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사업의 목표, 기준을 잘 정하는 일

목적은 현재의 모습을 기반으로 하는 지향만은 아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미래'에 한 발쯤 걸치고 있어야 한다. '할 수 있다'라는 다짐도 좋지만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겠지, 하면 더 좋겠지'의 요소가 담겨 있어야 가능성에 집중해 의미 있는 성과로 연결 지을 수 있다. 만약 현 상태만을 기반으로 '목적'을 설정했다면, 그대로 진행할지 고민해 볼 문제다.  


사업의 목적을 세웠으면  다음은 '목표'를 설정할 차례다. 목표는 구체적이고 측정이 가능하도록, 그러려면 수치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얼마나, 어느 부분을 구체화해야 하는지, 수치화하는 목표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한편 흐름상, 목적을 먼저 정하고 목표를 정하지만, 목표로 삼을 만한 무언가가 계기가 되어 어떤 사업/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다음으로 목적을 가다듬고, 연관된 다른 세부 목표들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동기'가 만들어지고, '계기'가 작용하는 것이  '순서', '논리' 보다 우위에 서는 경우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동기'가 실행으로 연결되는 것이니 생각의 과정이 막히게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사업의 목적이 '왜'에 관한 문제였다면, 목표는 '그래서 무엇을, 얼마나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이전과는 다른 관점의 새로운 사업/프로그램을 하는 것이라면, 시도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새로운 사업이라 목적도, 목표도 눈에 익지 않는 단어, 표현들로 기술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기획'에 힘을 준 사업이라면 why에 고민을 집중하고, '목표' 내용을 잘 구성하는 데 비중을 두는 게 더 낫다. 오히려 신규 기획 사업에  무리가 될 정도의 양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되면 수치화된 목표를 달성하느라 새로운 기획 내용, 구성이 잘 자리 잡는데 신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수행 경험이 있는 사업에 대해  무난히 달성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면, '성과'보다는 '실적' 수행의 관점에서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정도 수준은 무리 없이 할 수 있어'라는 수준에서의 목표 설정과 사업 수행은 경험의 확장과 역량의 성장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


또한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목표 수준에서  운영한  사업이 오히려 사업 일정이 지연되거나 일정 시점을 훌쩍 지나고 나서  타이트하게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잘 알고 있다'라는 선행  경험, 목표 달성 '여부' 자체에만 비중을 두면 오히려 계획대로, 목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기존 사업, 정기적인 사업이라도 변화 요소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목표에 잘 담아내는 고민이 필요하다.   


목표를 정하는 단계에서 '중복'과 '누락'이 나타날 수 있다. 사업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목표의 수가 너무 적으면 좀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커지면, 목표 간 '중복'이 생기고, 세부 목표의 개수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목표 내용에  '누락'에 생길 수 있다. 성과로 잘 연결할 수 있는 내용을 빠뜨리는 것이다.


'중복'이 생긴 사업 목표들은 사업 목적의 지향을  잘 커버해 주지 못하게 되고, 정말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부분을 놓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중복과 누락은 필연적으로 함께 묶이는 세트이다. 그래서 내용과 구성상 '중복'을 피하면 '누락'도 피할 수 있다.


목표를 일단 정했다면 끝까지 수행해야 한다. 실행 과정에서는 '완료, 사업의 완결'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설사 예상하지 못한 변수의 등장으로 목표를 조정할  필요가 생길지 모르지만, 그건  그때 가서 볼 일이다. 사전에 기준을 잘 정하고, 정하고 나면 수행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이전 사업에서 70, 80% 정도 목표를 달성했던 경험, 혹시 이런 사업 수행 경험이 여러 번 있을지라도 '이 정도만 해도 되는 경험'이 기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목표를 정할 때, 실현가능성을 고려한다고 '장애물'이나 '변수'를 애써 반영할 필요는 없다.  

정말 '변수'라면 목표 설정 단계에서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예상 가능한 변수였다면 사전에 반영하면 될 일이다. 장애물 역시 마찬가지다. 실행 과정에서 장애물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이 사업은 하던 사업, 익숙한 사업을 그대로  하고 있다는 의미일지 모른다. 따라서 목표 설정 단계에서는 앞으로 장애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크게 고려하지 말고, 변수는 예상할 수 없어서 변수인 것이니 역시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보이게 하고, 가늠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운다.

머릿속에만 있는, '그렇게 해 보면 좋을 것 같은' 다짐의 목표는 크게 의미가 없다. 구체화해서 목표에 반영하고, 약간 벅차 보이는 수치의 목표로 제시되어야 한다. 하나의 개입이 있었는데, 두 개 목표에 영향을 미치면 '중복'이 있다는 의미이고, '1회'만 수행하는 것으로 계획된 목표는 '했나 안 했나'를  묻는 '여부'에 관한 사항이라 (의미가 없지는 않지만)  다양한 관점의 파급과 영향력을 논하기에 다소  제한이 있다.


목표를 잘 설정해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깊게 의식하지 않고 수행하다 보면, 실적은 충족할지 몰라도 참여자의 상호작용이나 사업성과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간단한 메모지에 목표를 적어  두고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보이면 의식하게 되고, 목표를 주시하고 지향과 정도를 가늠하면서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보이면 가능한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설레는 목표 하나쯤

사업의 성격에 맞게 목적과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목표도 목적의 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구체적 지향이다. 키워드에서 파생시키든, 분야에서 파생시키든 사회복지 사업에서 사용하는 용어, 단어, 표현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사업의 범위도, 구성 내용도, 실행도 유사한 범주에서 순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융합의 효과는 낯선 영역과의 결합, 낯선 내용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낯섦'이 기획과 실행에 부담이 되지 않게 하되, 목표 중 하나 정도는 '해 보고 싶은', '새로운 시도'를 위한 목표로 설계해 보면 어떨까.


새로운 내용과 방식의 시도가 거듭되면,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사업체계도에선 흐름과 체계가 보여야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