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시작
여행은 설렘으로 시작된다.
지금으로부터 21 년 전의 일이다.
1995년 1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파견 나가는 남편 덕분에 두 살 반 딸아이를 데리고
우리 식구는 처음으로 물설고 낯선 타향살이를 했다.
그때 우리는 가족 유스호스텔 회원권을 마련하여 유스호스텔 가족방에 묵으며 중고차 하나를 장만하였다.
그리고 세 식구가 자동차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때는 지금처럼 네비도 없는 때라 큰 지도에 여행할 곳을 미리 마크해 놓고, 남편은 운전하고
나는 지도와 앞 도로 표지판을 번갈아 보며 길 안내를 했었다.
차로 두세 시간, 한두 시간만 가도 다른 국기, 다른 언어를 쓰는 색다른 문화를 만나는 유럽.
더군다나 육로로 몇 시간이면 다른 나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재미있기도 하고....
짧게는 한두 시간, 길게는 네댓 시간을 달려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유럽을 여행하는 묘미 가운데 하나이다.
유럽 사람들이 몇 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쓰고, 다름과 차이를 받아들이고, 여유 있게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환경의 영향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다른 언어, 다른 문화의 다양성을 일찍부터 받아들이고 열린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난다는 것은 아주 행복한 일이다.
6개월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면서 또다시 오자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곧 다시 방문하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둘째 아이 낳고, 미국에 나와 살게 되고... 그때의 "곧"은 아주 먼 미래가 되어버렸다.
그 후 20여 년 가까이 미국에서 살다 보니 남의 눈치 전혀 보지 않고 우리가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었다..
외국 사람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이나 학력을 묻지 않는다. 그리고 미리 함부로 재단하지도 않는다
어느 나라처럼 혼자 톡 튀어서도 안되고, 혼자만 뒤에 뒤쳐져서도 안된다는 법도 없다.
지난여름 우연한 기회로 다시 유럽을 방문하게 되었다. 설렘과 함께 이번에 방문할 나라들, 장소들을 알아보면서 다양한 문화와 역사, 사람들, 음식들에 대한 것들을 알아나가고 여유 있게 사람들이 일상을 어떻게 꾸려가나? 관찰하였다.
천천히 여행하면서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순간순간을 재미난 추억거리로 만들면서
충분히 생각하고 탐험할 시간을 갖으려 했다.
낯선 곳에서의 여행은 늘 내 안의 소리를 듣게 해 준다.
내 안의 여러 삶의 흔적, 껍질들이 순간순간 벗겨지면서, 속살을 드러내 아프기도 했다.
그냥 바라보고, 바라보면서 흘려보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 노래를 불렀다.
또한 새록새록 새로운 나의 모습도 찾게 해 주었다.
우리는 두브로브니크 가는 길에 여행길 멈추고
아드리아 해변가에 있는 작은 마을 Ston에서 하루 푹 쉬었다.
Ston은 유럽에서 도시 계획에 의해 세워진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 한다.
14-15 세기에 건설한 아주 작지만 Stone City Wall 성벽따라 걷기 좋은 도시였다.
굴과 홍합 양식장이 여기저기 있고, 소금 염전으로는 4000 년 역사를 자랑한다고 한다.
6월 - 8월 아드리아해의 바닷물이 들어와 오로지 햇볕과 바람의 리듬으로 만들어지는 소금 결정체가 아주 특별하다고 하다.
인적 하나 없는 한적한 바다
짙푸른 맑고 깨끗한 바다에서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물놀이하면서
소라, 조개를 아무 연장 없이도 손으로 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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