김 대표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혼자서 자유롭게 노는 시간이 많았다. 아이가 혼자 놀면 엄마는 관여하지 않고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혼자 놀면 사회성을 기르지 못한다는 걱정하는 부모가 많은데, 스스로 잘 노는 아이가 주변 친구와도 잘 놀아요. 사회성은 또래 친구들과 모여 있다고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집과 같은 편안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부모, 형제와 건강하게 관계를 맺음으로써 연습하면서 발달한다고 생각해요. 혼자서 잘 노는 아이는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잘 알기 때문에 어디서나 인기 있는 아이로 주목받습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유놀이(Unstructured free play)를 충분히 하면서 선택, 몰입, 집중력, 문제해결력을 배운 것 같아요.”


엄마에게도 혼자만의 시간은 중요하다. 육아는 엄마의 체력은 물론 인격에도 도전을 받을 만큼 힘든 과정인데, 엄마가 지치지 않아야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짜증이나 화를 내지 않게 된다. 아이들은 예민하고 직관력이 뛰어나 엄마가 가진 내적인 이미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엄마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소중하게 가꿀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낮잠 잘 때 집안일만 하지 말고 짧게라도 ‘오롯이 나를 소중하게 가꾸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간단한 집안일은 아이들이 깨어 있을 때 함께 하고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꾸어나가는 엄마의 모습을 아이들은 좋아합니다.”

21살까지 기다림을 멈추지 말자!
작은 씨앗을 심으면 싹을 틔울 때까지 기다림이 약이다. 싹을 틔우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씨앗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씨앗이 썩지 않는지 지켜보는 것뿐이다. 싹을 틔우고 나서 줄기를 키울 때, 잎이 자랄 때도 스스로 자라는 것을 느긋하게 기다려주어야 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아이마다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 있는데, 부모의 희망사항과 다르다고 해서 그 과정을 건너뛸 수는 없다. 그저 부모가 아이를 믿고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것만이 불협화음을 해결하는 길이다.


“아이 기질은 7년 주기로 바뀌고 고유한 개성과 잠재력이 온전히 드러나기 위해서는 만 스물한 살(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고 믿었어요. 멀리 바라보고 느긋하게 기다리면 아이들을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었죠. 아이를 지켜보고 기다려 주세요. 아이는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요.”
용기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를 위하여 
1. ‘헬리콥터맘’이 되지 말자!
처음 걸음마를 배울 때 아이는 수백 번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혼자 서고 걸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누구나 자기 스스로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부모는 아이가 위험하지 않은 환경에서 실수하면서 자기 스스로 터득하게끔 기회를 주는 존재다. 요즈음 미국에서는 헬리콥터처럼 항상 아이 주변을 맴도는 ‘헬리콥터 엄마’에서부터 아이들 앞에 있는 장애물을 다 정리해주는 ‘잔디깎기 엄마’ 때문에 아이들이 대학에 가서도 제 앞가림을 못하는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엄마들이 아이들 주변을 맴돌며 앞에 놓인 장애물을 미리 다 없애주면 아이들이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필요한 위기 대처능력,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기회도 함께 사라진다. 아이들은 스스로 부딪쳐보기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들이 먼저 스스로 자율적으로 해보게끔 기다려주어야 한다.

2. 옛이야기로 마음의 힘을 키워주자!
아이에게 믿음이 있으면 섣불리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주입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신뢰가 없으니까 불안하고 또 남의 아이와 비교하다 보면 남보다 뒤처질까 봐 두려워 자꾸 강요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자. 아이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상력을 키워나간다. 상상력은 길들여지는 상황, 누구나가 가는 길을 강요받으며 자유의지가 억제당할 때, 자기 존재의 의미가 부정당하는 것에 대한 거부이기도 하다.

3. 아빠 엄마도 실수와 실패를 즐겨라.
아이들은 들은 대로 자라지 않고 본 대로 자란다. 부모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모험이나 도전하기를 즐기는 삶을 열어나간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용기 있는 삶을 배워나갈 것이다. 부족함과 결핍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고도 한다. 부족함과 비움이 있어야 아이들이 채워나갈 수 있다. 너무 많은 장난감보다 스스로 또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유로운 놀이를 통해 건강하게 키우자.

http://enfant.designhouse.co.kr/magazine/type2view.php?num=7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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