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변하는 방법

변화의 고리

by jiwu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새해가 되면 올해보다는 좀 더 나은, 달라진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다짐은 대부분 흐지부지된다. 의지만으로 변화를 이루기는 어려운 일임을 우리는 경험으로 이미 안다. 일본의 경영학자 오마에 겐이치는 변하는 방법은 세 가지뿐이라고 했다. 첫째, 시간의 사용 방식을 바꾸고, 둘째, 사는 곳을 바꾸고, 셋째,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새 결심을 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조언이다.


첫 번째 방법은 시간 배분을 바꾸는 것이다. 하루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결국 우리의 삶을 규정한다. 아침에 일어나 휴대폰을 보는 대신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해 보자. 저녁에 TV를 보던 시간을 글쓰기나 공부로 대체하면 새로운 습관이 생긴다. 일주일에 두 시간만이라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하면 변화가 시작된다. 예를 들어 주말마다 두 시간씩 그림을 그린 직장인이 1년 후 개인전을 열게 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시간 재배치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일일계획표 작성, Pomodoro와 같은 집중 기법, 알람 꺼두기가 있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에게 가장 저렴하면서도 즉각적인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공간의 영향을 무의식적으로 받는다. 정리되지 않은 책상과 어두운 집은 마음을 무겁게 하고, 햇빛이 들어오는 새 장소와 깨끗한 거리에서는 생각도 밝아진다. 새로운 도시나 다른 나라로 이사하면 주변 자극이 바뀌어 사고와 행동이 달라진다. 하지만 거주지를 옮기는 일은 비용과 가족, 직장 문제 등으로 간단하지 않다. 더구나 연구에 따르면 이사 자체가 스트레스를 높인다. 단순한 환경 변화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집안을 새롭게 배치하고, 사무실에서 창가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매일 걷는 산책로를 바꿔보자. 일상의 동선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관점이 생긴다.


세 번째는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듣고 말하는 이야기가 우리의 사고를 빚는다. 늘 같은 사람, 같은 커뮤니티에만 머물면 생각의 반경이 좁아진다. 예를 들어 IT 업계에만 있던 사람이 요리사, 농부, 예술가를 만나면서 '효율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거나, 20-30대 동료들과만 어울리던 직장인이 60대 멘토를 만나 장기적 관점에서 인생을 바라보게 되는 일이 생긴다. 반대로 다양한 업종과 세대, 문화권의 사람을 만나면 고정관념이 깨지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한다. 새로운 모임에 참가하거나 다른 분야의 책과 팟캐스트, 강연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직접적인 만남이 부담스럽다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통하거나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연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루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시간을 바꾸기만 하고 환경과 인간관계를 그대로 두면 금세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사를 하지 못하더라도 여행이나 단기 체류, 코워킹스페이스 이용처럼 작은 환경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찾지 못하겠다면 다른 시간대에 다른 곳에 가보자. 거기서 만나는 타인이 변화를 도울 것이다. 또한 시간을 재배치해 여유를 만들지 않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틈이 없다. 세 가지 요소는 서로 얽혀 있어 하나를 바꾸면 다른 두 가지에도 변화의 파동이 미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변화의 시도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아닐까? 매일매일 작은 실험과 피드백을 쌓고, 주간 기록을 통해 무엇이 잘 작동하고 무엇이 불편했는지 파악하면 다음 주에는 조정할 수 있다. 인생이란 습관의 총합이라고 생각한다. 오마에 겐이치가 말한 대로 시간이든 공간이든 인간관계든 한 가지를 바꿀 때, 우리의 방향도 조금씩 달라진다.


이제 올해도 석 달뿐이 남지 않았다. 새로운 결심만으로 바뀌지 않는 자신을 꾸짖지 말자. 대신에, 삶의 환경과 시간을 설계하는 엔지니어가 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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